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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동안 장사하며 인생 쓴맛 단맛 다 봤지

[가족인터뷰]조카 임종윤이 쓰는 이모 김경임 이야기

남석형 기자 nam@idomin.com 2013년 10월 04일 금요일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내가 어렸을 때 이모가 많이 돌봐주곤 하였다. 그래서인지 이모와는 비밀 없는 친구처럼 잘 지내왔다. 세월이 흘러 어렸던 내가 결혼을 하고 이모도 많이 섭섭한지 결혼식 날 눈물을 흘렸다. 이종사촌들을 돌보는 내 마음이 이모가 어릴 적 나를 돌봤던 그런 마음인 것 같다. 늘 열심히 사는 이모는 창동에서 17년 동안 장사를 해왔고, 이제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다. 이모의 사업이 크게 번창하고 더욱 더 행복한 가족이 될 것이라 믿는다. 나 조카 임종윤(28·사회복지사)이 이모 김경임(44·자영업)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모는 창동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했었는데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어?

"처음 사회생활은 성음사레코드(옛날 시민극장 옆)에서 5년정도 일을 했지. 그 인연으로 '사장님 빈 가게가 있는데 장사 한번 해볼래'라는 말에 시작하게 되었지. 처음에 뭘 할지 몰라 친구 조언으로 옷가게를 시작했어. 혼자서 서울 동대문에 물건 주문하러 가보고는 무섭고 걱정도 많이 되었는데 부딪쳐보니 재미가 있더라고. 그리고 소품으로 핸드백, 신발 등을 판매하다 우연히 핸드백 한가지로 승부를 걸었는데, 운이 좋았는지 오늘날까지 이어주는 매개체가 됐단다."

-장사하면서 좋았던 점과 슬펐던 일은?

"장사하면서 좋았던 점은 내가 돈을 벌고 모은다는 거야 . 너도 알다시피 네 외갓집이 어릴 적엔 가난해서 우리가 직접 다 돈을 벌어야했지. 운이 좋아서인지 돈도 잘 모으고 외할머니께 용돈도 드리고 결혼준비도 혼자 다 하고 착실하게 잘 모았던 것 같아. 슬펐던 일은 처음에 장사하던 그 건물이 망하면서 전세금도 잃고 사기도 당하고…. 장사를 하면서 속된말로 쓴맛 단맛 다 알게 되었지. 그러면서 더 강해졌고 가족이 있기에 가족을 위해서 더 힘을 냈지."

-어릴 때 엄마가 일을 하셔서 이모가 나랑 동생이랑 많이 돌봐줬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 우리 돌보기 힘들지 않았어?

"그때 이모 나이가 20대 중반쯤이었어. 친구들하고 놀고 싶은데 네 엄마가 자꾸 애들을 돌봐 달라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날들이 많았지. 몇 번을 천사와 악마랑 다투다가 한번은 네 동생을 데리고 친구들을 만나러 갔었지. 그때 당시 친구들이 한창 나이트클럽을 좋아해서 언니 몰래 나이트에 네 동생 데리고 간적이 있었어. 어디다가 맡기고 갈 수는 없고…. 그땐 얼마나 친구들과 놀고 싶었던지. (하하) 또 이모가 요리를 잘 못했었는데 그땐 너희는 밥하고 계란만 있으면 아주 좋아했단다. 그래서 계란밥을 자주 만들어주곤 했지."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이모네 가족  

-문득, 이모부 만난 이야기가 궁금해 지는데?

