박원순 시장 깜짝 참석·친박단체 집회 방해 시도도
학교비정규직·여성단체도 목소리 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임박한 가운데 4일 오후 6시 창원광장에서 촛불이 켜졌다.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야 5당 등 600여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가 주최한 열여덟 번째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시민 1000여 명이 모여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과 박 대통령 구속 등을 요구했다.

여는 공연으로 지역가수 김산이 올라와 〈고마운 사람〉과 〈일어나〉를 불렀다.

이어 김경영 경남여성단체연합 대표가 첫 발언자로 나서 "박 대통령 탄핵하자는 분노 목소리 속에 박근혜 00년, 아줌마 등 이런 이야기 속에서 평소 우리 사회가 여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하는지 알 수 있다"며 "사소하게 느낄 수 있는 문제지만, 이런 부분에 민감해지지 않는다면 박근혜 이후에도 우리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성평등은 민주주의 완성이다. 하지만,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서도 남녀 임금차별이 심한 나라다. 경남에는 여성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다"며 "광장 민주주의에서 더 많은 평등, 적어도 집안에서는 평등을 실천하는 민주시민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창원시 의창구 주민이라고 한 김영진 씨는 "여기 모인 모든 분들과 함께 3월 13일 이전 박근혜 탄핵 인용을 간절히 기도한다"며 "박근혜, 우병우, 황교안은 모두 구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2.jpg
4일 오후 창원시청광장에서 3.8 여성의날 행사와 제18차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 시국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일호 기자

김 씨가 발언하는 도중에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경남본부' 차량이 가수 정수라 〈아! 대한민국〉을 다소 크게 틀면서 창원광장을 돌았다. 이 차량이 광장을 두 바퀴 돌 무렵 일부 시국대회 참가자들 제지를 하는 등 실랑이를 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창원광장 촛불집회 발언자로 깜짝(?) 출연했다.

박 시장은 "박근혜 대통령 완전한 탄핵과 민주주의가 회복될 때까지 경남도민들과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대선 운동을 도와 준 경남지역 일꾼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자 창원을 방문했다.

또 진효근 씨가 '톱'으로 〈데니 보이〉와 〈섬 집 아기〉를 연주해 참가자들이 환호했다.

하귀남 변호사는 "방금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차량과 시민들이 실랑이를 했는데, 탄핵 반대 근거를 '최순실이 고영태와 놀아난 탓'이라는 등 이분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세계를 사는 것 같다"며 "이제 탄핵심판 선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 헌재가 현실적인 선택을 하리라 믿는다. 각하 또는 기각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탄핵 인용 근거에 대해 "미국 닉슨 대통령과 클린턴은 도청 지시로 권력을 남용하고 위증 등으로 탄핵절차가 들어갔다. 박 대통령은 공적신뢰를 회복하지 못했고, 검찰 조사도 응하지 않았다"며 "최순실 씨에게 연설문 맡긴 건 비밀누설죄에 해당하고, 대기업에 돈을 내라고 했으며, 최순실·정유라에 대한 제3자 뇌물죄는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한 개만 인용돼도 파면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황경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남지부장이 발언했으며, '우창수와 개똥이 어린이 예술단'이 〈빵과 서커스〉, 〈모두 다 꽃이야〉, 〈안아주기〉, 〈아이들에게 생명을〉을 노래했다.

3.jpg
▲ 4일 오후 창원시청광장에서 3.8 여성의날 행사와 제18차 경남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 경남시국대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창원시민들에게 응원의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이 밖에도 노동자 율동패 '세모단' 몸짓 공연과 열린사회 희망연대 회원들이 〈동지여 내가있다〉 합창, '촛불인연'이 〈젊은 그대〉를 부르는 것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제19차 경남시국대회는 11일 오후 4시 30분 창원광장에서 '시민평의회' 형식으로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날 현장에서 걷힌 모금액은 107만 9000원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