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재검토 의견 무시한 채 건설 동의 지적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환경피해 우려 지적에도 통영 미륵도 골프장 건설에 동의해 지난여름 환경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문제가 제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은 14일 환경부 지역·유역환경청 국정감사 자료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낙동강청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의견을 무시하고 골프장 건설에 동의해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4월 환노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은 KEI가 골프장을 건설하면 △한려해상 경관조망과 지형훼손 △인근 도서지역 생태네트워크 훼손 등 우려를 이유로 골프장 사업 재검토 의견을 냈는데도 낙동강청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을 공개했었다.

◇토사 피해 통영 미륵도 골프장 = 미륵도 골프장은 통영시 산양읍 영운리에 18홀 규모로 조성 중이다.

낙동강청은 이 골프장 사업에 대해 경관영향, 과도한 산림과 지형훼손 최소화 계획 등을 조건부로 통영시에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동의해줬고, 공사는 지난 6월 시작됐다.

이인영 의원이 밝힌 낙동강청이 동의해준 환경영향평가에는 공사 중 환경피해 저감을 위해 토사발생·유입 예상 지역에 가배수로 설치, 임시 침사지 겸 저류지 설치, 이중 오탁방지막 설치 등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지난여름 폭우가 내렸을 때 골프장 건설현장에서 내려온 토사로 인근 바다가 흙탕물로 변하자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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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21일 경남 통영시 산양읍 통영골프장 공사현장 주변 수로에서 흙탕물이 흐르고 있다. 이 때문에 영운만 바다가 온통 황토빛으로 물들었다./연합뉴스

이 의원은 KEI 재검토 의견에도 낙동강청이 이를 무시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낙동강청이 환경영향평가 협의 책임을 KEI에 떠넘기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1일 환경부는 설명자료를 통해 "KEI가 골프장 계획이 반영된 상위 계획인 통영도시관리계획에 대한 사전 환경성 검토 당시 낙동강청에 '의견 없음'을 제시했다. 한데 후속 환경영향평가 단계에서 사업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 정책 연속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주변 환경여건에 중대한 영향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마쳤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KEI가 '의견 없음'으로 회신한 것은 통영시 도시관리계획 수립용역에 대한 검토사항으로서 미륵도 골프장 개별 건에 대한 환경성검토 사례가 아니며, 골프장 건에 대한 환경성검토 주체는 KEI가 아니라 낙동강청인데 그 책임을 KEI에 전가하는 것은 타당한 근거로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라도 낙동강청은 미륵도 골프장 건설과 관련해 환경영향평가를 부실하고 무리하게 동의한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추가 환경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철저한 사후 환경영향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4대 강 사업 문제는 계속 = 장하나 의원은 국토부의 4대 강 사후환경조사에 대해 제대로 된 조사가 아니라는 전문기관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환경부 의뢰를 받은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작성한 것인데, 2012년도 국토부 4대 강 사후환경조사서에 대한 공통적인 검토의견은 △조사를 위한 조사 △사후환경조사 목적에 부합하지 않음 △생태계 영향과 보전대책 실효성 파악할 수 없음 △보 설치 전후 영향 조사·분석하지 않아 하천생태계 변화·영향 정도 파악할 수 없음 등이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정부가 4대 강 사업 전에 환경영향평가를 졸속으로 작성해서 많은 비판을 받았으면서도 사업후 환경훼손 대책을 마련하고자 수행한 사후환경영향평가 역시 부실투성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환경영향평가법상 전문기관이 부실보고서 개선을 요구했음에도 2013년 조사서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2013년도 환경부에 제출된 <낙동강 살리기 사업 사후환경영향조사 결과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낙동강에서 법정보호종 24종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낙동강 사업 이후 자취를 감춘 동물은 △담비·하늘다람쥐·물범 포유류 3종 △남생이 파충류 1종 △조류 검독수리·노랑부리백로·소쩍새·수리부엉이·저어새·참수리·호사도요 등 20종 등이다.

장 의원은 "끝날 줄 모르는 4대 강 잔혹사로 동물들이 전설이 되어가고 있다. 생물다양성협약총회 의장국 지위가 부끄러울 정도다"며 재자연화로 강의 생명력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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