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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 자극하는 요리, 실크로드를 맛보다

[경남 맛집] 김해시 서상동 우즈베키스탄 음식점 '사마리칸트'

박정연 기자 pjy@idomin.com 2014년 02월 05일 수요일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문화를 체험하는 것과 같다.

우즈베키스탄 요리 전문점 '사마리칸트'를 찾아 김해 서상동 다문화거리에 들어서는 순간 이방인이 되었다. 마치 외국 여행을 온 것처럼 거리에는 여러 언어로 소통하고 서로 다른 향을 지닌 사람들로 넘쳐났다.

서상동 다문화거리에는 21곳의 다문화 음식점이 즐비한데,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이 5곳으로 가장 많다. 그 밖에 인도, 몽골,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필리핀, 중국 음식점이 모여 있다.

한 건물 2층에 있는 사마리칸트에 오르고자 계단을 밟는데 코끝에 전해지는 특유의 향에 온몸이 찌릿하다. 우즈베키스탄인으로 가득한 식당에서 자리를 찾지 못해 어리둥절하게 서 있으니 등 뒤에서 "안녕하세요"라는 말이 들려온다.

   
  소고기볶음밥. /박정연 기자  

손님이 들어오면 일단 자리부터 안내하고 보는 여느 (한국) 식당과는 달리, 이방인에게 공간을 둘러볼 시간을 한참 준 후에 주인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가왔다.

3분 넘게 메뉴판을 뚫어져라 들여다보는데도 주인장은 '추천해 드릴까요'라며 끼어들지 않는다. 고개를 들고 "뭘 먹어야 하나요" 묻자 한발 앞으로 다가와 메뉴를 꼼꼼하게 설명해준다.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대부분 이슬람교 신자이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지 않아 주로 소고기나 양고기로 요리를 한다. 대체로 간단한 조리법으로 재료 고유의 성질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특징이다.

주인장 이스칸다르(40) 씨의 추천으로 소고기볶음밥, 양배추 고기말이, 양고기 꼬치, 닭고기 꼬치를 시켰다.

소고기볶음밥은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전통 음식이자, 우즈베키스탄 문화를 맛보고자 하는 한국 사람들이 식당에 와서 주로 시켜먹는 음식 중 하나다.

한국인이 떡국을 해먹으며 설을 보내듯이, 우즈베키스탄인들은 고유 명절인 3월 21일 '나브루즈'에 오쉬 또는 팔롭이라 부르는 소고기볶음밥을 만들어 나눠 먹는다.

   
  양배추 고기말이. /박정연 기자  

나브루즈는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으로, 고대 페르시아 문화권에 있던 나라들은 3월 21일을 기점으로 새해를 시작한다.

이스칸다르 씨는 "1000명이 거뜬히 먹을 수 있는 큰 솥에 소고기볶음밥을 만들어 잔치를 연다. 평소에는 숟가락으로 먹지만 이날만큼은 손으로 볶음밥을 먹는다"고 설명했다.

오쉬는 소고기와 쌀을 팬에 넣고 당근, 콩, 양파, 건포도와 함께 기름에 볶는데, 이때 빠지지 않는 것이 '지라'라는 향신료다.

지라는 고산지대에서 나는 식물로 6월에 꽃이 피며 7월에 맺은 열매가 향신료로 쓰인다. 이 지라향 때문에 우즈베키스탄 음식을 못 먹는 타국 사람도 종종 있다.

소고기볶음밥은 기름진 음식이라 반드시 샐러드를 곁들이는 게 좋다. 다른 메인 요리를 주문할 때 샐러드와 함께 논(빵), 차를 기본으로 주문하면 된다. 립톤차 대신 탄산음료를 마셔도 좋다.

양배추 고기말이는 주문한 4가지 음식 중 가장 덜 기름지고 지라향도 강하지 않으며 담백하게 먹기 좋은 요리였다.

   
  양고기 꼬치와 닭고기 꼬치. /박정연 기자  

고기 만두와 비슷한 양배추 고기말이는 삶은 소고기가 비칠 정도로 양배추를 얇게 말아 부드럽다. 양배추 고기말이 두 점과 함께 담긴 피망 고기말이 한 점은 색깔은 강렬하지만 맛은 자극적이지 않다. 잘 삶긴 피망은 만두피와는 차원이 다른 식감을 선사한다.

양배추 고기말이를 먹을 때는 논이라 불리는 빵을 함께 먹는다. 기호에 따라 빵을 곁들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한국식으로 말하면 공기밥 없이 반찬만 시켜 먹는 것과 같다.

샤슬릭으로 익히 알려진 양고기 꼬치 요리는 우즈베키스탄에서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내놓는 음식이다.

지라향이 깊게 밴 양고기 꼬치는 접시에 장식처럼 곁들인 생양파나 피망을 함께 먹으면 특유의 향에서 오는 거부감을 달랠 수 있다. 양고기에 익숙하지 않다면 대용으로 닭고기 꼬치도 있다.

서비스로 나오는 요구르트 맛도 일품이다. 인도의 요구르트인 라씨와는 또 다른 맛이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떠 먹는' 요구르트보다는 묽고 달지 않은 게 특징이다.

요리를 먹는 동안 종종 곁을 지키며 어떻게 먹는지 알려주던 이스칸다르 사장은 우즈베키스탄 사마리칸트에서 나고 자랐다.

그래서 식당 이름도 '사마리칸트'라고 지었는데, 사마리칸트는 우즈베키스탄 제2의 도시로 공업과 문화의 중심지다.

실크로드 문명의 요충지로 알려진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중부 내륙에 위치하며 동서양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공화국 붕괴 전까지 속국으로 존재했으며, 그해 12월 8일 독립을 선언하고 우즈베크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에서 우즈베키스탄공화국으로 국명을 개칭했다.

이스칸다르 사장은 지난 2008년 9월에 사마리칸트를 열었다. 한국과는 원단 사업을 하며 2003년 처음 연을 맺었다.

"사마리칸트는 일요일에 손님이 제일 많아요. 쉬는 날 고향 음식을 먹으면서 힘을 내는 거죠. 평일 낮에는 한국 손님이 주로 오고, 저녁에는 일을 마치고 오는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많죠."

그는 "우즈베키스탄 손님들이 오면 친구가 되고, 한국 손님들이 오면 사마리칸트를 소개하고 알릴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소고기볶음밥 7000원 △양배추 고기말이 7000원 △양고기 수프 6000원 △양갈비 감자바베큐 1만 원 △양고기·소고기·닭고기 꼬치 4000원.

◇위치: 김해시 가락로 94번길 5-5 (서상동). 055-331-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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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

    • 박정연 기자
  • 삶이 예술이다. 문화체육부 기자 박정연입니다. 공연(연극·음악·무용 등)분야, 맛집, 서평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무엇이든지 귀기울입니다. 연락처 010-5119-6213, 메일 pjy@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