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비춤] 경남의 진짜 '가을야구'…강력한 선발진에 불펜진 강화 수비 불안 ↓ 타선 짜임새 ↑

1군 진입 2년 만에 4강 반열에 올라선 NC의 숨은 비결은 뭘까?

지난해와 비교해 강점은 극대화하고, 약점을 최소화해 연착륙에 성공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지난 시즌 NC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선발진이었다.

2013 시즌 NC의 팀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모두 74회였다. 선발투수의 자질을 평가하는 잣대 가운데 하나인 QS는 리그 전체 1위로 우승팀 삼성(70회)을 압도했다.

물론 신생팀 특혜로 외국인 선수를 1명 더 보유했지만, NC는 리그에서 가장 안정된 선발 투수진을 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즌 도중 아담이 빠졌고, 확실한 5선발 투수가 없어 이태양, 노성호, 이성민이 번갈아 투입됐음에도 찰리가 23회, 이재학이 17회, 에릭이 16회로 강력한 '원투스리'펀치를 자랑했다.

올 시즌에는 선발 투수 자원이 더욱 강력해졌다.

기존의 강력한 선발진에 더해 올 시즌 영입한 웨버가 제 몫을 다해주면서 팀 승리의 절반 이상을 선발진이 책임지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최소화한 NC 다이노스가 1군 진입 2년 만에 4강에 올라서는 쾌거를 이뤘다. /경남도민일보 DB

11일 현재 62승 1무 52패를 기록 중인 NC는 이 중 63%에 해당하는 39승을 선발진의 힘으로 일궈냈다. 찰리가 11승으로 팀의 유일한 두 자릿수 승리 투수지만 뒤이어 이재학(9승), 에릭, 웨버(각 8승)가 제 몫을 했고, 이민호, 이성민, 노성호도 모두 승리 투수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해 최대 약점으로 꼽힌 수비 불안은 외부 수혈로 단단히 봉합했다.

NC는 FA가 된 외야수 이종욱과 유격수 손시헌의 영입으로 지난해 불안했던 센터라인을 강화했다.

약점으로 평가받던 포수 포지션도 김태군의 성장으로 다른 팀에 뒤지지 않게 됐다.

마무리 김진성은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시즌 22세이브를 기록하며 새로운 소방수 대열에 이름을 올렸고, 불펜에서도 오랫동안 무명생활을 했던 원종현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함층 두터워진 마운드를 구축했다.

타선은 무서울 정도로 일취월장했다.

나성범과 테임즈는 지난해 부족했던 팀의 응집력을 높이고 있다. 나성범은 11일 현재 28홈런(공동 5위), 95타점(4위)에 올라 있고, NC 최초의 외국인 타자 테임즈도 29홈런(4위), 108타점(2위)으로 최고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고졸 3년 차 박민우도 줄곧 도루 부문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며 신인왕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중이다.

김경문 감독과 재계약하며 확실히 힘을 실어준 것도 보이지 않는 힘이 됐다.

대부분 감독들은 계약 마지막 시즌에는 당장의 성과를 위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팀 운영을 하지 못할 때가 있다. 이를 NC는 재계약으로 미연에 방지했다. 자연히 감독의 거취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코칭스태프도 훈련과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고, 코칭스태프의 안정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으로 이어졌다.

주장 이호준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이호준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올 시즌은 초반부터 전력 질주를 해볼 생각이다. 슬로 스타터라는 이미지가 많지만 이를 극복해 팀의 목표인 4강을 향해 달려보겠다"고 다짐했고, 그는 성실하게 약속을 수행 중이다.

유독 시즌 초반과 인연이 없던 이호준은 4월과 5월 각각 5홈런, 20타점, 4홈런, 20타점을 기록하며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냈다.

불과 1년 사이 더욱 촘촘해진 팀 조직력으로 거침없이 달린 NC는 가을야구 주인공의 한 자리를 사실상 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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