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고사리 천국 넋 놓다가 길 잃을지도 몰라요

[남해 바래길에서 사부작](14) 7코스 고사리밭길…창선면 적량마을∼동대만휴게소 14㎞ 4시간 30분

이서후 기자 who@idomin.com 2016년 07월 22일 금요일

7코스 고사리밭길은 창선면 가인리 고사리밭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코스다. 7월에서 9월 사이 남해군 창선면 고사리밭 풍경이 '제대로'다. 수확철이 지나고 고사리가 웃자라 있는 시기다. 7코스는 군데군데 갈림길이 많고 이정표가 넘어져 있는 곳도 있어 길을 잃기 쉽다. 현재로서는 바닥에 있는 노란 화살표와 나무에 달린 노란 리본을 잘 살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가게나 식당도 없고 버스도 드물게 다니니 계획을 잘 짜서 가야 한다.

◇창선면 국사봉 중턱을 에둘러 = 7코스 고사리밭길은 창선면 적량마을 해안에서 시작한다. 7코스 시작점 안내판 앞에서 길은 적량보건진료소가 있는 골목으로 향한다. 골목으로 들어서 걸으면 곧 오른편으로 적량보건진료소가 나온다. 그러고는 돌담이 이어진다. 길은 그대로 산으로 향한다. 산길은 창선면에서 가장 오른쪽에 있는 봉우리, 국사봉에서 뻗어 내려온 줄기를 따라 이어진다. 산 중턱에 이르니 길이 평평해진다. 문득 주위를 둘러보니 온 산이 고사리밭이다. 산등성이 가득한 고사리밭은 녹차밭과는 또 다른 느낌의 녹색 풍경이다. 바래길은 이 고사리밭 사이로 이어진다. 천포마을까지 1.7㎞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타나면 임도와 만난다. 이제 길이 제법 넓다.

국사봉 중턱을 어느 정도 돌았다 싶으면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인다. 전망대 노릇을 하는 곳인지 벤치 두 개가 놓여 있다. 발아래 고사리밭 등성이들이 눈에 꽉 찬다. 그 너머로 바다 가운데 보이는 섬이 사천시 '심수도'다. 그 너머로 삼천포 시내가 펼쳐져 있다. 큰길을 걸은 지 어느 정도 됐다 싶으면 다시 고사리밭으로 길이 이어진다. 고사리밭 사이로 난 길을 걷다가 바닥에 노란 화살표가 보이고 오른편으로 바래길 7-13 지점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이면 그걸 따라 오른쪽으로 접어든다. 고사리 사이로 한참을 내려가니 사거리를 만난다. 그곳에서 왼쪽 길을 택해 걷는다. 천포마을로 향하는 내리막이다. 노란 리본을 잘 확인하자. 곧 아스팔트 도로를 만나는데 정면으로 아담하고 예쁜 단층주택이 보인다. 주택 앞에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공덕비가 있고, 그 공덕비를 지나면 곧 천포마을 입구다. 바래길은 마을로 가지 않고 그대로 도로를 따른다.

◇가인마을 공룡발자국화석 해안을 끼고 = 왼쪽으로 천포마을 버스정류장을 끼고 그대로 직진이다. 길이 잠시 해안에 이른다. 커다란 실내 양식장을 지나면 2차로 도로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지도를 보니 1024번 지방도다. 한동안 이 지방도를 따라 걷는다. 길은 가인마을 입구를 스쳐 지난다. 곧 오른편으로 새로 지은 화장실이 나온다. 바닷가에 자리 잡은 사찰 세심사와 가인리 공룡발자국화석이 있는 해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1024번 지방도를 계속 따라 걷는다. 돌아보면 주위 산등성이들이 온통 고사리밭이다. 그러다 만나는 바래길 이정표는 그대로 지방도를 따라 고두마을로 향하라고 가리킨다. 하지만, 원래 바래길은 고사리 가득한 그 산등성이 사이로 나있다. 옛 바래길 입구에는 외부인 출입을 통제한다는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있다. 고사리 수확철이 지났기에 원래 바래길을 따라 가 보기로 한다. 산등성이를 어느 정도 올라 뒤를 돌아보니 고사리밭의 초록색과 바다의 파란색이 묘한 대조를 이루며 장관이다. 이정표를 오른편으로 끼고 오르막을 오른다.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 등성이 정상에서 바래길은 잠시 산길이 되었다가 다시 고사리밭으로 이어진다.

남해군 창선면 가인리.

◇잠시 하늘하늘 언덕에 이르다 = 식포마을까지 1.3㎞ 남았다는 이정표가 나오면 왼쪽 갈림길로 접어든다. 고사리밭 사이를 지그재그로 가파른 내리막을 걷다가 길 끝에서 바래길 안내판을 만나면 다시 1024번 지방도로 내려선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오르막이 끝나가는 지점에 오른쪽 등성이로 빠지는 길이 몇 개 있다. 잠시 바래길을 벗어나 등성이로 들어가자. 풍경이 남다르다는 바닷가 고사리밭 언덕이다. 바래길을 개척한 문찬일 씨가 '하늘하늘 언덕'이라 이름 지었다. 고사리밭 사이로 한 줄기 길이 언덕을 향해 뻗어 있어 운치를 더한다. 언덕 위에는 단풍나무 서너 그루가 크게 자라 그늘을 만들고 있다. 벤치는 삼천포대교 방향을 보고 있다. 여기까지 오느라 지친 이들이라면 이 언덕에서 바래길 7코스를 끝내도 되겠다.

이후 바래길은 지방도를 따라 그대로 식포마을 입구를 지난다. 곧 동대만 갯벌체험장이다. 해안에서 멀지 않은 곳에 조그만 섬 천아도가 보인다. 썰물로 넓은 갯벌이 드러나면 섬으로 가는 길이 열린다. 계속 도로를 따라 걷다가 이정표가 나오면 오른편 갯벌 쪽으로 방향을 잡자. 창선방조제로 가는 길이다. 방조제를 중심으로 왼쪽은 갈대밭, 오른쪽은 갯벌이다. 갈대에 이는 바람 소리가 꼭 파도 소리 같다. 물 빠진 갯벌 역시 눈에 담을 만한 풍경이다. 이후 길은 국도 3호선 곁으로 난 작은 길을 따라 종착지 동대만휴게소까지 이어진다.

15.jpg

신문 구독을 하지 않고도
경남도민일보를 응원하는 방법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http://www.idomi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서후 기자

    • 이서후 기자
  • 문화체육부에서 문학/영화/연극/출판 등을 맡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