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봅시다]추석 연휴 이은 단기방학

올해부터 학사 운영 다양화와 내실화를 꾀하려고 지역별·학교별 다양한 방학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중 사계절 방학인 '단기방학'이 이번 가을에도 있을 예정입니다. 물론 학교 재량이라 가을 단기방학을 하지 않는 학교도 있습니다.

경남도교육청이 취합한 경남지역 초등학교 학사일정을 보면, 총 498개 초등학교 중 117개 학교가 추석 연휴를 끼고 가을 단기방학을 시행합니다. 대부분 학교는 추석 연휴에 이어 10월 2일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가을 단기방학을 앞둔 아이들은 신이 나겠지만, 과연 학부모들은 어떨까요? 특히 맞벌이하는 부부는 단기방학을 앞두고 고민이 많아졌습니다.

학부모 교육정보 커뮤니티인 맘앤톡이 지난 5월 한 달 동안 학부모 94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단기방학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참고해봤습니다.

응답자 중 505명(53.3%)이 단기방학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반대는 362명(38.2%), 모르겠다는 응답은 80명(8.4%)입니다. 학부모 중 380명(40.1%)은 단기방학을 한다면 '학습과 휴식의 균형' '학업 스트레스 완화'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174명(18.4%)은 형식적인 2월 수업 관행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대답했습니다.

한데 단기방학을 하게 되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맞벌이 부부 자녀 돌봄'이라는 응답자가 꽤 많았습니다. 응답자 중 445명(47%)이 우려를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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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민일보DB

김해에 사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한 분과 통화를 해봤습니다. 이 학부모는 "초등학생이 둘이다. 맞벌이를 하는 가정은 단기방학을 환영할 수 없다"고 한숨을 쉽니다. 그러면서 "학교 재량권이라는 것도 이해가 안 된다"며 "집에 홀로 방치될 아이들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도교육청은 맞벌이 가정의 고민을 잘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만족하게 할 순 없는 노릇이겠죠.

특히 정부에서 단기방학 등을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어 아이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고민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단기방학을 할 경우 돌봄교실을 운영하도록 하거나, 고학년 대상으로 도서관을 개방하고, 스포츠클럽을 운영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돌봄교실 운영 등도 확인 과정을 거쳐서 실제로 하고 있는지 파악을 한다고 합니다. 운영을 하지 않을 땐 다시 공문을 보내 독려를 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일부 학교는 돌봄교실 신청자가 적을 땐 운영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 아이는 가방에 가정통신문을 넣어두고 부모님께 보여주지 않아, 그 학교에 돌봄교실 신청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돼 운영이 되지 않는 사례도 있었다네요.

정부 정책이나 사소한 실수로 단기방학 동안 혼자 방치될 아이들을 위한 대책 마련과 적절한 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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