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땐 선수단 축소 불가피…꼴찌 상주, 주전급 제외 가능성

프로축구 경남 FC가 '생존왕'의 위엄을 다시 떨칠 수 있을까?

24일 현재 경남은 7승 15무 15패(승점 36점)로 리그 10위다. 잔류 안정권인 10위에 랭크돼 있지만 변수는 11위 성남이다. FA컵 결승전 관계로 리그 36라운드를 치르지 않은 성남은 7승 13무 16패(승점 34점)로 경남을 바짝 추격 중이다.

자동강등(12위)이라는 '최악'은 면했지만 11위도 안심할 수 없는 순위다. 성남이 남은 2경기에 모두 승리하면 경남은 29일 상주와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11위가 된다. 챌린지 2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잔류 여부를 가려야 한다.

◇강등만은 피하자 = 경남으로선 상상조차 하기 싫은 시나리오다. 챌린지리그에선 경찰청-광주 승자가 클래식 승격을 노리고 있다.

만약 경남이 승강 PO에서도 져 내년 클래식 무대에서 사라지면 심각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경영진 경질은 불가피하고 선수단 규모도 대폭 줄여야 한다. 연간 30억 원을 지원하는 메인스폰서 역시 잡은 손을 놓을 수 있다.

구단주인 홍준표 도지사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팀 해체'를 전격적으로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축구단은 연간 100억 원 이상을 사용하는 '애물단지'기 때문이다.

올 시즌 경남은 극심한 재정 위기를 맞았다. 거제에 본사를 둔 대우조선해양이 연간 30억 원을 후원하면서 급한 불을 끄긴 했지만 자력 생존이 불가피한 구조가 돼버렸다.

이런 현실에서 2부리그 강등은 경남 FC의 미래를 더욱더 불투명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지난 8월 3일 김해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경남과 서울의 경기에서 전반 6분 스테텐(오른쪽에서 두 번째)의 선제골이 터지자 함께 기뻐하고 있는 경남 선수들. /경남 FC

◇일정은 경남에 유리 = 10위 경남은 1경기, 11위 성남은 2경기를 남겨놓고 있지만 일정은 경남에 유리하다.

성남은 FA컵 때문에 미룬 36라운드를 26일 인천과 치르고, 사흘 뒤 상승세 중인 부산과 리그 최종전에서 맞붙어야 한다.

23일 서울과 FA컵 결승전에서 성남은 주전 선수가 총출동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체력적인 부담이 문제다. 1주일 사이에 3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이기에 경남은 성남의 체력이 바닥나길 고대하고 있다.

경남은 7일간의 휴식기를 통해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었다. 리그 최종전 상대가 꼴찌 상주라는 점도 호재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상주 상무는 이미 강등이 확정됐다. 동기부여가 사라진 상주는 주전급 선수를 모두 제외하고 경기에 나설 공산이 커 경남의 승리가 유력하다.

◇생존 경우의 수는? =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경남은 리그 최종전을 이기고 성남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성남이 인천과 부산을 모두 잡으면 경남은 자동으로 11위가 확정된다. 하지만 성남이 남은 2경기 중 1게임이라도 비기거나 져 승점 6점을 챙기지 못하면 경남이 10위가 된다. 물론 상주에 승리했을 경우다.

문제는 경남이 최종전에서 패할 때다. 성남은 승점 2점만 챙겨도 골득실에서 경남에 앞서 잔류가 결정된다. 경남은 골득실 -20으로 -9의 성남에 크게 뒤진다.

결국 경남은 최종전에서 무조건 이겨야 한다. 비기거나 지면 클래식 잔류가 불투명해진다. 성남이 2경기 중 1경기만 이겨도 경남은 승강 PO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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