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렬 서포중 교장, 정보경 선수와 경남체고서 사제 인연 맺어…"더욱 강해져 다음 올림픽에선 꼭 금메달 목에 걸 것"
리우올림픽에서 한국에 첫 메달을 안긴 정보경(25·안산시청). 이번 대회에서 정보경이 메달을 딸 것이라고 기대한 사람은 사실 거의 없었다.
하지만 사천 서포중학교 김경렬 교장(경남유도협회 부회장)은 그가 메달을 딸 것이라는 것에 한 치 의심이 없었다.
그는 "내 이 녀석이 사고를 칠 줄 알았다"고 말했다. 경남체고 시절 정보경을 직접 가르쳤기에 누구보다 그를 잘 알기 때문이다.
양산이 고향인 정보경은 웅상여중을 졸업하고 경남체고로 진학했다. 이때 이들은 사제의 인연을 맺게 됐다.
"어휴 잠 한숨도 못 자고 가슴 졸이며 새벽 5시까지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몽골 선수와 대결이 고비라 생각했는데 넘어서면서 내심 금메달을 기대했습니다. 안타깝죠. 결승전에 만났던 아르헨티나 선수의 과거 전적이 1승 1패였고 경기도 잘 풀어나가면서 기대했습니다. 그래도 잘 싸웠습니다. 보경이가 우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도 훔쳤지만 은메달만 해도 어딥니까. 다음에 또 도전하면 되죠" 김 교장의 말에는 안타까움도 묻어났지만 장래에 대한 기대와 대견함이 더 컸다.
김 교장은 정보경의 성실함과 꾸준함이 가장 큰 무기라고 했다. 여기에서 가능성을 발견했고 말했다.
"조용하고 차분해서 입학할 때만 해도 그렇게 눈에 띄는 친구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전국체전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면서부터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진짜 성실하고 꾸준한 친구입니다. 그 덕에 지속적으로 성장했죠."
그는 한국 여자 유도가 이번에 금메달을 못 따면 다음 올림픽에서는 그 역할을 정보경이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조민선이 이후 20년 동안 막힌 여자부 금메달이 없습니다. 이번에 보경이도 아쉽게 실패했고요. 보경이가 고등학교 3학년 때 10자 인대 파열로 선수 생명을 잃을 위기에 놓였지만 성실함과 꾸준함 덕에 경기대 감독에 눈에 들어 진학을 해서 오뚝이처럼 다시 부활했습니다. 다음에도 올림픽에 출전하면 보경이에게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큰데…. 더욱 강해져서 꼭 금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싸워준 제자에게 '아쉽다. 그래도 잘했다. 축하한다'라는 문자를 보냈고 '선생님 감사합니다. 꼭 찾아뵙겠습니다.'라는 문자를 받았다며 멋쩍게 자랑했다.
세계랭킹 8위 정보경은 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리카 알에나 2에서 치러진 대회 여자부 48㎏급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정보경은 8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인 문크흐바트 우란체체그(몽골)를 소매들어허리채기로 제압하며 금메달에 더욱 가까워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 파울라파레토에게 안뒤축후리기로 절반패했다.
정보경의 은메달은 이번 리우올림픽에 나선 한국 선수단 1호 메달이다. 정보경은 경기가 끝나고서 한참 동안 매트에서 아쉬워하다 끝내 이원희 대표팀 코치를 잡고 안타까운 눈물을 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