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회째, 적자운영 탓에 지난해부터 규모 축소…급격한 관객 감소

'미술시장 신 블루칩'으로 불렸던 통영아트페어가 지원 기반을 제대로 갖출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행정기관의 충분한 지원 없이 지역 작가들이 사비를 들여 운영하는 방식으로는 발전이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 2009년 처음 열린 통영아트페어는 합격점을 받았다. 통영 최초·최대 미술시장이 열려 나전칠기로 대표되는 12공방 400년 전통을 확립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경남의 또 다른 종합미술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엿보였다. 당시 고 송인식 동서화랑 대표도 큰 기대를 드러냈었다.

하지만 올해 5회째를 맞은 통영아트페어는 협소한 전시실과 예산 부족 문제 등으로 고민이 깊다.

지난 27일 오후 3시 통영아트페어가 열린 통영시민문화회관 대전시실 모습은 바깥 풍경과 달랐다. 통영중앙시장과 동피랑 마을을 찾은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통영시민문화회관 입구와 달리 한산했다.

관람객은 한 가족뿐이었고 연명예술촌 회원 작가 몇 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 8일 시작한 통영아트페어는 8월 3일까지 총 4부로 나눠 진행된다.

지난 27일 통영아트페어가 열린 전시실 내부. 한산한 모습이다. /이미지 기자

주마다 전시가 달라진다. 갤러리 중심, 경남전업미술가협회 등 초대전, 연명예술촌 회원전 등으로 구성됐다. 너른 공간에서 작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경남아트페어와 비교된다.

이유는 적자운영, 즉 예산 탓이다.

연명예술촌과 통영아트페어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통영아트페어는 지역에서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통영시 예산이 가장 큰데 1·2회 각 800만 원, 3·4·5회 각 1600만 원이다.

장치길 통영아트페어 집행위원장은 "1~3회는 통영실내체육관에서 개최하고 지난해부터 통영시민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었다. 체육관은 보통 5000만 원 이상 비용이 든다. 부스비와 조명, 도록, 현수막 배너 등 비용과 초청 작가 숙박비가 나간다. 그동안 시 지원금 이외 경비는 대부분 작가가 냈다. 이렇게 3년간 해오니 부담이 아주 컸다. 그래서 아트페어 장소를 소규모 전시실로 옮겼다"고 말했다.

장소 이동은 흥행과 직결됐다.

장 위원장은 "관람객 반응이 크게 차이 난다. 관람하러 한 번 오지 두 번 오기 쉽지 않다. 마음먹고 왔는데 전시실 규모가 작고 작품 수도 적으니 실망한다. 하루 평균 관람객은 몇십 명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통영시도 고심하는 부분이 있다. 저력 있는 문학과 음악에 비해, 12공방을 잇자고 출발하기는 했지만 전시 분야는 아직 미흡하기 때문이다.

신철기 시 문화예술과장은 "공간이 부족해서 전시를 쪼개 진행했다. 굵직하게 치러지는 음악제와 비교가 된다"면서 "제대로 치르려면 예산이 수반되어야 한다. 당장 지원 규모를 밝힐 수 없지만 내년에는 체육관에서 열어 작품을 한자리에 내놓을 계획이다.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4부를 끝으로 막을 내리는 통영아트페어는 오는 8월 3일까지 최행숙 초대작가전과 연명예술촌 회원전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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