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판·자동차용품…사업가 꿈 안고 한길 달려온 '뚝심 인생'

김민길(창원시 성산구) 씨는 34살이다. 많다고 할 수 없는 나이에 '사업가' 길을 걷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확실히 기억나지 않지만, 사업 쪽에 마음이 갔다. 그 큰 줄기에서 벗어나지 않고 지금까지 달려왔다. 그 꿈에 도달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좌절이 필요하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우직이 나아갈 생각이다.

그는 현재 1인 기업체를 운영 중이다. 업종은 산업안전용품이다. 제조업체 작업 현장에 필요한 안전화·안전복 같은 것들이다.

처음에는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창원에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있다.

"20대 후반에 안전화를 만드는 곳에서 일했습니다. 안전화·안전복은 공장 있는 곳이라면 4계절 24시간 필요하잖아요. 유행 타지 않는 괜찮은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쪽에서 일하는 대부분이 40대 이상이더군요. 판매·홍보 쪽이 좀 부족한 면이 있어 보였습니다. 저같이 젊은 사람이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개인소셜미디어를 잘 활용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 배우고 나와서는 3년 전 온라인쇼핑몰을 만들게 된 거죠."

온라인쇼핑몰이다 보니 집이 곧 사무실이었고, 일인다역을 할 수밖에 없었다. 물건 가져오고, 주문받고, 상품 포장하고, 택배 부치고, 홍보물 제작하고….

물건은 이전 회사에서 받아 파는 방식이었다. 조금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업체 쪽에서도 연락이 와 5~6개 브랜드를 취급할 만큼 구색도 갖췄다. 조금씩 자리 잡아가면서 온라인에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 매장까지 마련했다.

김민길 씨는 꿈에 도달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좌절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지만 우직이 나아갈 생각이다.

"창원지역에 공장이 많잖아요. 안전화 같은 건 각 회사에서 공급해 주지만, 아무래도 제품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이제는 안전화도 디자인이 각양각색으로 잘 나오거든요. 겉으로 보면 등산화와 구분 안 되는 것도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장에 직접 오셔서 사비로 구매하시는 분이 의외로 많아요. 안전화는 최하 3만 원에서부터 10만 원는 것도 있습니다. 비싼 것은 아무래도 외부충격 완화, 미끄럼 방지, 깔창, 디자인 등에서 차이가 나죠."

그는 창원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은 가지 않았다. 일찍부터 사업에 시선을 두고 준비해 왔다.

"어릴 때 집안이 그리 못사는 것도, 잘사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돈을 좀 많이 벌어 안정적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업 경험과 밑천을 쌓기 위해 처음 시작한 것이 좌판입니다. 창원 도계동 시장에서 모자·액세서리 같은 것을 가져와 팔았죠. 1년 정도 했는데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자동차용품 사업에 도전했다. 스스로 자동차에 관심이 있어 동호회 활동도 했기에 자신 있었다. 온라인으로 시작해 오프라인 매장까지 두며 야심 차게 이어갔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과 전문적으로 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의욕만 가지고 섣불리 시작했다가 오래 버티지 못하고 손 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택배 일 등 회사생활을 통해 이런저런 경험을 쌓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요즘은 매일 오전 9시 즈음 나와 오후 8시 이후에나 집으로 향한다. 주말에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장으로 향한다. 사실 온라인매장을 함께 운영하기에 출·퇴근 개념이 큰 의미도 없다. 집에 있다가도 제품 관련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컴퓨터 앞에 앉아 작업한다. 아내·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적을 수밖에 없어 미안한 마음이다. 그래도 나중을 위해 젊은 지금 좀 더 고생해 볼 생각이다.

"제가 대학을 가지 않았는데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간에 제 목표를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했으니까요. 아내와 10년 연애하다 결혼했는데, 늘 불안해하는 마음이죠. 지금 제 수입이 또래 직장인보다 좀 많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아직 시작단계에 불과하고요. 좀 더 안정적으로 만든 후에는 안전용품을 프랜차이즈식으로 키워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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