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럼 조찬회 주된 화제…"경제정책 일관성 기대 어려워"

'최순실 국기 문란 사건' 앞에 온 나라가 패닉 상태로 빠져든 가운데 경제계 인사들을 상대로 한 인문학 강연 자리에서마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경제계에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27일 아침 창원호텔에서 열린 경남경제포럼 조찬회에서 '인문학의 세가지 질문'을 주제로 강연한 김상근 연세대 교수는 '행복'에 대해 얘기하던 중 "한 달 전 최순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이 나라를 어찌해야할지 잠이 안와요. 그 한낱 권력 때문에 이 나라를 이꼴로 만들었다"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게 인생"이라고 말했다.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가 쓴 최초의 역사책 <역사>에 나오는 리디아 왕 크로이소스와 그리스 현자 솔론의 대화를 소개하던 중이었다. 대화에서 솔론은 "큰 부자라도 운이 좋아 제가 가진 부를 생을 마감할 때까지 즐기지 못한다면 그날그날 살아가는 사람보다 더 행복하다 할 수 없다"며 "무슨 일이든 그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를 눈여겨보아야 할 것입니다. 신께서 행복의 그림자를 언뜻 보여주시다가,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뜨리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니까요"라고 했다는 일화는 박 대통령과 최 씨와 묘하게 오버랩되는 부분이었다.

이날 조찬회에 참석한 경제인 사이에서도 최순실 게이트가 주된 화제였다. 한 경제인은 "안그래도 경기 전망이 좋지 않아 경제계가 위축돼있는데 정부 경제정책이 일관성을 갖고 추진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너져버렸다"며 "이러니 투자할 매력을 느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강연을 듣고 나오는 길에 다른 경제인은 "박 대통령이나 최 씨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강연이었다"고 촌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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