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구조조정 본격화…교수·학생 "일방적 추진 안돼" 삭발식 등 거센 반발

진주 국립 경남과학기술대학교(총장 권진택)가 학과 통폐합 등 구조개혁을 놓고 구성원 간에 극한 충돌을 빚고 있다.

학생 200여 명은 7일 학교 측이 마련한 학사구조조정 공청회를 막은 데 이어 흥분한 학생들이 총장실 집기를 꺼내 본관 밖으로 내놓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에 교수 20여 명도 집기 옆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면서 사태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극한 대립이 벌어진 것은 학교 측에서 이날 공청회를 열면서 학사구조조정을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학교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많은 대학이 2014년부터 CK-1 사업 등을 통해 유사학과 통폐합, 지역전략산업학과 육성 등 학사구조개혁을 완성하고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자 노력하는 상황"이라며 "경남과기대는 지난 8월 발표된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상위 등급(B등급)을 받았으나 정부재정지원사업 확충과 지역산업과 연계한 자발적 특성화 추진에는 상대적으로 미흡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7일 경남과기대 학생들이 총장실 집기를 본관 앞에 내놓았고, 교수들이 연좌농성을 하고 있다. /독자

이어 "대학본부는 경남의 5+1 전략산업(조선해양플랜트, 지능기계시스템, 항공우주, 첨단나노융합, 기계융합소재, 항노화 바이오)과 국가전략산업인 ICT와 관련해 내년에 계획된 CK-1사업 수주를 위한 자발적 특성화 추진을 독려했다"라고 밝혔다.

또 "자발적인 참여가 부족한 상황에서 국가재정지원사업 수주 및 2주기 구조개혁에 대비해 구조개혁을 위한 TF팀을 구성하고 TF팀에서 계획안을 마련해 공청회와 의견수렴을 추진하고 있으며 찬반 투표를 진행해 결정한다"라며 "학사구조조정 공청회를 7일 교내에서 열어 의견을 수렴한다"라고 밝혔다.

대학은 "구조조정을 통해 통합 전환학과는 현 정원 유지 및 증원과 특성화사업단으로 채택하고 인적 재무적 지원을 집중해 경쟁력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대학구조개혁을 통해 2주기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아 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및 국가장학금을 유지하고 지역 수요에 맞는 학과 개편을 통해 학생들의 지역취업 용이성 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수회를 중심으로 대학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교수들은 항의 집회를 하는 등 반대 목소리를 냈다.

교수들은 "교육부에서 구조조정과 관련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라고 요구했지만 정작 교내에서는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TF팀도 교수회 의견을 거부하고 보직교수 등으로 구성했다. 학과 통폐합 기준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경남과기대 5개 학과 학생들도 지난 6일 대학 정문에서 4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한 가운데 학과 통폐합에 반대하는 시위와 삭발식을 하고 서명운동을 펼쳤다.

학생들은 "교내 학사구조조정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대학구조개혁에 역행하고 있으며 단지 교과목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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