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영국 도의원에게 '쓰레기' 막말, 여 의원 분개…새누리 도의원 되레 "여영국 도의원 책임 물어야"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자신의 퇴진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에 나선 도의원에게 '쓰레기가…'라며 막말을 내뱉어 논란이다.

홍 지사는 12일 오후 2시 경남도의회 제338회 임시회 1차 본회의 참석 차 등원했다. 이때 도의회 현관 앞에서 여영국(정의당·창원5) 의원과 맞닥뜨렸다.

여 의원은 이날부터 도의회 앞에서 홍 지사 퇴진 촉구 단식 투쟁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홍 지사는 여 의원이 자신을 향해 "지사님 이제 (사퇴를) 결단하시죠"라고 외치자 "2년간 단식해봐…"라고 되받았다. 남은 임기 동안 사퇴는 없음을 못 박는 말이었다.

문제가 된 '쓰레기' 발언은 이에 여 의원이 "결단하세요. 언제까지 공무원한테 책임을 미룰 겁니까. 본인이 단 한 번이라도 책임져보세요"라고 외친 직후 나왔다. 이때 현관에 들어서던 홍 지사는 몸을 돌려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해서 그거… 아냐"라고 말했다. 아울러 "허허… 2년간 단식해 봐 2년, 응. 한 2년 해봐. 2년 뒤에는 나갈 테니까"라고 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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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2일 오후 경남도의회 앞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 사퇴촉구 농성을 하고 있던 여영국 경남도의회 의원이 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는 홍준표 지사에게 "지사님 이제 결단하시죠" 라고 말하자 홍지사는 "2년간 단식해봐, 2년. 2년 후에는 나갈테니.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했다. /김구연 기자

막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홍 지사는 본회의가 끝난 후 도청으로 돌아가는 길에 여 의원과 다시 부딪혔다. 여 의원이 "지사님 아까 쓰레기 발언은 책임지셔야 됩니다"라고 외치자 "그(도의회) 앞에 쓰레기를 좀 치워달라는 겁니다"라고 답했다. 여 의원이 "말 돌리는 거 봐라"고 하자 "어허. 말 돌리다니. 말조심하세요"라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여 의원이 재차 "책임지셔야 합니다", "공무원들 좀 그만 괴롭히고 사퇴하세요"라고 하자, 홍 지사는 "응?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갑니다"라면서 반대자에게 날리던 특유의 조소성 발언을 내뱉었다. 여 의원은 이에 "또 막말이다"며 홍 지사를 비난했다.

올 들어 홍 지사는 갖은 막말 파문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5월 경남도청 출입 지역언론 기자단 오찬 간담회 자리에서 교육감 허위서명 혐의로 전·현직 도청 공무원이 처벌받은 일에 사과가 필요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무슨 사과냐? (구속자가)내 새끼냐? 턱도 없는 소리"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아울러 "전투를 하다 보면 사상자도 생긴다. 어쩌겠나. 지가 다 알아서 해야지. 그리고 지난번에 한번 사과하지 않았나"라고 부연했다. 이는 '공무원의 일탈'로 규정한 경남도의 서면 사과를 재확인한 것으로 도정 책임자로서 자세가 아니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편 이병희(새누리당·밀양1) 의원은 여 의원의 홍 지사 퇴진 투쟁을 두고 "의원 한 사람이 신성한 도의회를 또다시 정치투쟁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며 "본인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350만 도민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도지사를 사퇴하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여 의원은 옛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도지사 주민소환에 깊숙이 관여해 온 것으로 안다"며 "진주의료원 주민투표 수사 결과 허위 서명으로 좌파세력 3명이 구속됐는데도 어떠한 책임도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이 의원은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거리에서 정치 투쟁만 하는 여 의원의 자리와 명패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면서 "단식 농성을 지속하고, 동료 의원에 무분별한 폄하 발언을 계속한다면 도의원 윤리강령이나 윤리실천규범에 따라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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