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노조원 사찰 드러나 삼성테크윈 노조, 사과 등 요구

삼성이 삼성테크윈 노조 조합원을 사찰한 정황이 밝혀졌다. 이는 삼성물산 고객만족팀(CS) 직원들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삼성그룹이 삼성SDI 등 계열사 노조에 대한 미행과 감시, 도청을 일삼으며 불법적인 탄압을 해온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왔으나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기에다 사찰 당사자인 전국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는 배후에 삼성그룹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해 파문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경향신문>은 삼성 계열사 주주총회가 열린 13일 삼성물산 고객만족팀 직원 27명이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 삼성테크윈지회 간부들 사찰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지회 조합원들은 13일 주주들에게 자사 한화 일방매각 부당성을 알리려 주주총회 장소인 성남상공회의소 주변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삼성물산 CS 직원들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면 "윤종균 삼성테크윈지회장 등 노조 간부 8명이 오전 7시 20분께 테크윈 주총 장소인 성남상공회의소에 도착해 피켓시위 중" 글과 함께 해당 8명 이름과 직위도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 삼성 직원들은 이어 "7시 46분께 ㄱ 씨 외 3명 전자(C)동 정문 앞 피켓시위 전개", "ㄴ 씨외 1명 위임장 소지 확인 후 5층 다목적홀 주주총회장 입실" 등 지회 조합원들 행동 정황도 세세하게 보고했다.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는 이와 관련해 15일 입장문을 내 "지회는 사찰이 삼성물산 판단만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삼성물산 직원들이 지회 임원과 간부들의 인상착의 등을 상세히 확인한 점에서 이는 삼성그룹(미래전략실 등) 차원에서 주총과 관련해 광범위한 사찰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삼성은 이번 사찰 건을 삼성물산 관계자로 한정해 꼬리 자르듯 무마해서는 안 된다"며 "그룹 차원에서 실질적 책임자의 상황 설명과 함께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약속을 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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