"생각나는 이야기들을 말해줄게. 이모는 그때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안해봐서 그냥 극장에 가면 표 끊고 영화보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영화관 앞에서 먼저 와서 기다리고 표도 미리 끊어놓고하는 모습에 처음 감동받았지. 그리고 세 번째 만난 날은 드라이브하다 의령에 있는 용국사라는 절에 갔는데, 이모부 하는 말이 '그 절은 주차장부터 절 입구까지 333개 관음상이 있다. 여기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손을 잡고 지나가야 하는 속설이 있다'면서 손을 잡고 가는거야. 우습지만 그렇게 했지. 근데 가면서 손에서 땀이 서로 나는거야. 빼지도 못하고, 어쩌면 둘이 다 순진했나? 네 번째 만났을 때는 마침 이모 생일이었어. 마산 가포 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데 웨이터가 케이크와 장미꽃을 들고 오는거야. 이모부가 로맨틱하게 이벤트를 준비했던거지! 또 반지를 선물로 주는데 손가락에 딱맞았어. 마치 내가 영화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았어! 그렇게 인연이 된거야. 이모가 잘 선택한 것 같아. 지금껏 아무 탈 없이 애들 잘 키우고 마음 맞추고 살고 있으니. 물론 부부가 싸울 때도 있지만, 서로 더 잘 살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해."

-막상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하니 어때?

"너도 알다시피 이모가 결혼을 늦게 했잖아. 조카인 종윤·영롱이를 보면 어찌나 예쁘던지. 너희처럼 착하고 멋진 아이를 낳고 싶었는데, 이모 소원처럼 정말 이 세상에서 제일 멋지고 예쁜아이를 가지게 되었네.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같고 지금도 정말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주고 있으니 정말 고마워."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이모네 가족  

-이모는 경은이랑 홍길이를 마산YMCA 아기스포츠단으로 유치원보냈잖아. 어땠어?

"처음에 인근 유치원을 보내려고 했는데 네 엄마와 아기스포츠단을 나온 너의 권유가 컸어. 공장 과자 안먹기 운동, TV안보기 운동, 숲속학교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건강하며 성숙하게 자랐던 것 같아. 특히 홍길이는 마산YMCA축구교실을 통해 지금도 다른 축구교실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단다. 축구를 잘하게 된 것도 마산YMCA 덕분인 것 같아. 꾸준히 축구교실에 참가하여 실력을 쌓을 수 있었던 거지."

-그럼 경은이랑 홍길이 자랑좀 해줘.

"나의 딸 경은이는 정말 착한 순둥이지. 어릴 때부터 동생한테 양보하고 엄마·아빠한테 투정 한번 안하고 공부도 열심히 잘하고, 한마디로 FM이지. 나의 아들 홍길이는 정말 재간둥이야. 공부면 공부, 피아노면 피아노, 축구·달리기 못하는 게 없단다. 어떻게 이런 아이들이 우리한테 왔는지 이보다 더 행운이 있을까? 너무 오버했나? 고슴도치도 제 새끼가 예쁜 법!"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장사 때문에 바쁜 어느 날 우리 딸이 말했지. '엄마! 아이들 방치도 아동학대래.' 이 말을 듣는 순간 멍했지. 돌아보니 그동안 우리가 장사한다고 애들만 있게 한 날이 많았어. 난 먹을거 사놓고 원하는거 사주고 해서 그게 조금은 미안했지만 잘못이라 생각은 안했는데, 딸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어. 내가 참 소홀했구나 싶더라고. 그리고 깨달았지. 돈이 인생에 전부가 아니라는 걸.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이제는 더 많이 가족과 어울리고 같이 추억을 만들어야겠다 싶어. 앞으론 아이들이 넓은 세상을 보며 더 큰 꿈을 가지고 컸으면 좋겠어. 그리고 우리 네 식구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내고 싶어."

-마지막으로 이모에게 가족이란?

"가족은 지칠 때는 힘을 내고 기쁠 때는 힘이나고, 가족은 에너지다!"

/임종윤 객원기자

경남건강가정지원센터-경남도민일보 공동기획으로 가족 이야기를 싣습니다. '건강한 가족이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는 취지로 마련한 이 지면에 참여하고 싶은 분은 남석형 (010-3597-1595) 기자에게 연락해주십시오. 원고 보내실 곳 : nam@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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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석형 기자

    • 남석형 기자
  • 경제부 기자입니다. 부동산·금융·건축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제보뿐만 아니라, 주변 따듯한 이야기도 늘 환영입니다. 휴대전화 010-3597-1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