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7일까지 전시…'목판화 운동 선구자' 오윤 등 작품 한자리에

김해문화의전당 기획전시 '한국현대미술의 흐름Ⅶ-리얼리즘전'이 윤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영남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리얼리즘전은 △비판 △참여 △부산경남 세 갈래로 나눠 진행한다. 한국 리얼리즘의 변천을 쉽게 이해하려면 차례로 보는 게 도움된다.

'비판'은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사가 큐레이터를 맡았다.

1980년대 초 창립해 민중미술을 꽃피웠던 '현실과 발언'의 1980~90년대 작품을 볼 수 있다.

현실과 발언은 민중미술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았다.

현실과 발언 중심 인물이던 목판화 운동의 선구자 고 오윤의 '가족'과 '강쟁이 다리쟁이'가 대표적이다. 급격한 도시화로 상처받은 내면을 표현한 인물들의 표정이 인상 깊다.

1980년대 강원도 탄광촌에 들어가 작업했던 황재형의 '태백에서', '겨울사북'은 탄광촌 으스름한 풍경을 느끼게 해준다.

'참여'는 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이 맡아 1980년대 현장미술가들의 작품을 내놓았다. 당시 활발하게 활동했던 광주자유미술가협회와 두렁, 인천 갯꽃 등 미술 그룹을 소개하고 두렁판화 16점과 최병소의 '장산곶매'를 복원해 전시한다.

선이 굵은 그림에서 강렬함이 느껴진다. 전시장 한편에는 당시 민주화운동과 대학교·거리에서 휘날렸던 걸개그림을 담은 영상을 펼쳐 현장감을 살렸다.

'부산경남'은 김재환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사가 기획했다. 1980년대 형상미술 작가와 부산지역 현장에서 활동했던 작가를 재조명했다.

이태호의 '우리시대의 초상-야구선수'와 박경효 등이 그린 걸개그림 '현대중공업 투쟁사'를 만날 수 있다. 롯데 자이언츠, 현대중공업 등 익숙한 소재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담았다.

이영준 김해문화의전당 전시교육팀장은 "한국 현대미술에서 리얼리즘 미술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하지만 정치적인 논리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이번 전시는 리얼리즘 미술을 대대적으로 소개하고 부산·경남지역의 리얼리즘 미술을 재조명하는 의미 있는 자리다"라고 했다.

12월 7일까지. 문의 055-320-1261.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