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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단 4개…동네 국밥집서 정성을 맛보다

[경남 맛집]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하동돼지국밥'

박정연 기자 pjy@idomin.com 2014년 04월 23일 수요일

맑은 국물, 밥 따로, 소면 없음.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하동돼지국밥의 3가지 특징이다.

주인장 김애희(63) 씨는 지난 1999년부터 국밥집을 운영했다. 가게 이름은 이전에 가게를 운영하던 사장의 고향이 하동이라는 이유 말고는 없다.

눈에 띄지 않는 간판에 손님 테이블은 4개뿐이다. 다소 허름한 듯 보이는 가게에 들어서면 돼지고기 잡내가 물씬 풍긴다.

테이블 50여 개에, 수십 명의 직원이 달라붙어 3교대 24시간으로 돌아가는 대형 프랜차이즈 국밥집의 풍경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깔끔한 내부 구조와는 거리가 멀고 속도감에서도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주문 즉시 나오는, 사실상의 '패스트푸드' 국밥집과 달리 '기다림'이 필요한 곳이다. 손님이 많을 때는 한참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김애희 씨의 고향이 충남 부여인데 지역 특유의 느긋함과 여유로움이 몸에 밴 것도 같다.

내부가 좀 지저분한 것에 대해선 "혼자 일하다보니 신경을 많이 못썼다"고 미안해 했다.

기다린 돼지국밥이 나왔다. 투박하면서도 불순물 없는 듯한 맛이 좋다.

우유 빛깔처럼 뽀얗게 나오는 돼지국밥 국물을 먹어왔다면 다소 맑은 국물에 낯선 느낌을 받을 수 있겠다. 하지만 혹 덜 끓인 것 아닌가, 재료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의심하면 곤란하다. 집집마다 국물을 내는 방법이 달라서인데 뼈를 많이 쓰면 우윳빛 육수가 되지만 하동돼지국밥처럼 살코기 비율이 높으면 투명해진다.

김 씨는 "부위에 따라 삶는 시간이 다른데, 우리 집은 내장을 안 쓰고 살코기 부위만 쓴다"며 "삼겹살은 50분, 사태살은 1시간을 삶는다"고 설명했다.

   
  하동돼지국밥의 대표 메뉴 주물럭(가운데)과 돼지국밥(오른쪽). /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하동돼지국밥의 국밥 종류는 단 한 가지뿐이다. 내장국밥, 순댓국밥, 섞어국밥, 따로국밥 등 잡다한 구분이 없다. 대신 물에 빠진 고기가 싫은 사람은 삶은 고기와 국물이 따로인 수육 백반을 주문해 먹으면 된다.

"이것저것 하면 맛도 없고, 혼자 다 해내지도 못해요. 순대 같은 건 직접 만들어 쓸 엄두가 안나요. 공장에서 나온 걸 갖다 쓰는 건 못하겠고."

밥은 따로 나오는 게 기본이다. 식당마다 차이가 있는데 주방에서부터 말아져 나오지 않는다. 따로 나오면 기호에 따라 말지 안 말지 선택할 수 있어 좋다.

따로 나오면 밥알의 윤기도 확인할 수 있다. 따로 나오는 식당의 밥 상태가 말아져 나오는 식당보다 대체로 좋은 건 그 때문이다.

   
  돼지국밥./김구연 기자  

소면이 없다. 돼지국밥에 소면을 꼭 넣어 먹는 사람이라면 아쉽거나 불만이 있겠다. 물론 국물 맛을 흐린다는 이유로 소면을 넣지 않는 사람에게는 감사한 일이 되겠지만 말이다.

함께 나오는 양념된 정구지(부추)도 기호에 따라 국밥에 넣을지 말지 선택하면 된다. 후추를 싫어하는 사람은 미리 빼달라고 말해야 한다. 주인장이 주방에서 고춧가루와 후추를 살짝 뿌려주기 때문이다.

오랜 단골 중에는 국밥보다 '주물럭'을 찾는 이가 더 많다.

2인 이상 주문 가능해 혼자 갔을 때 못 먹는 게 아쉽기만 하다. "비법이 없다는 게 비법이지"라는 주인장의 말처럼 생고기에 고추장과 간장을 비벼 만든 양념장으로 주물럭 주물럭 해주면 끝이다.

돌판 위에 양념된 고기를 얹고, 여기에 양파, 당근, 대파, 버섯을 썰어서 같이 익혀 초벌구이해 손님상에 내놓는다. 휴대용 가스버너 위에 올려진 주물럭 돌판은 불 조절을 해가며 먹으면 된다. 상추 등 채소 쌈으로 고기를 먹은 뒤 밥을 돌판에 얹어 비벼 먹어도 되고, 고기와 양념을 조금씩 덜어 밥과 함께 비벼 먹어도 된다.

   
  주물럭 /김구연 기자  

어쨌거나 밥 한 그릇 뚝딱은 금방이다.

돼지고기는 근처 식육점에서 구입한다. 채소나 부식 재료는 매일 오후 3시면 트럭을 끌고 오는 채소 장수에게 사서 쓴다.

김애희 씨는 "볼품없는 집을 왜 소개하냐"고 여러 번 손사래를 쳤다. 가게는 비록 허름해 볼품없을지언정 맛은 전혀 볼품없지 않다.

   

<메뉴 및 위치>

◇메뉴 : △돼지국밥 6000원 △수육백반 7000원 △주물럭 7000원(2인 이상 가능).

◇위치 :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북17길 16(산호동).

◇전화 : 055-247-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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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

    • 박정연 기자
  • 삶이 예술이다. 문화체육부 기자 박정연입니다. 공연(연극·음악·무용 등)분야, 맛집, 서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무엇이든지 귀기울입니다. 연락처 010-5119-6213, 메일 pjy@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