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기암괴석 뿌리내리고 산정호수 품은 무척산

[경남의 산] (6) 김해
김해서 가장 높은 3대 명산 식산·무쌍산으로도 불려
둘레 300m 호수 정상에 백두산 '천지'와 명칭 같아
연리지 소나무·기도원 기묘한 바위 등산객 눈길
모은암 전설과 가야유적 낙동강 굽어보는 전망 볼거리

유은상 기자 yes@idomin.com 2017년 03월 03일 금요일

김해 하면 사실 산보다 강과 평야가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꼭 그렇지도 않다. 김해는 3면이 산에 둘러싸여 있다. 동·북·서쪽으로 발달한 산악지형이 동남쪽으로 열린 김해평야를 품고 있다.

첩첩산중 높은 산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만만하지도 않다. 높은 산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녔을 뿐 아니라 가야 고도의 오랜 역사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니 김해에서 산을 오르는 것은 등산이 아니라 어쩌면 역사나 전설 속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교를 거부하는 산 = 김해 산을 두고 인기투표를 하면 무척산(無隻山·702m)이 가장 많은 표를 얻을 것이다. 우선 김해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동시에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와 산정호수, 낙동강을 내려다보는 시원한 풍광, 흔들바위, 연리지 등 많은 볼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척산은 신어산, 불모산과 함께 김해 3대 명산에 꼽힌다.

무척산은 김해시 생림면 봉림리와 상동면 여차리에 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식산(食山)으로, <조선지지자료> 등에는 무척산으로, <여지도서>에는 무착산(無着山)으로 표기돼 있다.

김해 무척산 모은사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서 바라본 풍경이 시원하 다. 무척산이 펼친 치맛자락 같은 산세가 아래 마을(봉림농공단지)로 흘러내려 건너편 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산속 기묘한 바위들은 산 아래 세상이 궁금한 듯 앞다퉈 고개를 내밀고 구경하는 듯하다./유은상 기자

무척산의 한자 뜻을 풀자면 '한 쌍이 될 수 없는', '견줄만한 게 없는', '기대지 않는' 등의 의미다. 그만큼 아름다울 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독보적인 산이라는 뜻이다. 식산이란 이름은 '밥상을 차려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불리게 됐다는 설과 '북풍을 막아주고 낙동강 물줄기를 끌어들여 고을을 먹여 살리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는 설이 있다. 무착산은 불교적인 의미에서 '집착하지 않는 산'이라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 밖에 무쌍산(無雙山)으로 불리기도 했다.

사실 무척산은 경남의 산이지만 김해 시민을 제외하면 경남보다 부산 사람에게 더 유명하다. 멀지 않고 높지 않아 주말이나 휴일 큰 부담없이 산행의 묘미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고성의 거류산이 그랬던 것처럼 산의 높이가 명성, 만족도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산이다.

◇산정호수 '천지' = 무척산은 산정호수를 품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른 산과 비교를 거부한다. 규모만 작을 뿐 백두산 '천지'와 이름도 같고 생긴 것도 닮은꼴이다. 일반적으로 산에 포함된 호수는 산 아래 계곡을 막아 만든 것이지만 무척산 천지는 산 정상부(505m)에 있다. 백두산 천지, 한라산 백록담과 함께 우리나라 산정에 있는 3개 호수 중 하나라고 알려졌다. 다만, 백두산과 한라산은 화산이 폭발하면서 발생한 것이지만 무척산 천지는 정상 아래 분지에 물이 고여 생긴 것이다.

면적은 6700㎡, 저수량은 7300여t에 이른다. 둘레가 대략 300m라 생각하면 크기를 짐작하기 쉽다.

산정호수 '천지'

산 오르는 것이 힘들어질 때쯤 만나게 되는 '천지'. 한 잔의 시원한 청량음료와 같은 느낌이다. 산을 찾았을 뿐인데 호수의 정취도 느낄 수 있고, 그 속에 담긴 전설이라는 보너스도 받게 된다.

전설에는 가락국 시조 수로왕이 붕어(崩御·임금이 세상을 떠남)한 뒤 국사가 천제를 올리고 열흘 만에 현재의 서상동 묏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왕릉을 만들고자 땅을 파니 계속 물이 나와 못처럼 되었다고 한다. 물길을 잡고자 여러 수단을 써도 허사였다. 모두 걱정을 하는데 신보(申輔·허 왕후를 따라 아유타국에서 온 신하)가 고을 가운데 가장 높은 산에 못을 파면 해결될 것이라 했다. 그의 말을 따르니 물이 그쳤고 무사히 국장을 치를 수 있었다고 전한다.

◇곳곳에 아기자기한 볼거리 = 무척산을 오르는 이들은 대체로 주차장∼모은암∼천지∼정상∼흔들바위∼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서쪽 능선 코스를 선택한다. 3시간가량이면 충분하며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산을 오르면 먼저 모은암(母恩庵)을 만나게 된다. 모은암은 수로왕 맏아들 거등왕(2대왕)이 어머니 허 왕후 은혜를 기리며 지었다는 전설과 허 왕후가 인도의 어머니를 그리며 지었다는 두 가지 전설이 전해온다.

암자 주변에는 수직으로 솟은 기묘한 바위가 즐비하다. 미륵바위, 백호바위, 어머니바위, 약사바위, 장군바위, 청룡바위 등 생김새가 다른 바위들이 시선을 잡는다. 다양한 바위를 보면서 그 사이로 지그재그 오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흔들바위.

무척산은 연리지로도 유명하다. 모은암 뒤쪽으로 오르는 길에는 연리지 소나무를, 정상에서 흔들바위 쪽으로 하산하는 바위에서는 삼쌍 연리목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연리지 소나무는 6m가량 높이에서 가지를 합치고 있어 그 모습이 신기하게 함께 가자며 어깨동무하는 것처럼 보인다.

낙동강을 굽어보는 전망도 일품이다. 정상 신선봉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나무에 가려져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 대신 산을 오르내리는 동안 커튼처럼 젖혀진 숲사이로 틈틈이 마주하는 전망에 가슴도 따라 열린다.

1940년 일제에 항거한 목사들이 만든 천지 옆 무척산교회(기도원)와 하산길에 있는 흔들바위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신문 구독을 하지 않고도
경남도민일보를 응원하는 방법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유은상 기자

    • 유은상 기자
  • 자치행정1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청와대, 국회, 도청, 도의회, 창원시청, 창원시의회, 정당 등을 담당하는 부서입니다. 궁금하시거나 제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010-2881-6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