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지사 "사려깊지 못했다" SNS에 글 올려

학교 무상급식 중단에 반발하고 있는 학부모들이 홍준표 도지사의 미국 출장 중 골프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 있는 조치를 경남도에 촉구했다.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와 창원여성회는 26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회견을 열고 "아이들 급식비는 없애고 무슨 돈으로 해외출장 골프인가"라며 홍 지사를 비판했다.

이들은 "도민은 홍 지사가 도의 재정능력이 부족해 아이들의 무상급식을 중단한다면서 도민의 세금으로 해외출장을 가서 호화골프를 즐기는 뻔뻔하고 부끄럼 없는 행태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영아 창원여성회장은 "정작 본인이 해외출장이라는 중대한 공무수행 중에 업자와 골프를 즐기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여줬다. 도정을 책임지는 지사가 솔선수범해도 모자랄 판에 앞장서 공직기강을 훼손한 이번 사건을 두고 경남도 공직자는 어떤 생각을 가질 것인가. 직원에게 엄격한 도덕성을 강조하면서 자기 자신에게는 너무나 관대한 제왕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교육희망경남학부모회와 (사)창원여성회가 26일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홍준표 도지사의 미국 출장 중 골프 접대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일호 기자 iris15@

미국 출장 중인 홍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골프 파문에 대해 다시 한번 유감 표명을 했지만 무상급식 중단에 대해서는 정당성을 주장하는 글을 잇달아 3건 올렸다.

홍 지사는 "미국 출장 중 금요일 오후에 골프를 했다는 것은 사려 깊지 못했던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집사람 외 두 분은 경남도의 농수산물 수출을 도와 주는 분들로 제가 접대를 해야 할 입장에 있어 제가 비용 400달러를 사비로 지불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사가 되고 나서 이분들의 도움으로 폭스사와 글로벌테마파크 MOU도 맺었고 경남 농수산물 LA 수출도 무려 20배나 늘었다. 무보수 명예직인 통상자문관으로 자원봉사해주는 이분들은 참 고마운 분들이다. 평소 같으면 비난은 받겠지만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일과성 해프닝으로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을 무상급식과 관련을 지어 비난을 하다 보니 일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반대진영의 표적이 됐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좀 더 사려 깊게 처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출장에 부인이 함께 간 데 대해 "저는 정치를 시작하고 나서 해외 장거리 단독출장 시에는 대부분 사비를 들여 집사람과 같이 간다. 특히 해외에 친지가 있을 때는 반드시 집사람을 사비로 대동한다"며 "외국의 경우 부부동반 출장이 원칙인데 우리나라는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그 반대이다. 과거와 달리 해외여행 자유화가 된 지금 이 부분도 이제 좀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홍 지사는 야권의 무상급식 중단 비판에 대해 "정책 논쟁을 개인에 대한 비난 논쟁으로 끌고 가는 것을 보고 참 한심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며 "복지논쟁은 한국사회에 닥칠 거대담론인데 이를 아이들 밥그릇 운운하며 얄팍한 감성에 기대는 기대 이하의 논쟁으로 끌고 가는 것은 바람직한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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