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률 60%, 완공예정일 2015년 2월 25일…현장에 가봤더니

40여 년 동안 콘크리트 밑에 숨어 있던 회원천이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회원천은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동 무학산 동쪽 앵기밭골에서 발원해 마산 도심을 지나 마산합포만으로 흘러든다. 1970년대 회원천 하류인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구간의 하천을 덮고 마산자유시장(오동동 아케이드) 건물이 건설돼 2011년까지는 완전한 회원천의 모습을 감상할 수 없었다. 

그러던 것이 2009년 복원사업 시행과 2011년 마산자유시장 철거로 예전 모습을 되찾고 있다.

지난 2009년 4월 22일 자 <경남도민일보>기사에 따르면 그해 4월 환경부가 추진하는 ‘청계천+20 프로젝트(수질악화 등의 원인으로 기능을 잃은 전국 20여 개 하천을 서울 청계천처럼 복원하는 사업)’의 일부로 마산 교방천 생태하천 조성사업이 성사되자, 회원천 복원사업도 함께 시작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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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2동 마산여자중학교 앞 회원천 알림판./최환석 인턴기자

회원천 복원사업은 국토해양부 주관으로 ‘하천재해예방’이 중심이다. 따라서 지어진 지 오래된 마산자유시장 건물과 하천복개 구조물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철거 대상으로 지목됐다.

2011년 8월 자유시장 건물 철거공사가 끝나면서 그동안 가려졌던 회원천의 모습이 드러났다. 현재는 이곳에 생태하천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다. 

10일 오후 1시께 회원천 상류인 마산회원구 회원2동 마산여자중학교 앞에서 하천이 바다와 만나는 마산합포구 오동동까지 물길을 따라 걸어가며 회원천의 현재 모습을 살펴봤다. 

회원2동 마산여중 앞에서 상남동 북마산 중앙시장까지는 하천의 모습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에 마산합포구 상남동은 대부분 구간이 주차장이나 도로 등으로 가려져 있었다. 북마산 중앙시장 앞은 공영주차장에, 경남전자고등학교 주변은 3.15대로에 가려 하천의 모습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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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하천 조성 공사 현장에서 물길 옆으로 돌을 쌓아 둔 모습./최환석 인턴기자

생태하천 조성공사가 진행되는 마산합포구 오동동 마산자유시장이 있던 곳은 서원곡 유원지에서 내려오는 교방천과 회원천이 만나는 곳이기도 해 공사 규모가 꽤 컸다. 

오동동 아케이드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했던 마산자유시장. 블로그 <김주완 김훤주 지역에서 본 세상>에 따르면 70~80년대 마산 수출자유지역과 한일합섬의 노동자 수가 5만여 명에 달할 때, 이들의 소비문화를 흡수한 곳이 바로 이곳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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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생태하천 조성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로 지나는 주민에게 위치를 확인해야 할 정도로 이전의 건물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창원시청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회원천 생태하천 조성 공사 공정률은 60%, 공사 완료 예정일은 2015년 2월 25일이다.

공사 현장에는 물길 옆으로 돌을 깔아 만든 길과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등이 설치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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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천과 교방천이 만나는 지점에 생태하천 조성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최환석 인턴기자

합포로를 지나 합포만 주변 회원천 하류는 나무판으로 만든 산책로가 설치돼 있었다. 또한 곳곳에서 미꾸라지와 피라미 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곳은 원래 주차장이 있었다고 한다. 오동동에서 태어나 70여 년을 회원천 옆에서 살아왔다는 한 주민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징검다리가 물살에 쓸려 무너지면, 동네 어른들이 다시 복구했던 기억이 난다”며 “처음 이곳 주차장을 없앤다고 하자 아케이드 상인들이 손님 끊어진다며 반발했는데, 결국 아케이드도 철거됐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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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동 마산자유시장. 현재는 철거돼 흔적을 찾을 수 없다./블로그 <김주완 김훤주 지역에서 본 세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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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동 마산자유시장이 있던 장소. 지금은 생태하천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다./최환석 인턴기자

그렇다면 회원천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생태하천 조성을 어떻게 생각할까? 

산호동에 사는 지정숙(61) 씨는 “복개돼 있을 때보다 가꿔진 지금의 모습이 훨씬 좋다”며 “남편과 자주 산책하면서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회원동 주민은 “지금 공사가 거꾸로 진행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교방천과 회원천 물길이 모이는 곳은 비가 많이 오면 물살이 거세고 수위가 높아져 위험한데, 거기다 인공적으로 돌을 쌓았으니 나중에 돌이 넘어와 더 위험할 수 있지 않느냐”며 “회원천의 원래 모습을 유지하면서 보수 공사 정도만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가는 회원천이 반가웠지만, 회원천 상류부터 하류까지 곳곳에 버려진 생활쓰레기는 ‘옥에 티’였다. 공사 완료까지 환경관리가 잘 이루어져 완전한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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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 상에 네모 칸으로 표시된 곳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장소다./다음 지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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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는 생활 쓰레기들./최환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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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천 하류의 모습. 하천 옆으로 나무로 만든 산책로가 설치돼 있다./최환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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