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력 약한 여성 노년층 특히 빈발 넘어진 후 옆구리 통증 느껴지면 병원에

'꽝' 하고 미끄러지는 엉덩방아 찧기는 겨울철 빙판길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지금 같은 여름철에도 조심해야 한다. 비 오는 길뿐만 아니라 워터파크와 계곡, 수영장 등 물놀이 중 낙상사고가 빈번하다.

보험개발원이 지난 18일 발표한 '최근 3년간 생명보험의 정액 입원보험금 지급자료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여름철에는 낙상사고와 충돌·베임·폭발사고, 디스크·관절질환으로 입원한 환자가 많았다. 이 가운데 낙상사고는 남성은 20~40대, 여성은 30~50대에서 많이 발생했다.

넘어져서 다치는 낙상사고가 여름철에도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반성배 창원 the큰병원 신경외과 원장은 "여러 이유 가운데 장마를 떠올릴 수 있다. 비가 오면 평소 익숙한 길도 지면과 발 사이 형성된 수막 때문에 마찰력이 줄어 미끄러지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풍광이 좋은 계곡과 바다, 대형 워터파크, 수영장 등 야외활동에서도 낙상이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비가 올 때 건널목 페인트 선은 마른 상태보다 60% 정도 마찰력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겨울철처럼 웅크리고 다니지 않아 넘어질 일이 없을 것 같지만 폭우나 소나기 탓에 넘어지는 사고가 잦다.

워터파크나 수영장에서 엉덩방아를 찧기도 한다. 워터파크는 레저와 물놀이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시설이지만 물기가 흥건한 딱딱한 바닥은 위험하다. 계곡에서도 주의해야 한다. 물때나 이끼가 낀 돌들이 울퉁불퉁해 미끄러지기 쉽다.

사람이 갑자기 넘어지면 반사적으로 손을 땅에 짚게 된다. 이럴 때 손목 관절을 다칠 수 있다. 넘어질 때 순간 충격이 체중의 2~10배 정도이기 때문에 무리가 간다. 낙상사고로 발목이 꺾이기도 하고 무릎 인대를 다치기도 한다. 한 번 낙상사고를 당하면 어깨, 엉덩이 등 여러 곳을 다칠 수 있다.

낙상은 젊은층보다 상대적으로 평형감각과 사고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노년층 가운데서도 남성보다는 뼈와 근력이 약한 여성에게 발생하기 쉽다. 골다공증이 진행되는 뼈가 약한 노인과 폐경 여성은 뼈가 쉽게 부러지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여름 휴가지는 계곡과 워터파크보다 해변의 모래사장이 좋다. 부상 위험도 작지만 일광욕을 할 수 있어 비타민 D 형성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물놀이를 하다 낙상이나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한다.

엉덩방아를 찧은 후 일어나기 어렵다면 척추와 고관절 골절 부상을 의심해야 한다. 일단 급하게 일어서면 안 된다. 무리해 움직이면 해당 부위 뼛 조각이 다른 조직을 찌르는 등 더 큰 부상이 생길 수 있다.

체중이 뒤로 쏠리면서 넘어지면 척추가 으스러져 납작하게 눌린 척추압박골절이나 엉덩이뼈가 부러지는 고관절골절과 같은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척추압박골절은 척추 뼈에 살짝 금이 가거나 뼈가 주저앉아 허리와 가슴, 아랫배, 엉덩이까지 통증을 느낀다. 특히 옆구리가 찌릿찌릿 아프거나 기침할 때 허리에 통증이 나타난다.

반성배 원장은 "낙상사고를 당하면 일단 급하게 일어서려 하지 말고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119구조대에 연락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척추압박골절은 간단한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 증상이 심각하면 찌그러진 뼈를 다시 복원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을 해야 한다"며 "여름휴가 때 조금 더 주변을 살피고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름철 낙상 예방법은 생각보다 쉽다.

비 오는 날 외출할 때 구두나 샌들은 피하고 밑창이 거친 신발을 신는 게 좋다.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는 아쿠아 슈즈도 유용하다.

'조리'라고 부르는 슬리퍼(플립플롭)도 물기가 많은 곳에서 위험하다. 얇은 줄 하나에 발가락을 끼우고 밑창이 매끄러워 조금만 미끄러워도 넘어질 수 있다. 물기가 있는 곳에서는 보폭을 줄여 천천히 걷는 게 좋다.

물놀이를 위한 안전수칙도 확인하자. 물에 들어가기 전 준비운동을 하고 식후 1시간 이내에는 물놀이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수영장과 워터파크에서는 뛰지 말고 워터파크 물벼락과 파도타기에서 충돌을 주의해야 한다.

물 밖으로 나오면 담요 등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장시간 물놀이를 했다면 무릎 밑에 베개를 놓고 휴식을 취하자.

/도움말 반성배 창원 the큰병원 신경외과 원장

<여름철 낙상 예방 수칙>

- 비 오는 날 외출 때 밑창이 밋밋한 신발과 홈이 파인 신발은 피하자. 굽이 높은 신발도 자제.

- 젖은 계단이나 경사가 있는 곳을 내려갈 때는 난간 손잡이 필수.

- 빗길에서 뛰지 말고 보폭을 줄여 천천히.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뒷짐 지기는 위험.

- 가정 내 낙상사고 대비해 욕실에는 매트 깔고 환기.

- 햇볕을 자주 쬐는 등 골다공증에 대해 미리 예방하고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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