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유망주 김해고 김태현

경남 고교야구가 유례없는 황금기를 맞았다.

'2016 전반기 고교야구 주말리그'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올해 도내 고교야구 4개 팀 전력은 상향평준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창단 팀인 양산 물금고는 약체로 평가되지만 기존 마산고와 마산용마고, 김해고의 수준이 높아 세 팀의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고교야구 감독들은 "아마추어 야구는 럭비공과 같아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러나 세 팀의 전력이 엇비슷하고 수준급 기량을 지닌 선수들이 있어 올해는 재미있는 리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세 팀의 경쟁과 함께 또 하나의 화두는 3학년을 맞은 도내 고교야구 선수 중 유난히 높은 기량을 지닌 유망주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는 김해고와 용마고에서 전국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는 좌완투수와 포수가 나와 NC다이노스에 행복한 고민을 안기고 있다. NC는 현재 좌완투수와 김태군의 대체포수가 절실하다.

지난 22일 오전 김해시 해동이국민체육센터 야구장에서 훈련하고 있는 김태현(오른쪽)과 김기탁. /박종완 기자

이 가운데 첫 번째로 김해고 최고 유망주인 투수 김태현을 소개한다.

좌완투수 김태현은 김해고의 에이스다. 이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관심도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지 않을 경우 NC다이노스의 1차 우선지명 선택을 받을 확률이 가장 높은 선수다.

지난해 김태현은 대한야구협회가 주관한 12경기에 출장해 60이닝을 소화한 가운데 9실점(5자책)으로 평균자책점 0.75를 기록했다.

평균구속은 143㎞, 최고구속은 145㎞로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진다. 변화구 제구력도 뛰어나지만 188㎝의 큰 키에서 떨어지는 직구가 위력적이다. 경기 경험이 많아 경기운영 능력 또한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최고의 유망주라는 평가는 김태현이 미국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관심대상이라는 점 때문이다. 김태현이 미국으로 향할 경우 도내에서는 지난 2008년 27만 5000달러에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은 하재훈에 이어 두 번째 선수가 된다. 다만, 김태현은 국내를 선호하고 있다.

그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를 만났을 때 몸관리를 잘하라는 조언을 들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관심을 받는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는데 올해가 되니 실감이 난다"면서도 "당장 미국에 진출하는 것보다는 올해는 많은 승리를 올려 팀의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태현의 롤모델은 류현진이다. 같은 좌완투수로서 그는 류현진의 경기영상을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 특히 류현진의 부드러운 투구폼이 가장 부럽다는 그는 "두둑한 배짱 역시 배워야 할 점"이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프로야구단 스카우트를 비롯한 도내 야구계 관계자들은 김태현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할 경우 NC다이노스의 우선지명이나 신인지명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kt위즈의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태현 역시 주변의 시선과 관심을 익히 들었다고 한다. 그 역시 한국프로야구에 입단한다면 NC다이노스가 가장 강력한 희망지며 kt위즈는 두 번째 선호팀이라고 밝혔다.

김해고 김영일 수석코치는 "태현이의 가장 큰 장점은 좌완투수로서 공도 빠르다는 점이다. 좌완투수의 구속은 우완투수보다 체감상 5㎞ 정도 차이가 있다는 것이 정설"이라면서 "앞으로 더 많은 발전가능성이 있고 책임감도 있어 미국이든 국내든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김해고에는 김태현과 함께 프로입단이 유력한 또 한 명의 좌완투수가 있다. 김해고 김경환 감독의 아들인 김기탁이다.

김기탁은 김태현과 함께 김해고 원투펀치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지난해에는 11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주말리그 남부권 우수투수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김기탁은 직구 최고 구속이 138㎞를 기록 중인데 구속을 140㎞대로 끌어올린다면 충분히 상위라운드 지명도 가능하다고 한다.

김기탁은 "태현이와 함께 팀 우승을 위해 마운드에 서는 것과 2차 2라운드 지명을 받는 것이 올해 목표"라면서 "구속을 좀 더 끌어올린다면 내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믿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