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서 경영권 포함해 매각하기로 결정…가격 2조 원 예상 "완전 철수 가능성 있다"

삼성그룹이 테크윈을 한화에 매각하면서 창원공단에서 완전 철수한 데 이어 두산인프라코어(대표이사 손동연)도 창원공단에서 철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창원공단에서 공작기계 공장을 운영해왔지만 10일 경영권을 포함해 사업양수도 방식으로 공작기계부문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당초 공작기계 사업부문을 분할한 후 일부 지분을 매각하려던 방침을 바꿔 사업양수도 방식으로 경영권을 포함해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공작기계 사업에 관심이 있는 대부분 투자자들이 경영권까지 포함한 매수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할 경우 매각 가치 극대화와 함께 매각 작업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13일 두산인프라코어 창원공장에서 열린 공작기계전시회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후 매각하려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분할 신고 등 행정절차를 거쳐야 해 물리적인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지만, 사업양수도로 추진하면 물적분할에 비해 신속하게 매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럴 경우 이르면 해를 넘기기 전에 매각 작업을 완료할 수도 있어 두산그룹과 인수자 모두에게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두산인프라코어 공작기계 사업부문은 최근 3∼4년간 영업이익률 10%대의 고수익을 유지하고 있고, 매년 2000억 원 수준의 정상 에비타(Normalized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창출하고 있는 사업이란 점을 감안할 때 경영권 프리미엄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권을 포함해 100% 지분을 넘길 경우 2조 원 내외에서 가격이 형성될 전망이어서 6월 말 본사 기준 180%를 넘는 부채비율을 100% 이내로 떨어뜨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매각 작업은 다수의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PEF)와 국내외 대형 PEF가 공작기계 사업의 가치 실사를 진행하는 단계에 있다"며 "다수의 신규 투자자들도 매각 협상에 참여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 사업부문 매각 후 건설기계와 엔진, 2개의 사업부문으로 구조를 재편해 사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창원에서 두산인프라코어가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경영권 포함 매각이므로 지분 51∼100%까지 매각할 수 있으며 인수자가 원하는 선에서 매각 지분율이 결정될 것이므로 완전 철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에 매각하려는 공작기계를 포함해 건설기계, 방위산업 등을 운영해왔으나 지난 2009년 미국 밥캣을 인수한 뒤 방산부문을 물적분할해 두산DST를 설립하고 지분 49%를 매각하면서 건설기계와 공작기계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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