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지난해 한일 합의 칭송…귀국 후 '유체이탈 화법' 비판 잇따라

한일 위안부 합의를 칭송한 반기문 전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을 향한 도내 시민사회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반 전 총장이 귀국 후 자신이 한 위안부 합의 칭송 발언을 사과하기는커녕 대선 행보에 유리하도록 자꾸 말을 바꾸는 데 따른 도민 분노와 실망도 커지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한·일합의 무효화 경남행동은 16일 경남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 전 총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과 국민에게 정중하게 사죄하고 몰염치한 대권 행보를 빨리 그만두라"고 주장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일본 총리의 리더십과 비전을 높이 평가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경남행동은 "반 전 총장이 UN사무총장으로서 공식적이고 공개적으로 한 이 발언은 피해 당사자들의 강력한 수용 거부와 수많은 국민이 반대하는 치욕적 합의를 박근혜 정부가 밀어붙이고 강행하는 데 큰 영향력으로 작용했다"며 "반 전 총장 또한 박근혜 적폐 만들기에 중요하게 부역한 적폐"라고 지적했다.

이어 "UN정신과 헌장에 부합한 사무총장으로서 역할을 하기는커녕 한일 합의를 '역사가 높이 평가할 올바른 용단'이라고 치켜세운 것은 일제 강제징병을 글과 말로 칭송하고 부추긴 조선의 친일 지도자, 문인들 부역과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이 같은 비판이 거세지자 반 전 총장은 위안부 합의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언행을 지속하고 있다.

경남행동은 이를 두고 "역사적 인권 문제 해결에 기본적 원칙도 소신도 없이 상황과 자신의 대권 행보 유·불리에 따라 말을 바꾸는 얄팍한 언행에 국민은 환멸을 느끼고 있다"며 "수준 이하의 역사의식과 인권의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자가 이 나라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것에 우려와 모욕감마저 든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히 '역사 참사'로 불리는 위안부 한일 합의를 '축하'하고 '환영'하는 발언으로 피해 할머니들과 국민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긴 데 대한 진지한 반성, 사죄는커녕 비겁한 변명과 말 바꾸기로 거대한 촛불 시민이 일궈낸 새로운 정치지형에 감히 진입하려는 것은 그야말로 몰염치"라면서 "이 추운 날씨에 시린 손으로 촛불을 든 시민들을 향한 모욕이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남행동에는 도내 74개 여러 정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날 회견에는 도민 18명도 이들과 뜻을 함께한다고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반 전 총장 귀국일인 지난 12일 박근혜 퇴진 경남운동본부도 반 전 총장에게 일본군 위안부 합의 칭송 발언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반 전 총장은 17일 오전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할 예정이다. 경남행동은 이날 봉하마을에서 위안부 합의 관련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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