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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둣빛 싱그러움 속에 건강 가득한 연잎 쌈밥

[경남맛집]창원시 진해구 석동 '더 연두'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2013년 06월 05일 수요일

창원시 진해구 석동의 주택가 한 신축 원룸 빌라 1층 점포 입구. 따스한 햇발을 담뿍 들이켠 연둣빛 야생화 나무들이 삭막한 아스팔트 도로에 싱그러움을 더한다. 꽃향기 은은한 입구를 지나 점포로 들어서니 고즈넉한 전통과 심플한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룬 아늑한 인테리어가 눈에 든다. 흙으로 빚어 투박한 질감이 독특한 식기들이 마치 전시장에 디스플레이된 듯 모양과 크기에 맞춰 테이블 바에 올려져 있다. 마치 도심 외곽의 한 도예공방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연잎 쌈밥을 전문으로 하는 '더 연두'. '더 연두'(이하 연두)에 대한 첫인상은 연두라는 이름처럼 따스하면서도 싱그럽게 다가왔다.

연두를 운영하는 이월복(57) 사장은 창원에서 제법 이름난 한정식집을 오랫동안 운영해오다 지난 3월 연두를 개업했다. 한식 경력만 20년이 넘는 이 씨는 연두에 '손님들이 싼값에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서도 먹고 나면 가격 이상의 만족을 느끼게끔 하겠다'는 생각을 담았다.

연두는 연잎 쌈밥을 단일 메뉴로 내놓는다. 단일 메뉴 음식점은 한 가지 음식에만 집중할 수 있어 더욱 믿고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두는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연잎밥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연잎에 폭 싸여 있는 밥은 찹쌀 100%로 그 위에 팥과 은행, 단호박이 올려져 있다. 다양한 잡곡을 쓰지 않고 찹쌀로만 밥을 짓는 것은 연잎이 가진 은은한 향을 온전히 담아내고자 함이다. 이따금 잡곡밥을 내놓을 때도 있지만 찹쌀을 기본으로 하고 다른 곡물은 색감이 보기 좋을 정도로 소량 올려 낼 뿐이다. 연잎밥은 대나무 찜기에서 찌어져 완성된다. 덕분에 연잎향이 밥 전체에 골고루 배어 그 풍미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지 완연하게 남아 있다. 밥을 싸는 연잎은 전라남도 해남에 있는 백년지기라는 업체에서 들여온다. 친환경 농산물 생산으로 지난 2000년 정부로부터 석탑산업훈장을 받은 믿을 만한 업체다.

   
  '더 연두' 연잎쌈밥 상차림./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연잎밥과 함께 나오는 밑반찬은 하나하나 정성이 깃들지 않은 것이 없다. 반찬은 애피타이저용 파전을 시작으로 배추청나물, 까시리나물, 두릅나물, 열무김치, 갓김치, 시래기 된장볶음, 생선구이, 돼지불고기, 된장찌개, 쌈을 쌀 때 곁들일 강된장, 상추·양상추·다시마로 구성된 쌈채소 등이 나온다. 나물, 쌈채소, 김치 말고는 전부 주문과 함께 만들어내 손님들은 언제나 따뜻한 상차림을 받을 수 있다.

반찬을 만들 때는 마른 새우가루, 표고버섯가루 같은 천연조미료를 써서 맛을 내니 안전하고 맛도 좋다. 천연조미료만으로 부족한 맛은 천연 콩을 발효해 만든 조미제품을 약간 넣어 맛을 돋운다고….

반찬 중에는 특이한 것도 있는데 '카레 소스로 맛을 낸 고추잡채'와 '땅콩 무스를 얹은 새싹 단호박 찜'이 그것이다. 한식 경력만 20년이 넘었음에도 아직 새로운 음식 연구·개발을 게을리하지 않는 이월복 사장의 치열한 노력의 산물이다. "한식을 오래 해왔지만 여전히 음식을 만들고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양한 맛을 접목해 새로운 음식으로 재탄생시키는 재미가 인생의 낙이거든요."

이 사장에게는 또 다른 낙이 있다. '야생화 가꾸기'와 '도자 식기 수집'이다. 여름을 맞아 싱그러운 연둣빛으로 가게 앞을 수놓은 야생화들 모두 이월복 사장이 집에서 기르던 것들을 옮겨놓은 것이다. 음식이 담겨 나오는 식기들을 가만히 보면 모두 제각각 독특한 개성을 나타낸다. 마치 바나나 속을 파놓은 듯 배 모양을 한 식기에는 삼색 나물이, 하얗게 네모 각진 두부 모양의 식기 위에는 갓김치가, 가운데가 움푹 파인 나뭇잎 모양을 한 접시에는 고추잡채가 담겨 있다. 단순히 식기가 아닌 전문 도예 작가들의 작품이다. "식기 대부분이 이헌정, 문지영 작가 작품이에요. 한국에서 도자 식기를 전문으로 만드는 도예가로 이름난 사람들이죠. 창원 도지사 관사 앞 '공예사랑'이라는 공방에서 이들의 작품들을 팔거든요. 한 번씩 들를 때마다 아무도 흉내 내지 못하는 특별한 모양의 작품들을 주로 사오지요." 전통 도예 식기가 풍기는 분위기에 어울리게 수저도 놋수저를 내놓는다. 놋수저 같은 유기제품에 살균 효과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덕분에 식품 안전성에서도 믿음을 준다.

매일 아침 마산어시장에 나가 그날 쓸 물건들을 직접 보고 사들여 온다는 이월복 사장. 현재 북면에 한창 새집을 짓는 중이란다. 더 넓은 공간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야생초와 아름다운 전통 도예 식기 그리고 맛있는 음식이 어우러지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북면에 집이 다 지어지더라도 진해 연두는 계속 운영할 것이란다.

연잎밥과 전통 도예 식기가 내는 구수하면서도 아름다운 맛과 멋, 그리고 삭막한 도심 속에서 싱그러운 야생화와 함께 작은 휴식을 즐기고 싶다면 연두를 찾아가보길 권한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연잎쌈밥 8000원. 연잎밥은 낱개로 개당 4000원에 판매하기도 함.

◇위치: 창원시 진해구 석동 85-1번지 파크빌 1층. 055-546-6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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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천 기자

    • 김두천 기자
  • 창원시청과 시의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