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진 남강따라 진주시내 전경 한눈에

비봉산이 진주의 주산이라면, 안산은 남강 건너 망진산이다. 망진산 자락 중 강 쪽 절벽 위에 단정하게 서 있는 봉수대가 있다.

봉수는 밤에는 횃불, 낮에는 연기로 외적의 침입을 알리는 일종의 군사통신시설이다. 망진산 봉수대는 조선 초에 만든 것이라 한다. 남해 금산에서 시작한 봉수를 받아 북쪽으로 신호를 보냈다. 지난 1894년 동학농민항쟁 때도, 1919년 3·1운동 때도 사용해 역사적인 의미도 크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일제가 전국에 있던 봉수대를 없애버리면서 흙더미 속으로 사라졌었다.

그러다 봉수대가 원모습을 되찾은 게 1996년 광복절이다. 1995년 진주정신을 내세운 진주문화사랑모임이라는 단체가 만들지는데, 이들이 가장 먼저 벌인 사업이 '통일기원봉화제'였다.

이를 계기로 망진산 봉수대 복원 시민운동이 벌어진다. 석 달 만에 2000여 명이 6521만 5000원을 모았다고 한다. 문화재 전문위원들의 감수와 고증을 거쳐 1996년 2월 26일 공사를 시작해 그해 광복절에 완성한 게 지금 있는 봉수대다.

진주 망진산 봉수대에서 바라본 남강 굽이와 아파트 밀집 지대. 지리산 자락도 아득히 보인다. /이서후 기자

역사적인 의미도 있지만, 망진산 봉수대는 선학산 전망대와 함께 진주 시내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봉수대에서 진양호 방향으로 보이는 남강 굽이와 신안, 평거지역 아파트 밀집 지대, 그 너머 아득한 지리산 자락은 140~150m 고도에서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풍경이다.

특히나 해 질 녘이면 강물에 비친 노을과 함께 꽤 낭만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반대 방향으로는 천수교를 제일 앞에 두고 진주성 끝자락과 진주공설운동장, 나불천복개도로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한때 망진산 봉수대는 진주 젊은이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데이트 코스였다고 한다.

현재 진주시가 이곳을 망진산 도시 숲으로 만들어 놓았다. 자동차가 봉수대 바로 아래까지 갈 수 있다. 물론 망진산 자락을 따로 걷는 길도 잘 만들어져 있다.

1996년 8월 15일 복원된 망진산 봉수대.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