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2배 인상 검토…9개 시·군의회 반대 성명 "행정편의적 발상"비판

광주~대구를 잇는 88고속도로(광주대구고속도로)가 확장 개통되자마자 통행료 인상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1984년 왕복 2차로로 개통된 88고속도로에 대해 그동안 통행료를 50% 할인해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도로공사는 지난 22일 4차로로 확장 개통돼 정상적인 고속도로 요금체계를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행료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이 고속도로를 많이 이용하는 인접 영호남 시군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 동광주 요금소에서 남대구 요금소 사이 운행요금은 경차 2900원, 승용차 5800원, 트럭(20t 이상)은 9100원이다. 하지만 도로공사 인상방침을 적용하면 최소 5800원에서 최고 1만 8200원으로 급등한 요금을 내야 한다.

광주대구고속도로 인접 9개 시·군의회 의원들이 지난 24일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찾아 통행료 인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거창군의회

이 때문에 지난 24일 거창군의회를 비롯한 함양·합천과 경북 고령, 대구시 달성군, 전남 담양, 전북 남원·순창·장수군 등 9개 시군 의회 의원들이 한국도로공사 본사(경북 김천시)를 방문해 통행료 인상 반대 공동 성명서를 전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날 9개 시군의회 의원들은 한국도로공사 요금정책팀장을 만나 광주~대구 고속도로가 영호남 소통의 핵심적 수단이라는 위상을 강조하면서 통행료 인상 반대 이유를 설명하고 통행료 2배 인상안 철회를 요구했다.

특히 "개통식을 했다고 하지만 아직 완벽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통행료를 올린다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동서화합과 영호남 소통이라는 사업 취지에도 역행하는 만큼 9개 시군 공감대 형성을 거쳐 점진적이고 연차적으로 통행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도로공사를 방문했던 거창군의회 최광열 의원은 "개통과 동시에 통행료를 2배나 인상한다는 것은 경제적 관점만을 중시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그간 위험천만한 88고속도로를 이용했던 국민의 희생과 비용을 고려한다면 통행료 인상안은 유예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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