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영유아 많이 발생, 5월부터 전국 환자 급증…고열·경련 등 증상 따라 정밀검사 필요한 경우도

"아이가 열이 나고 먹지를 못해요. 손에 발진도 보이네요. 어떡해야 하죠?"

수족구병은 이맘때 영유아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발병 7일 정도만 지나면 스스로 회복되는 비교적 잘 낫는 질환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이가 먹는 것도 거부하고 울거나 전염력 때문에 어린이집에 가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에게는 아주 곤란한 질환이 될 수도 있다.

CNA서울아동병원(창원시 성산구) 정유주 원장과 질병관리본부의 도움말로 수족구병에 대해 알아본다.

◇수족구병이란

수족구병은 말 그대로 손, 발, 입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급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전신증상으로 발열과 구토, 위장 증상으로 설사 등이 있을 수 있다.

장 바이러스 감염으로 생기며, 더운 계절에 많이 발생한다. 주요 원인은 콕사키바이러스A16이며, 엔테로바이러스71형, 콕사키A바이러스 5, 7, 9, 10형, 콕사키B바이러스 2, 5형 등도 원인이 된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밝혔다.

감염된 사람의 호흡기 분비물이나 대변, 수포 안의 진물과 직접 접촉하거나, 이러한 것으로 오염된 물건 등을 통해 전파된다.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수영장에서도 전파가 가능하다. 생후 6개월~5세 영유아에서 주로 발생한다.

처음 2~3일 동안 증상이 심해지고 아이가 잘 먹지 못하며 열이 나고, 3~4일이 지나면 호전되기 시작해 대부분 1주일 안에 회복된다.

발병 1주일간이 가장 감염력이 강하고 잠복기는 약 3~7일이다. 예방백신이나 치료약이 없으므로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를 하게 된다.

정 원장은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손 씻기 생활화, 아이들 장난감·놀이기구·집기 등을 청결히 하기, 환자 배설물이 묻은 옷 등을 철저히 세탁하기, 수족구병 환자와 접촉을 피하고, 수족구병이 의심되면 바로 병·의원에서 진료 받고 자가 격리하기 등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CNA서울아동병원 정유주 원장.

◇고열 지속하면 정밀검사

수족구병은 대부분 증상 발생 후 7~10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하지만, 드물게는 뇌수막염·뇌염·마비증상 등 중증 질환이 동반될 수도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수족구병을 진단받은 영유아가 △39도 이상 고열이 있거나 38도 이상의 열이 48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 △구토·무기력증·호흡곤란·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걸을 때 비틀거리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 신속히 종합병원을 방문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 이외의 경우 수족구병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므로 병원에 갈 필요 없이 그냥 집에서 휴식만 취하면 되는 걸까.

정 원장은 "확진을 받고 주의사항을 들어야 한다. 또 열이 나고 먹지 못해서 탈수가 오면 수액을 맞게 하거나 해열제 등으로 아이가 힘든 것을 덜어줄 수 있으므로 의심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방문해 진단과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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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환자 지속 증가 추세

지역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올해 수족구병이 심하게 유행하는 것 같다"며 "환자가 많은 데다, 수포가 심하게 형성되는 환자도 종종 보인다. 주로 입안이나 손등, 발등에 수포가 형성되는데, 다리에까지 수포가 심하게 생기는 환자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 질병관리본부는 "수족구병이 5월부터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실험실 표본 감시에서 뇌염·뇌수막염 등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 '엔테로바이러스71'이 분리되고 중증 사례도 보고돼 주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 57개 의료기관을 임상감시 한 결과 수족구병 의사환자 수 분율(수족구병 의사환자 수/총 진료환자 수*1000)은 올해 22주(5월 22~28일) 21.5명(외래환자 1000명당)에서 23주(5월 29일~6월 4일) 30.6명, 24주(6월 5~11일 36.3명), 25주(6월 12~18일) 43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5주 43명을 기록한 것은 최근 5년간 최고 수치이다.

의사환자란 임상증상을 감안하면 수족구병이 의심되지만, 진단을 위한 검사 기준에 부합하는 검사결과가 없는 사람이다.

◇진료실 Q & A

-입 안이 아프니까 아이가 통 뭘 먹으려고 하지 않아요.

"먹는 양이 줄고 급격한 탈수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적절한 수분 공급이 필요합니다. 이때는 아이스크림을 먹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이나 요구르트는 냉찜질 효과도 있습니다. 뜨거운 것보다는 차가운 것이 입 안 자극이 덜하므로 죽을 먹일 때도 호박죽처럼 차게 먹을 수 있는 것을 주는 게 좋습니다."

-입 안에만 발진이 있어요. 수족구병이 아니라 '헤르판지나'라고 합니다. 어린이집에 가도 되는 거죠?

"피부에도 발진을 일으키는 수족구병과는 달리 헤르판지나는 입 안에만 생기는데, 이 역시 수족구병을 일으키는 장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입니다. 수족구병이 아니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감염 방지에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비슷한 질환입니다. 며칠간 보육시설에 보내지 않는 등 가정이나 보육시설에서 주의해야 합니다."

-수족구병을 한번 앓았는데 또 감염될 수 있나요?

"바이러스 종류가 많으므로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지난해 앓았더라도 올해 또 앓을 수 있습니다."

-부모에게도 전염되나요?

"수족구병은 보통 10세 미만 아이들에게 잘 발생하지만, 청소년과 성인에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부모도 감염될 수는 있지만, 면역력이 강해서 진료실에서 쉽게 볼 수는 없네요. 일부 사람은 감염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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