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대표와 당내 경선 난관…차별화한 정책 제안도 고민

노회찬(정의당·창원 성산) 의원의 대통령선거 출마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당내 경쟁자인 심상정 상임대표가 지난 9일 일찌감치 출마를 공식화하고 광주 등을 찾아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심 대표는 지난 15일 '대선 출마선언에 앞서 당원들께 드리는 글'에서 "촛불이 원하는 대선은 진보적 정권교체"라며 "이를 위해 대선 과정에서 야권 혁신을 이끌어 내는 것이 정의당의 사명이다. 저는 당대표로서 우리 당 대선 승리를 위해 무한히 헌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의당 대선 후보 선출 일정은 20일(선거 공고)부터 본격화된다. 노회찬 의원 역시 후보 등록일인 25~26일 전까지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난관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우선 경선 승산이 문제다. 심 대표는 지난 4·13 총선 때 자신이 영입한 김종대(2번)·추혜선(3번) 의원을 비례대표 후보 상위 순번에 올려놓았을 만큼 막강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맞대결' 결과도 그렇다. 노·심 두 사람은 2015년 7월 당대표 선거를 포함한 여러 국면에서 부딪쳤으나 승자는 늘 심 대표였다. 심 대표가 2011년 통합진보당 창당 과정에서 유시민·이정희와 함께 공동대표로 선출되고 이듬해 대선에서 정의당 후보로 나선 것 등이 대표적이다.

대선 본선에도 오르지 못하고 경선에서 패할 경우 노회찬 의원은 '영원한 2인자'라는 낙인에서 헤어날 수 없을지 모른다.

절망적 판세는 아니라는 시선도 있다. 정의당 관계자는 "심 대표의 독선과 독주에 대한 비판 정서가 꽤 있다"며 "당내 주요 세력인 인천연합이나 참여계, 노동당 이탈파 등의 반심 여론을 잘 모아내면 노 의원에게 승산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와 어떤 차별화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인가도 고민이다. 심 대표는 9일 출마 공식화 후 "노동문제를 국가 제1의제로 삼는 최초의 대통령이 되겠다" "정의당 후보가 몇 %를 얻느냐에 따라 비정규직과 청년·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삶도 바뀔 것"이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왜 심상정이 아니라 노회찬'인지, 심 대표와 어떤 다른 지향·정책이 있는지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다면 노 의원 개인은 물론 당 전체가 당원·국민에게 부정적 인상을 남길 수밖에 없다.

노 의원 쪽 관계자는 "계속 고심 중"이라며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무엇이 당의 미래에 도움되는 길인지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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