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밀양 수산교 어획 현장 가보니

4대 강 사업 이후 낙동강 일대 어획량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일대 어민들은 생계 위협을 느끼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수온 상승·용존산소 부족 등으로 통발 속에 잡힌 물고기들이 집단 폐사하고 있다.

2일 오전 마창진환경운동연합과 낙동강 일대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서 만난 밀양시 하남읍 어민 이종천(63) 씨와 정한수(48) 씨는 4대 강 사업에 대해 이를 갈았다.

"공사 전에는 고기 10관(1관은 3.75㎏)을 잡았다면 지금은 1관도 안 돼요."

"장어잡이 미끼 하려고 새우를 통발로 잡는데 싹도 찾기 어려워요. 그나마 잡히는 것도 수온이 높아 허옇게 변색돼 올라옴미더."

그 분기점이 정확히 2011년 밀양 수산교 부근 4대 강 공사 때라는 것이다. "그 모두가 강바닥에 수초가 사라진 것 때문이에요. 고기들 놀이터가 되고 산란장이 됐었는데, 강바닥을 싹 파내면서 수심이 8m까지 깊어지고 지금은 뻘만 남았어요."

밀양시 하남읍 어민 정한수 씨가 통발을 걷어올리지만 기다리는 새우는 찾을 수 없다.

"파낸 강바닥에 부유물이 쌓여 형성된 뻘 속에서 가스가 나온대요. 그러니 뭐가 살아남겠어요?"

이들의 말은 용존산소량이 급감한 점에서 사실로 증명됐다. 동행한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임희자 정책실장은 "2012년에 낙동강에 8개 보가 들어섰다. 그때부터 유속이 느려지고 미세한 입자가 가라앉으며 강바닥에 뻘층이 형성됐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뻘이 썩고 가스가 발생해 저층 생물들이 폐사하고 있다"며 "강바닥 준설로 지금은 수초가 전혀 없는 상태다. 산란처가 사라진 것이다. 재생산이 안 되니까 새우든 고기든 개체수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시 정 씨 말이 이어진다. "공사 전에 붕어가 잡힐 때는 제가 월 수입이 300만∼400만 원은 됐어요. 지금은 장어잡이로 근근이 버텨요. 월 100만 원도 보장이 안 돼요."

"그런데 요즘은 그것도 안 돼요. 장어를 잡으려면 미끼로 쓸 새우가 잡혀야 되는데 이게 아예 없어요."

답답했던지 정 씨가 기자를 보트에 태워 옛 수산교 위쪽 새우잡이 통발어장 현장으로 갔다.

"제가 통발을 100개 정도 내려요. 10일 간격으로 하루 20개씩 통발을 올리면 이맘때쯤 새우가 한 소쿠리는 나왔어요. 그런데 지금 보세요."

밑바닥까지 끌어 올린 통발에는 새우는커녕 씨알도 찾기 어려웠다. 썩어버린 강바닥에 닿아 시커멓게 변색한 그물만 올라왔다. "다른 데로 가보까예?"

다른 통발에도 새우가 없긴 마찬가지였지만, 그물 맨 밑 부분에 새우 한 움큼이 올라왔다. "이거 지금 잡은 게 아임미더. 며칠 전 잡은 걸 여기다 모아놨어요. 그런데 이거 함 보이소."

그리고는 마치 솥에 삶긴 것처럼 허옇게 변색한 새우를 집었다. 수온이 오르면서 용존산소 부족 등으로 죽어 변색된 것이다.

씨알마저 찾기 어려워지는 새우가 그나마 잡혀도 이 모양이니 무슨 수입이 잡힐까.

이 씨가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낙동강 보를 싹 안 없애면 이 문제는 해결 안 됨미더. 어민들이 뭉쳐야 됨미더. 환경단체도 도와주고 언론도 도와 주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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