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나무 훼손·매립 정황 확인…농어촌공사 "원상복구 지시"

경남 창녕군 장척저수지·봉산저수지가 불법 매립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장척저수지(장척지)·봉산저수지(번개늪) 유수지 실태 조사를 한 결과 곳곳에서 불법으로 유수지를 메운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번개늪 인근 한 곳은 버드나무를 베어 물속에 투기하고 바닥 흙을 굴착기로 파헤쳐 메우는 방식으로 매립을 한 정황이 확인됐다. 장척지로 물이 유입되는 수로 주변에는 콘크리트 건축 폐자재를 깔아 도로를 만든 정황도 나타났다.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이 밖에 △다년생 식물 불법식재 △유수지 내 나무덱 등 불법시설물 입지 △인근 축사 거름에서 나온 침출수 유입 △유수지 내 나무 불법 훼손 △쓰레기 투기·소각 만연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창녕 봉산리 인근 유수지. 버드나무를 베어 투기하고 바닥 흙을 포클레인으로 파헤쳐 늪을 메운 현장. /마창진환경연합

마창진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장척지·번개늪은 우포늪과 주남저수지 중간에 위치한 습지로 철새 중간기착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장척지에는 법정보호종인 가시연꽃, 수달, 삵과 IUCN(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위기근접종인 청머리오리 등이 도래하는 곳이다. 번개늪은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흰목물떼새 등이 찾는다.

저수지 일부인 유수지는 저수지 수면과 맞닿아 다양한 생물 서식지 역할을 한다. 특히 홍수기에는 범람터로서 주변 침수를 예방하는 기능을 한다. 이때문에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은 불법 매립과 무단 벌목 등으로 저수지 홍수 조절기능 저하를 우려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창녕지사 관계자는 "불법시설물은 원상복구 공문을 2차까지 발송했다"며 "15명 가운데 10명은 원상복구를 완료했고, 남아있는 5명은 오는 29일 최후 공문을 보낸 뒤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쓰레기 소각을 하는 곳은 현장을 찾아가 처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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