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남이가>첫방송 호응, 무상급식 논란 다뤄…시나리오 작가 이지호 씨 등 제작 "지역정치사 다루며 답답함 깨고파"

팟캐스트(podcast)란 인터넷을 통해 배포하는 라디오 형식의 매체로 애플사의 아이팟(ipod)에서 pod과 방송이라는 의미의 broadcast에서 cast를 따 조합한 단어다. 지난 2012년 큰 인기를 끌었던 <나는 꼼수다>가 대표적인 팟캐스트다.

초기 아이폰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간 팟캐스트의 주 청취자는 20~30대 젊은이들이다. 때문에 이를 대선을 앞둔 시기에 반짝하는 유행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팟캐스트는 최근까지 그 종류와 청취층을 다양화하며 인기를 더하고 있다.

최근 창원 지역에도 시사 팟캐스트 방송이 생겼다. 지난 6일 첫 녹음을 한 <우리가 남이가>가 그 주인공이다. <나는 NC다>를 제작한 바 있는 시나리오 작가 이지호 씨 등이 제작하고 지역 공공미디어 단체가 제작 지원을 했다.

첫 회에선 이지호, 임종윤(회사원), 황원호(창동목공방 운영) 씨가 출연해 무상급식 논란을 다뤘는데 산만하지만 대체로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팟캐스트 포털 사이트인 팟빵 순위에서도 300위권에 드는 등 출발이 좋다.

지난 6일 <우리가 남이가> 첫회를 녹음하고 있는 이지호, 임종윤, 황원호(왼쪽부터) 씨. /<우리가 남이가> 제작진

"우리 방송을 듣고 (무상급식에 대해)어느 편에 서야 할지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이 있다. 방송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잘 전달이 돼서 기쁘다."

이지호 씨는 첫 방송을 이렇게 평가한다. 팟캐스트를 즐겨 듣는 한 청취자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내서에 사는 한 시민은 "<정봉주의 전국구>나 <이이제이>등을 즐겨 듣는데 <우리가 남이가>도 재밌게 들었다. 특히 진행자(이지호)의 억양이나 말투가 <이이제이> 등에서 들었던 소리와 비슷해서 친숙했다"고 평가했다. 현대사 전문 팟캐스트인 <이이제이>는 2012년부터 최근까지 120여 개의 에피소드를 방송했고 아이튠즈 기준 2000여 개의 청취자 반응이 달린 인기 팟캐스트다.

"지역의 정치사를 다루고 싶다. 알려진 것도 해야 하겠지만 덜 알려진 것, 잘 몰랐던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자료를 모으고 좋은 출연자를 섭외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씨의 계획이다. 그는 "3·15와 부마항쟁의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마산이 되었으면 좋겠다. 극단적으로 보수화한 지역의 정서를 깨고 싶다"며 '정치적인 답답함'을 깨는 데 <우리가 남이가>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랐다. 팟캐스트의 장점에 대해 그는 "주요 매체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 생각 있고 끼 있는 사람들이 스스로 미디어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며 대안 매체로서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러나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인기 팟캐스트 대부분이 수익 모델을 못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인기 팟캐스트엔 광고가 붙기도 하지만 수익을 낼 만큼은 아니다.

또한 청취층이 여전히 일부 세대에 한정돼 있다는 점도 한계다. <우리가 남이가> 첫 회에 출연한 창동목공방 황원호 씨는 "좋은 시도이긴 하지만 한계는 분명하다. 일단 나이든 사람은 듣기 힘들다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겨우 기사 정도 찾아보는 것이 전부인데 팟캐스트를 찾아 다운받기를 기대하는 건 무리다. 또한 지역적인 한계도 있다. 우리가 다룰 수 있고 다루고자 하는 내용은 우리 지역 문제인데 이는 보편적인 전국 청취자들의 관심사와는 차이가 있다"며 한계를 지적했다.

하지만 시민이 미디어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팟캐스트는 여전히 가능성이 높은 미디어다. <우리가 남이가>도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뭉친 경우다. 편하게 나누는 대화에서 채우지 못한 목마름을 스스로 미디어가 되어 해소한 것이다.

제작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방송을 시작한 목적은 두 가지다. 첫째는 지역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경남 분들 중 한 분이라도 지역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지역의 알려지지 않은 정치인을 소개하는 것이다. 우리는 늘 찍을 사람이 없다고만 하지 실제 누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른다"며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우리가 남이가>는 지금 두 번째 방송을 준비 중이다. 새로운 게스트를 알아보고 있으며 시그널 음악도 편곡을 통해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가 남이가>를 듣기 위해선 아이튠즈와 애플 홈페이지( http://www.apple.com/kr/itunes )에 접속해 검색해도 되고 팟빵( http://www.podbbang.com )에서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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