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간 창원 예술계는 꽤 시끄러웠다. 최근까지 잘못된 표기 하나 때문에 한쪽은 고개를 숙이기 바빴고 한쪽은 나무라기 바빴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창원문화재단이 발간하는 문화 월간지 <문화누리> 때문이다. 창원 문학이라는 내용을 다뤘는데 문제는 마산을 모두 창원으로 바꿔 기재했다는 점이다. 옛 마산이라고 표기했어도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표기상 문제는 받아들이는 처지에서는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마산에 대한 애향심이 높은 기관이나 단체일 경우에는 반발이 극심할 수 있는 민감한 문제다.

마산예술인들에겐 이번 일이 울고 싶던 아이에게 사탕을 주지는 못할지언정 먹던 사탕을 뺏은 것과 같은 충격을 안겼을 것이다. 100번 이해할 수 있는 심정이긴 하나 과정과 후속조치를 볼 때 뒷맛이 찜찜한 것도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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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이라고 했다. 잘못된 부분에 대한 따끔한 질책과 채찍은 필요하지만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하는 부분이다. 거기다 심증만으로 '배후에 있는 누군가가 시켜서 한 일이다', '책임을 지는 행동이라면 사퇴가 답'이라며 강경한 주장을 펴게 된다면 잘못을 추궁하는 쪽 설득력은 점차 떨어지게 된다.

이번 사건과 큰 연관은 없지만 이 자리를 빌려 고작 문화계를 담당한 지 몇 개월에 그친 기자가 예총에 한 가지 청을 드리고자 한다. 통합문제다. 창원시가 2010년 7월 통합됐으나 여전히 마산예총, 진해예총, 창원예총으로 분리돼 있다. 통합은 여전히 요원하다. 각자의 뿌리가 다르기 때문이란다. 예술계 뿌리만큼이나 나무가 어떻게 자랄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 나무가 지역 갈등을 부추기지 않고 지역 화합으로 이어지길 진정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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