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우 밀양 부북면 대책위원장 인터뷰

농성장 강제철거를 앞둔 밀양시 초고압 송전탑 현장은 긴장감이 가득했다. 농성장을 찾은 10일 오후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연대자들과 농성장을 지키고 있었다.

밀양시 부북면 평밭마을 129번 농성장에서 만난 이남우(72) 할아버지는 사회정의와 민주주의가 짓밟히는 현장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밀양 765㎸ 송전탑 반대대책위원회 부북면위원장을 맡아 송전탑 반대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밀양 송전탑 부북면 대책위원장 이남우 씨.

-밀양시가 11일 농성장 강제철거를 하고 한국전력이 공사를 강행한다는데.

"옛날 낡아빠진 전원개발촉진법으로 헌법을 짓밟고 있다. 기본생존권을 빼앗지 말라. 평생 일궈온 터전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 그런데 정부와 공기업이 이렇게 짓밟는데 더 분노가 터진다. 사회정의와 민주주의가 짓밟히고 있다. 미래세대가 걱정스럽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지 의문스럽다. 가슴 아프다."

-국책사업이라고 정부는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데.

"정당성 있게 송전 사업을 한다면 희생하겠다. 정부 '할아버지'라도 정당하게 하면 물러설 수 있다. 그러나 선로가 오다가 마을 가까운 쪽으로 오고 이럴 수 없다. 이치우 어르신이 분신자결하고 작년에는 유한숙 어르신이 음독자결하지 않았는가. 한전의 잘못된 사업은 40년 동안 굳어졌다. 세월호 참사와 밀양 송전탑 사태는 같다."

-농성장 강제철거를 한다면.

"목숨 걸고 저항할 것이다. 가스통도 있고 쇠사슬 목줄도 있다. 경찰이 우리를 꼼짝 못하게 하고 목줄을 끊으려 하더라도 발버둥 칠 것이다."

-국민께 하고 싶은 말씀은.

"사회정의가 짓밟히고 있다. 인간 존엄성이 칼질당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안 된다. 미래세대를 위해서 동참해주시길 간절히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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