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봉암교·봉암로 일대 집중호우에 마비…우수관 추가 설치·보강공사 등에도 역부족

25일 창원지역에 최대 240㎜의 폭우가 쏟아져 창원기상대 북창원관측소 관측 이래 가장 많은 폭우로 기록됐다.

창원지역은 지난 2009년 7월 창원관측소 269㎜, 2012년 9월 북창원관측소 232㎜ 등 여름철 폭우에 안전지대가 아니다. 이에 따른 치수방재가 어느 곳보다 절실하다. 하지만 이 같은 경험에도 똑같은 지역에서 또다시 침수피해가 발생해 시 치수방재 행정에 오점을 남겼다.

◇상습침수 지역 또 당했다 = 이날 내린 폭우로 창원공단에서 마산시가지로 이어지는 봉암교와 봉암로 일대는 침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도로가 마비되다시피 했다.

이는 봉암교 마산 방면 끝지점에서 산사태가 나 마산 방면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차례 내린 폭우로 관련 방재대책이 수없이 시행됐지만 이번 폭우에 또 속수무책이었다.

특히 이날 이곳 침수지역은 해수면 영향도 받지 않았다. 집중호우가 한창이던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해수면은 30㎝ 안팎이었다. 만조 때 최대 187㎝까지 상승한 것에 비하면 훨씬 못미친다. 지난 2009년 7월 폭우 피해 당시 해수면은 63㎝였다.

그렇다면 침수 원인은 뭘까. 일단 시간당 강우량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게 당국 설명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이곳이 바다와 맞닿은 해안 저지대라 침수 피해가 많긴 하지만 간조 때는 물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특징이 있어 웬만한 비에는 쉽게 침수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이날 내린 비의 양이 워낙 많아 바닷물 들지 않는 상태였음에도 배수가 잘 안됐다"고 밝혔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로 인근 침수된 차량을 소방서 관계자들과 견인차 기사들이 끌어내고 있다. /박일호 기자

창원시는 이 지역 상습침수를 막고자 지난 2013년 12월과 올해 6월 우수관과 우수박스를 설치하는 공사를 완료했다. 또 지난 6월부터 오는 9월 준공 예정으로 봉덕삼거리 주변 우수박스와 우수관 추가 설치 작업을 해왔다.

이 관계자는 "이번 같은 폭우에 대비하려면 근본적으로 이 지역에 펌프장을 설치해 배수를 원활히 해야한다"며 "현재 설립 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인데 또 침수가 생겨 난감하다"고 밝혔다.

봉암교 마산 방면 산사태도 폭우엔 단골로 일어난다. 창원시도 일찍이 이곳 경사지 안전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자주 보강공사를 해 왔다. 지난 2012년 9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이 일대에 보강 공사를 했다. 그런데 공사를 한 지 1년여 만에 인근 구간에 산사태가 발생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청 관계자는 "봉암교 자체가 완만한 산 경사지를 절개해 만든데다 이곳 토질이 암반이 아니라 모래·흙으로 되어있어 비가 오면 언제든 도로쪽으로 토사가 밀려들 확률이 높다"면서 "몇해 전 이 일대에 산불이 나 탄탄한 뿌리로 토양을 지지해 준 소나무가 모두 불탄데다 자생한 나무가 활엽수로 뿌리가 깊지 않고, 아직 어린 나무가 많아 언제든 같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 점에 비춰 도로면에 콘크리트를 이용한 절개지 보강공사를 해 근원적인 안전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25일 오후 산사태가 난 봉암교 인근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동 도로에서 경찰이 차량을 우회시키고 있다. /표세호 기자

◇창원 침수지역 = 먼저 오후 1시 30분께 창원 창곡삼거리~신촌광장 교차로 1.5㎞ 구간이 침수해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 됐다. 오후 5시가 넘어 창곡삼거리 쪽은 차량 운행이 재개됐지만 신촌광장 교차로에서 봉암교 마산방향은 퇴근 시간까지 차량 통행이 이뤄지지 못 했다.

봉암교를 지나 마산자유무역지역 후문으로 이어지는 봉암로 일부 구간(경남모직~2공구 앞 3㎞ 구간)도 침수해 4개 중 3개 차로가 통행 불능 상태에 빠졌다.

창원시 성산구 외동 한국산업단지공단 동남권본부 앞 도로도 하수 역류로 오후 1시 15분부터 3시 30분까지 전면 통제됐다. 침수지역을 빠져나오지 못한 차량 6대가 견인돼 안전지대로 옮겨졌다. 비슷한 시각 의창구 대원동 용원지하차도 창원에서 마산 방향도 침수돼 부분 통제됐다.

성산구 반지동 반지사거리 역시 침수돼 오후 1시 40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부분 통제됐다. 사파동 토월지하차도 역시 오후 2시 30분께 침수돼 약 1시간 동안 차량이 통제됐다.

창원 성산구 퇴촌동을 지나는 국도 대체우회도로 25호선 정병터널 인근에서는 산사태가, 신촌동 장복터널 입구에는 낙석이 발생해 일대 도로가 부분 통제됐다.

더구나 오후 2시 25분께 창원 성산구 신월동 한 주택에서는 아이 2명을 포함한 일가족 4명이 지하 1층에 갇혀있다 범람한 빗물이 들이닥치기 전 가까스로 빠져나와 목숨을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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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2시 40분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앞 댓거리 버스정류소 일대가 물에 잠겨 있다./김구연 기자

옛 마산지역 도로도 침수피해가 심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 뒤편 산복도로 일부가 침수돼 차량 통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남대 정문 앞 월영광장도 밤밭고개에서 비탈을 타고 흘러내린 흙탕물로 차량 통행에 위험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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