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도 '2013 경남 민속문화의 해' 사업…오광대 상업성 확보 동시에 보존·전승

'2013 경남 민속문화의 해'를 맞아 경남도가 경남 고유의 민속 문화인 '오광대' 전파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경남 민속문화의 해는 경남도와 국립민속박물관 공동 주관으로 변혁의 근대를 지나오며 평가절하됐던 지역 고유의 민속문화를 조사하고 발굴해 살찌우는 동시에 문화관광상품이나 스토리텔링 대상으로 삼으려는 작업이다.

이미 제주(2007년), 전북(2008년), 경북(2009년), 충남(2010년), 전남(2011년), 충북(2012년)이 이 사업을 추진했고 앞으로 강원(2014년), 경기(2015년)가 남아 있다.

경남도가 도내 다양한 민속문화 가운데서도 '오광대'에 주목한 것은 하나의 탈놀음이 같은 도내에서만 전파되어 전승돼 온 유일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오광대를 처음 연구한 민속학자 석남 송석하(1904~1948)에 따르면 오광대는 합천 초계 밤마리(현재 합천군 덕곡면)에서 시작돼 경남 각지로 퍼졌다. 통영, 고성, 거제, 가산, 진주, 창원, 신반, 산청, 마산, 김해 등으로 전승됐다. 부산지역인 동래와 수영에도 같은 계통의 야류(들놀음·野遊)가 있다.

탈놀음은 지역마다 서로 다른 고유의 명칭을 가진다. 황해도 일원에서는 '탈춤'으로, 서울 근교 경기 일원에서는 '산대놀이'로, 낙동강을 가운데 두고 서쪽인 경남 일원은 '오광대', 동쪽 부산 일원은 들놀음 등으로 불린 것이다. 탈놀음은 그 명칭의 다양함만큼이나 지역에 따라 특성을 보인다.

오광대는 다른 탈놀음에 비해 양반에 대한 저항과 풍자 성격이 강하다. 이는 경남 정신문화의 근간인 '저항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현재 통영·고성·가산 오광대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진주오광대는 경남 무형문화재로 지정·보존되고 있다. 탈놀음이 국가 및 지방 무형문화재로 가장 많이 지정돼 있는 곳 역시 경남이다.

도는 이처럼 여러 면에서 다른 지역에 뒤지지 않지만 정작 많은 조명을 받지 못한 오광대를 경남의 우수한 민속문화 자산을 널리 알리는 매개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7호 진주오광대 공연 모습. /경남도민일보 DB

오광대 재조명은 조사·발굴 분야에 △민속주제 조사 △민속마을 조사, 전시·행사 분야에 △민속문화 특별전시회 △경남무형문화재 축제, 상품화 분야에 △오광대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및 캐릭터 개발 △경남 민속문화 상품 개발 공모전 등으로 이뤄져 있다.

도는 민속주제 조사에 '오광대'를 포함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자료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민속마을 조사에 합천 밤마리 마을을 넣은 것도 밤마리 지역의 생활상에 근거해 도내 오광대가 발생하게 된 배경을 조명하려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 국립민속박물관(4~6월)과 국립진주박물관(9~12월)에서 열리는 경남 민속문화 특별전시회에 자연문화, 공예문화, 정신문화와 함께 오광대만 조명하는 전시관을 따로 둔 것 역시 재조명 의지를 반영한다.

가장 주목할 만한 사업은 오광대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션 및 캐릭터 개발 계획이다. 다른 사업은 여타 지역의 그것과 큰 차별성이 없지만, 캐릭터 개발은 경남 민속문화의 해 사업이 끝나더라도 앞으로 투자 및 개발 의지에 따라 두고두고 쓸 수 있는 콘텐츠 사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사업은 박근혜 정부의 '전통문화의 창조적 발전'이라는 정책 방향에도 부합해 정부 지원은 물론, 다양한 형태의 수익 사업 모델로 가꿔나갈 여지가 충분하다.

도는 총 예산 9000만 원을 들여 오광대의 재미와 교육적인 요소를 스토리텔링하고 캐릭터 상품·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보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도내 3D애니메이션 제작사이자 1인 창조기업인 '그린망고'와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제작에 나섰다. 그린망고는 EBS <뽀롱뽀롱 뽀로로>·<선물공룡 디보>, KBS <후토스> 등 국내 유명 3D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한 경력이 있다.

김병수 그린망고 대표는 "양반 풍자, 저항정신 등으로 대변되는 오광대의 기본 개념을 수립한 다음 일반 보편적인 캐릭터 모델을 만듦으로해서 상업성과 전통문화의 보존을 동시에 지키는 것을 기획 방향으로 잡았다"며 "오광대 전수자, 연희자 등 관련업 종사자들의 심의, 자문 그리고 협의를 통해 일관되고 보편타당한 캐릭터 기준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린망고가 제시한오광대 캐릭터 예시.

오광대 캐릭터 상품은 휴대폰 케이스, 키홀더, 탈가면, USB 등 5종 1000여 점 정도 규모다. 3D애니메이션은 8분 내외로 1편을 제작해 방송에 상영하고 초등학교 교육용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경남 민속문화의 해 사업이 끝나는 내년에도 지원 예산이 반영된다면 유튜브 등 멀티소스를 활용한 적극적인 캐릭터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올린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스마트 시대를 맞아 경남 오광대 앱 개발, 스마트폰 게임 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경남도 경남 민속문화의 해 TF팀 신영환 주무관은 "이번 캐릭터 및 애니메이션 제작은 경남 오광대 콘텐츠 상품화의 1단계 작업이 될 것이다"라면서 "오랫동안 묻혀 있던 경남 민속 문화의 우수성을 끄집어내고 전국에 오광대의 존재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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