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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 직접 나선 시민…결국 정부 움직였다

[에너지 자립으로 가는 길] (5) 뮌헨 징엔의 지역 에너지

이일균 기자 iglee@idomin.com 2015년 08월 12일 수요일

도내 29개 단체로 구성된 탈핵경남시민행동 박종권 공동대표가 지난 3편 '지역에너지가 희망' 기사에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키(key)는 지역에너지인데요. 맞는 말이긴 한데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는데 미흡하고요. 시민들은 재생 에너지가 과연 원전을 대체할 수 있나? 태양광으로 하면 국토를 덮어야 하고 풍력은 바람 안 불면 안 되고, 또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 등등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좀 쉽게 설명되었으면…. 아쉽군요."

태양·풍력·바이오매스 같은 재생에너지 종류를 언급했지만, 아직 지역에너지 개념조차 없는 우리 실정에서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겠느냐는 말씀이셨죠. 공감합니다. 하지만 조금씩 알아가자는 게 이 기획 취재니까 전체 10편을 통해 조금씩 풀어보겠습니다.

신재생에너지 자체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대해 독자들에게 힌트를 준 곳이 지역신문발전위 공동취재 때 방문한 독일의 징엔이 아니었나 하는데요.

재생에너지로 지역 전체 전력의 10% 이상을 생산한다는 이곳에서 지역 차원 신·재생에너지가 왜 가능한지 알 수 있습니다.

징엔솔라컴플렉스 교육담당 가우클러 씨가 말하더군요. "결국 에너지문제는 정치적 의제일 수밖에 없다. 정부 성격에 따라 재생에너지 확대 여부가 좌우된다." 이어지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국 시민과 지역의 힘이다. 정부를 움직이고, 에너지를 바꾸는 첫 걸음은 시민과 지역이 내딛는다."

독일 바덴뷰르텐베르크주 징엔시의 징엔솔라컴플렉스는 농촌과 도시 융·복합형 재생에너지 확대사업을 하는 유한회사입니다. 솔라컴플렉스 설립 과정은 극적이었습니다.

"재생에너지 전환은 지역에서 결국 시민이 이뤄내는 것"이라고 가우클러 씨가 말한 이유였습니다.

징엔 시민들은 2000년 5월 4일부터 31일까지 23일간 워크숍을 진행했답니다. 누가 시킨 게 아니랍니다. 시민들 스스로 다음 세대에 비용 부담을 주지 않고 어떻게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할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한 대토론회였다는군요. 한번 참여하면 무조건 닷새 동안은 토론을 계속한다는 전제가 붙었다니 정말 독하다 싶더군요.

▲ 폐기물처리장 위에 설치된 독일 징엔 리켈하우젠 태양광 발전시설./공동취재단

결론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을 전담하는 회사 설립이 제안됐고, 예술가인 베네밀러 씨를 대표로 솔라컴플렉스가 만들어졌습니다.

목표는 4만 5000명이 사는 징엔시와 주변 보덴제호수 지역 27만 명 주거지역에 필요한 에너지를 한 세대 안에 100%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이었습니다. 절대 다른 일은 하지 않습니다. 보덴제호수 지역 지름 80㎞ 범위 내 일만 한다는 게 철칙이랍니다.

15년 역사를 지녔고, 징엔시 주변 보덴제호수 지역 27만 명이 사용하는 전기 12%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할 만큼 솔라콤플렉스의 역량은 탄탄했습니다.

7월 9일 이곳을 방문한 기자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재생에너지 형태에 따라 모두 4곳의 발전시설 현장을 견학했습니다.

징엔 시내 본사의 태양광발전과 열병합발전, 고풍스런 징엔성 아래 소수력발전과 스위스 속의 독일인 뷰징엔 지역난방시설, 징엔시 외곽 리켈하우젠 태양광발전소 등이었죠.

특히 폐기물매립장 위에 설치된 태양광패널 시설을 소개할 때 가우클러 씨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태양광 에너지에 대해 가진 오해와 관련된 이야기였죠.

태양광 발전시설 소재를 설명 중인 징엔솔라컴플렉스 교육담당 가우클러 씨. /공동취재단

"태양광은 우리가 생산하는 지역 재생에너지 일부입니다. 건물 지붕이나 이렇게 쓰지 못하게 된 땅 위에 설치하죠. 특별히 청소나 관리를 하지도 않습니다. 내버려둡니다."

패시브하우스의 기본 원리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집안의 열이 밖으로 새나가지 않도록 한다', 즉 '단열'하고 또 '단열'하는 것입니다.

이 원칙은 독일 뮌헨의 아파트에도 한결같이 적용되고 있었습니다.

뮌헨 지하철 중앙역 근처 뮌헨박람회장 주변 '림 주거단지'는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바꾼다는 독일인의 에너지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된 현장이었습니다.

주거단지 내 뮌헨건축센터에서 에너지컨설턴트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나탈리 노하우젠 건축사가 지난 7월 8일 오전 림 주거단지 내 패시브 아파트 3곳을 안내했습니다.

그는 "에너지는 일정하게 필요하다. 중요한 건 에너지를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습니다. 기본 요소는 목재 활용과 벽면 단열재, 삼중창, 집안에서 발생한 연기가 밖으로 새나가지 않을 정도의 기밀성이었습니다.

뮌헨 림 주거단지 내 '바그니스' 아파트의 공동체룸.

그중에서 '바그니스' 아파트의 공동체 생활은 아주 독특했습니다. 모두 50가구인 이 아파트는 애초 콘셉트부터 예사롭지 않더군요.

'생활 효율을 위해 작은 면적에서 살겠다'는 콘셉트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모여 그 실천적 방안으로 일부 '공동체 생활' 개념을 도입했죠. 이런 식이었습니다.

'책은 가능한 한 아파트 내 도서관에 모아놓고 봅니다. 컴퓨터는 공동 컴퓨터룸에 두고 사용합니다. 공동 연장보관함을 두고 필요할 때 함께 사용합니다. 아파트에 연결된 공동체 건물에 도서관과 컴퓨터룸, 공동 바비큐장까지 있습니다.'

나탈리 노하우젠 건축사는 "이 콘셉트는 아파트 내 협동조합을 통해 평가되고 개선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말 독일에서는 협동조합 없는 곳이 없더군요.

나탈리 노하우젠 건축사는 뮌헨시 환경보건부가 관리하는 뮌헨건축센터에서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건축, 에너지 사용 효율화를 추구하는 건축에 대해 파트타임으로 시민들과 상담합니다. 그렇게 각자 세분화한 역할이 있는 60여 명 컨설턴트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뮌헨시는 한 해 에너지절약 예산으로 1000만 유로(약 120억 원)를 쓴다는군요. 패시브하우스 지원, 리모델링 건축 지원, 태양열집열기 설치 지원 등의 사업이 이뤄집니다.

*이 기획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아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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