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2월에 설치…감시기 설치 이전까지는 휴대 측정기로 측정

정부가 방사능 오염 우려가 있는 일본산 고철이 많이 수입되는 마산항에 방사선 감시기를 내년 2월에 설치한다. 방사선 감시기 설치 전까지는 일본산 고철 수입선이 들어올 때 부두에서 휴대측정기로 현장측정을 하기로 했다.

이 같은 일본산 수입고철 방사능 안전대책은 <경남도민일보>가 일본산 고철이 많이 들어오는 마산항과 진해항에 방사선 감시기가 없어 방사능 오염물질 유입에 무방비라는 것을 제기한 지 한 달여 만에 나온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마산항에 내년 2월, 진해항에 내년 7월 방사선 검사기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원안위 생활방사선안전과 남정경 사무관은 "일본산 고철이 많이 들어오는 마산항에 방사선 감시기를 내년 2월에 설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감시기는 일본산 고철이 하역되는 창원시 귀산동 5부두 쪽에 설치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이후 안전대책으로 이듬해 공항과 무역항에 방사선감시기를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생활주변 방사선 안전관리법'을 제정해 시행해왔다. 그러나 전국 31곳 항만 가운데 7곳(32대)에만 감시기가 설치됐고 마산항과 진해항을 비롯한 나머지 항만에는 없었다. 고철수입이 많은 데도 설치 계획도 잡히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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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시 귀산동 마산항 5부두에서 하역되고 있는 수입 고철. /표세호 기자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한 보도와 마산창원환경운동연합 등 지역 단체들의 대책 촉구가 잇따르자 원안위는 마산항과 진해항 방사선 감시기 설치계획을 확정했다. 특히 이번 국회 국정감사에서 일본산 수입고철에 대한 안전문제가 쟁점이 되면서 감시기 설치 전까지 수입중단 요구까지 나왔었다. 마산항 관리기관인 마산항망청과 진해항 담당인 경남도도 원안위에 감시기 설치 촉구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수입된 고철 가운데 일본산은 마산항(39만 4655t)이 70%(27만 8063t), 진해항(4만 3014t)은 60%(2만 6226t)를 차지했지만 이들 고철은 항만에서 방사선 측정 없이 반출됐다.

더구나 수입고철 안전 무방비 문제제기 이후에도 일본 고철은 계속 수입되고 있다. 마산해양항만청은 올해 1월부터 9월말까지 마산항으로 고철이 23만 459t 들어왔고, 이 가운데 63%(14만 4611t)가 일본산이라고 집계했다. 진해항으로 올해 일본산 8000t이 들어왔는데 지난 7월 이후 수입된 고철은 없다.

내년 2월 마산항 방사선 감시기 설치 전까지 안전대책도 마련됐다. 일본산 고철 수입선이 들어오면 마산세관,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 수입업체가 부두에서 휴대용 측정기로 검사를 해 문제가 없을 때 하역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안전조치는 원안위, 항만청, 세관, 보건환경연구원이 함께 논의한 결과다.

현장 측정은 원안위가 현장 검사와 보고 절차 등을 세부 정리해서 세관과 보건환경연구원에 통보하면 시행될 계획이다. 남정경 사무관은 "감시기 설치 전까지 대책으로 현장검사를 하기로 했고, 이번 주에 세부내용을 각 기관에 통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난 23일 마산항만청에서 원안위는 방사선과 고철수입 절차에 대한 안전 등에 대한 설명회를 했다. 이날 설명회에는 하역작업을 하는 항운노조, 항만청, 수입업체, 세관, 보건환경연구원 등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도보건환경연구원은 항만 현장 측정과 별개로 마산항과 진해항 바닷물, 수입고철 사용 업인 창원의 한국철강과 포스코특수강 주변 측정을 매달 1차례 정기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원은 지난 17일 항만 바닷물을 채취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연구원 위생화학과 이승진 주무관은 "현장 측정은 원안위로부터 문서가 오면 시행할 계획이고 별도로 매달 1차례 해수측정과 수입고철이 들어가는 공장주변 측정은 바로 시행한다"며 "300nSv(나노시버트)/h를 초과하면 이상이 있는 것인데 지금까지 도내 방사선취급업체 정기측정에서는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연구원은 도내 방사선취급 허가업체 89곳에 대해 지난 2012년부터 1년에 두 차례 정기 측정을 해왔다.

마산항으로 고철을 수입해 사용하는 한국철강은 건설 현장에 들어가는 철근, 조선·발전설비·산업기계 등 금형을 생산한다. 포스코특수강은 와이어 로프,·스프링, 자동차·산업기계·조선 등 부품, 자동차·가전·공구에 들어가는 금속제, 발전소 특수합금, 배판용 파이프 등을 만든다. 또 진해항을 통해 고철을 수입해 사용한 부산 녹산공단의 대한제강은 철근 등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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