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채운배 함안경찰서장

"저의 장점은 진솔하고 의리를 중요시하며 이해관계에 집착함이 없이 업무에서도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을 배척해 맡은바 업무에 대해 나의 임무가 무엇인가를 알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뇌합니다" "그리고 나 자신도 물론 중요하지만, 경찰조직의 자존심을 중요시하면서 합리적이고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스타일입니다."

1979년 8월 1일 자로 순경 전경특채로 경찰에 입문해 지금은 경찰의 꽃이라고 불리는 총경에까지 오른 사람이 있다.

현재 함안경찰서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채운배(58·사진) 총경.

그는 제주도 출신으로 우도가 고향이다.

중·고교 시절 늘 전교 1·2등을 차지할 정도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그에게는 당시 남다를 정도의 왜소했던 체격이 항상 콤플렉스였다.

그래서 공부밖에 모른다는 주위의 소리도 듣기 싫었고, 공부만 잘해서는 안 되겠기에 태권도를 시작하게 됐다.

왜소하고 날렵했던 타고난 체질 덕에 그는 제주시 도민체전에서 은메달을 획득할 정도로 태권도에 빠져들었고, 태권도에 빠져든 것이 인생의 2막을 알린 것이다.

대입 준비 무렵 '무도전투경찰' 특채를 시행한다는 소식에 응시했던 그는 당시 제주지역에서는 2명을 모집했는데 2명 중에 포함됐다. 공부에 이어 태권도에도 남다른 기량을 발휘한 그는 군 복무 시절 태권도 사범역할을 하고 군 복무를 마친 후 1979년 무도경찰로 경찰에 특채 입문했다.

경찰에 입문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이라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대비해 경찰 대테러 특수부대가 창설되면서 그는 무도경찰 출신답게 당당하게 특공대원 모집에 응시했다.

8차에 달하는 모든 시험을 통과해 63명으로 구성된 제1기 특공대의 일원이 된 것이다.

그는 1995년 10월 경감급인 서울경찰특공대 제대장 요원시험에 1등으로 합격하면서 이듬해인 1996년 8월 20일 국내 최초 테러사건으로 규정됐던 연세대 사건이 발생하자 진압작전 제대장으로 투입돼 헬기침투 작전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을 잊지 않았다.

8층 옥상에서 장기 농성 중이던 한총련 소속 400여 명을 검거해 대테러 작전 업무에 공헌한 것이다.

이 밖에도 탈영병 사건과 인질테러 등 수많은 대테러 작전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아왔다.

당시 대입 준비 중에 군입대를 했기에 못다 한 공부는 일선에서 형사, 외사 업무를 하면서 한국방송통신대학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했다. 특출한 영어 발음은 처음 만나는 사람과 영어로 대화하면 재미교포로 착각할 정도란다.

그런 영어 실력을 인정받아 1986년 하얏트 호텔에 투숙한 영국인 피터 브래드쇼(Peter Bradshow), 사기 사건을 제주지검에서 통역하고, 1993년 제주지검에서 미국 테네시주 검찰총장(전미 검찰총장 협의회 의장 겸직) 버슨(Burson) 부부가 당시 박종철 검찰총장 초청으로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도 5일간 통역을 맡았다. 1994년 대한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 전소 사건에서도 캐나다인 기장 우즈(G. Woods)의 통역을 맡아 영어 실력을 발휘했다.

이런 영어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재외연수나 교육의 기회도 잦았다.

1984년 미 8군 폭발물 처리 교육을 비롯해 1991년 미 CIA 폭발물처리 전문가 과정, 1996년 미 연방항공청(FAA) 항공기 테러 전술 교육, 1997년 워싱턴 세계 IED(사제폭발물) 세미나에 한국대표로 참석하였으며 1998년에는 미 공군특수전학교 교육을 이수하기도 했다.

채 총경은 단순하고 성격이 강직해 공과 사를 분명히 밝히다 보니 현실에 타협하지 않고, 원칙을 중시한 탓에 융통성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제주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시절 카지노와 유흥업소에 대한 일제단속 계획을 수립하면서 단속과 관련한 청탁을 들어주지 않아 주변으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스스로 외롭다는 느낌 없이 후회 없이 살아왔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험난한 정의의 길을 추구하기에 삶에 있어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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