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마이스산업, 지금이 기회다] (5) 마이스산업 강국 싱가포르

보잘것없던 한 작은 어촌에서 세계적인 수준의 메트로폴리스가 되기까지, 싱가포르의 동력이 마이스산업이라는 점은 놀라울 따름이다.

서울보다 조금 더 큰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경남과 같은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것도 아니다. 정부 정책에 기반을 둔 인위적인 관광 인프라만 즐비한 싱가포르가 세계 1위(2015년 국제회의 건수 기준)를 기록하며 많은 외국인을 불러 모으는 비결은 대체 무엇일까?

먼저, 싱가포르에 도착한 첫 느낌은 쾌적함이다. 연평균 24~34℃ 사이의 열대 기후로 1년 내내 고온다습한 싱가포르에서 쾌적함이라니. 창이국제공항에 내려 지하철을 타고 호텔에 도착하기까지 불편함은 없고 거리는 청결하고 시민들은 혼란이 없다.

지하철 음식 반입 금지, 껌 판매 금지, 아직 태형이 존재할 정도로 엄격한 나라인 싱가포르는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관대한 자세를 취한다. 좁은 국토와 부족한 천연자원으로 전통적으로 고정 수입원이 없는 상황에서 싱가포르 정부는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외국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장기간 법인세를 면제해 주는 '택스 홀리데이(tax holiday)'를 진행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영어를 필수 언어로 채택해 상용화하도록 했다.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55층 전망대에서 바라본 싱가포르 전경.

이는 싱가포르 마이스산업의 기반이 됐다. 엄격한 법질서와 벌금은 외국인 참가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은 싱가포르에 7000개 이상의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는 결과를 낳았다. '무제한 관광(Tourism Unlimited)'이라는 분명한 비전을 제시한 리센륭 초대 총리의 리더십으로 싱가포르는 관광 도시로 변모해간다.

2010년 마리나베이샌즈(Marina Bay Sands) 복합리조트 건설은 싱가포르 마이스산업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수영장과 52도 휜 건물은 단숨에 싱가포르의 랜드마크가 됐다. 마리나베이샌즈는 250개 미팅룸, 2561개 룸, 270개 쇼핑 브랜드, 80개 레스토랑 등 한 건물에서 회의, 숙박, 외식, 레저(카지노), 쇼핑을 해결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마리나베이샌즈가 개장하기 전인 2009년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970만 명이었지만 2015년 1520만 명이 다녀갔다. 직접 고용 9500명을 포함해 싱가포르 전체에 4만 6000명의 고용을 창출했다.

싱가포르는 MICE를 넘어 품질관광(Quality tourism), Business Travel까지 합쳐 BTMICE 산업을 고부가가치 분야로 보고 관련 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 리버 사파리, 센토사 섬과 같은 좋은 기반 시설, 활기 넘치는 비즈니스 환경, 아시아에서 전략적인 위치를 강조하며 회의 참가자뿐만 아니라 마이스·행사 기획자들에게 선택받고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마이스산업 주최자들에게 지식과 네트워크를 제공함으로써 마이스산업을 이끄는 사람들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슈퍼트리 야경.

싱가포르 관광청은 최근 'MICE 2020 로드맵'을 관련 업계와 공동 개발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관광청 애슐린 루(Ashlynn Loo) 한국사무소 소장은 "MICE 2020 로드맵은 200여 명의 MICE 의사 결정자와 비즈니스 행사 방문객과 함께 MICE 목적지로서의 싱가포르의 강점, 약점 그리고 인식을 주제로 한 워크숍, 인터뷰, 논의 등을 통해 약 1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개발됐다. 비즈니스 관광객들이 어디를 가고 싶어하든 무엇을 하고 싶어하든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싱가포르 마이스산업의 한계 없는 성장을 암시했다.

한국, 더 좁게는 경남과 싱가포르의 마이스산업 갈림길은 선택과 집중의 문제였다. 우리의 선택은 제조업이었고 고용 없는 성장 시대에 직면하게 됐다. 싱가포르는 우리에게 더 늦기 전에 차별화된 품질 관광산업 육성 방향을 수립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랜드마크가 된 마리나베이샌즈 호텔.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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