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 유행…전문가 "단기 효과 있더라도 지속적인 패턴 주의해야"

방송 한 번에 '다이어트의 적'이었던 고지방 식품이 귀하신 몸이 됐다. 지난달 19일 '밥상, 상식을 뒤집다 - 지방의 누명'이 방송된 이후 버터, 치즈, 삼겹살, 올리브오일 등 고지방 식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롯데푸드 버터 제품은 일부 소형매장에서는 발주를 해도 기약도 없이 입고가 안 되는 상황이다.

지난달부터 유행처럼 번진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밥 대신 고기 위주의 식단을 짜고 각종 요리에 버터나 치즈를 넣어 지방을 함께 섭취하는 방법이다. 포만감을 느끼기 쉬운 다이어트로 체중 조절에 효과적이라며 체험기와 방송 내용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이는 고지방 식품 판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김해점을 제외한 경남지역 6개 이마트에서는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삼겹살 판매량은 18.1%, 버터 89.8%, 치즈 23.3% 신장했다. 특히 국내 생산에 의존하는 버터제품은 제조업체에서 밀려드는 주문량을 감당하지 못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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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고기 판매 모습./연합뉴스

국내 가정용 가공 버터시장의 80%를 차지하는 롯데푸드는 평소 월 150톤가량 주문이 들어오지만 최근 2주간 220톤 주문이 들어와 3배 이상 생산을 늘렸다. 그럼에도 수요에는 못 따라가고 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단시간 이렇게 제품 주문이 급증하는 사례는 드물다. 수요를 최대한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푸드 버터 제품은 대형마트에서는 창고에 재고가 차지 않는 정도지만 그보다 규모가 작은 기업형슈퍼마켓(SSM)에서는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김해시 장유동의 한 SSM에 문의했더니 "롯데푸드 버터제품이 소진돼 발주를 해도 며칠째 입고 소식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돼지고기도 인기몰이다. 추석 이후부터 김장철까지 돼지고기 수요는 비수기임에도 삼겹살 판매는 증가세다.

카미스(aT 농수축산물 도소매 가격정보) 통계에 따르면, 17일 삼겹살 국내 냉장 중품 100g은 창원 상남시장 기준 2100원이다. 작년과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공급은 늘었지만 가격이 내려가지 않은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1~14일까지 돼지 도축 마릿수는 일 평균 7만 4700마리로, 지난해 10월 일 평균 7만 1300마리보다 4.7%가량 늘었다. 고지방 다이어트의 영향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공급이 늘었음에도 가격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은 수요가 그만큼 뒷받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가 단기적인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식사 패턴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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