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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솔찬한 전라도 인심 맛보시려면…

[경남맛집]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목포밴댕이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2013년 05월 01일 수요일

지난달 29일 취재를 위해 찾아간 식당. 내부로 들어서자 곰삭은 홍어 냄새가 코를 간질인다. 홍어 마니아라면 사족을 못쓸 바로 그 냄새다. 이내 저 멀리 식당 안쪽 주방에서 건장한 사내가 투박하면서도 구성진 전라도 사투리로 말을 건넨다. "뭐시 대단한 거이 소개할 게 있다고 요로코롬 찾아왔소." 너무도 질박한 전라도 사투리에 여기가 경상도인지 전라도인지도 헷갈려분다.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파라다이스빌딩 2층에 위치한 '목포밴댕이'. 이 집은 목포 신안 앞바다에서 건진 각종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로 이 일대 직장인들 입맛을 빠르게 사로잡고 있다. 특히 신안 앞바다에서 잡은 국내산 홍어 요리(삼합)와 통통하고 실한 간장게장 맛이 일품인 것으로 유명하다.

목포밴댕이는 지난해 6월 문을 열었다.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맛에 반한 손님들로부터 분점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성화에 못 이겨 마산 내서와 통영, 거제에 분점을 내줬는데, 현재까지 유지되는 곳은 친척이 운영하는 거제밖에 없다.

목포밴댕이의 강점은 신선한 해산물을 빠르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유통망에 있다. 박갑성(45) 사장은 목포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인 26살 되던 해 야식 사업을 시작으로 음식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3년 만에 실패를 경험했지만 주변 도움으로 어장 사업에 뛰어들어 재기에 성공한다. 이때 목포 신안 일대 신선한 해산물의 유통 경로를 훤히 꿰기 시작했다.

현재도 친매형이 임자도에서 어장을 운영 중이고, 사촌매형이 목포수산시장에서 홍어 도매업을 하고 있다. 후배 한 사람은 완도에서 전복 양식업을 한다.

동해안과 남해안에서 나는 해산물을 주로 접하게 되는 창원 사람들로서는 서남해안의 신선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기회다. 이 집이 자랑하는 홍어삼합과 간장게장을 주문했다.

   
  20여 가지 찬으로 가득한 상차림./박일호 기자  

메인 요리에 앞서 놓인 상차림에 두 눈이 먼저 놀란다. 반찬만 20여 가지가 올라 상을 그득 채웠다.

배추김치·열무김치·갓김치, 무생채무침, 삶은 갯가재, 미나리무침, 콩나물, 콩자반, 멸치볶음, 꼬막, 김, 조기구이, 오이무침, 감자볶음, 전, 삶은 양배추, 삶은 두릅, 봄동, 다시마…. 여기에 각종 양념류까지 더하면 모두 20가지가 넘는다. 전라도 특유의 인심이 흘러넘친다.

"몇몇 나물류 정도만 근처 상남시장에서 들일 뿐 다른 재료는 거의 대부분 전라도에서 들여오는 것입니다. 이 한 상차림이면 전라도를 먹는 것 하고 진배 없어요."

홍어삼합에 나오는 홍어는 최하 7~8㎏짜리 암놈만 골라서 쓴다. 암놈이 수놈에 비해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뼈가 부드러워 먹기 편하기 때문이다.

   
  홍어삼합./박일호 기자  

목포에서 들여 온 홍어는 김치냉장고에 넣어 보통 15일 정도 숙성시킨다. 이래야 홍어 특유의 곰삭은 맛은 살면서도 특유의 향이 강하지 않아 손님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홍어는 진한 분홍빛을 띤다. 껍질 부위로 갈수록 진한 보랏빛을 띠는데, 이 화려한 색감에 손이 절로 간다.

"홍어가 국내산, 자연산인 만큼 살이 차지고 단단합니다. 덕분에 씹는 맛도 좋아요. 칠레 등 외국산 홍어는 아무리 잘 삭혀도 이런 빛깔이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살도 퍼석하고 물러 맛도 안 살죠."

박갑성 사장 설명대로 입에 넣었을 때 살이 여물고 차진 것이 씹는 맛이 좋다. 씹으면 씹을수록 특유의 맛과 향이 짙게 배어나온다. 홍어 뼈를 오독오독 씹어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함께 주문한 간장게장에는 꽃게와 함께 잘 손질된 전복과 딱새(갯가재의 경상도 방언)가 함께 올랐다.

목포밴댕이가 자랑하는 '꽃게·전복·딱새장'이다. 흔히 삶아먹거나 찌개 등에 넣어 먹는 것으로만 알려진 딱새가 장으로 나온 것이 특이하다. 등껍질을 까고 반으로 잘라 손으로 집어먹기 좋게 나오는데 살이 꽃게보다 차지고 달아 먹다보면 계속 손이 간다. 이 맛에 딱새장만 따로 달라고 주문하는 사람도 있단다.

꽃게는 철에 따라 신안과 인천앞바다에서 잡아 급속냉동(-50℃)한 것을 사용한다. 등딱지는 크기가 덩치 큰 성인 손바닥만하다. 지금은 봄이 제철인 암게가 상에 올라 집는 족족 알배기들이다. 가을이면 제철을 맞은 수게가 손님을 맞는단다. 다들 제철에 잡아 냉동한 것이라서인지 몸통과 다리에 살집이 그득하다. 경상도 말로 '쪽쪽 빨아 뽈가(?)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함께 나오는 전복 역시 당일 직배송으로 들인 신선한 물건으로 만드는 덕에 씹으면 씹을수록 오독오독 고소한 맛이 산다.

   
  꽃게 전복 딱새장./박일호 기자  

맛있는 게장은 신선한 재료는 물론, 풍미를 더하는 '장맛' 또한 중요하다. 박 사장은 장맛의 비결을 쉽게 알려주지 않았지만 시중에서 파는 간장에 모두 8가지 천연재료를 넣어 2~3시간을 달여야 완성된다고 일러줬다. 특별한 점은 '감초'가 간장 맛을 좌우한다고…. 간장은 생물 재료와 어우러지면서 약간의 점성을 띤다.

약간 단맛이 도는데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감초 덕인지 한방향이 살짝 묻어나는데 짙게 배어나지는 않는다. 게딱지에 붙은 내장과 알을 걷어내 하얀 쌀밥 위에 쓱싹 비벼 한 입 크게 베어무는 맛이란…. 다만 게장에 깨를 너무 많이 뿌린 것이 아쉽다. 게장의 온전한 맛을 즐기려면 깨를 뿌리지 말아달라고 주문하는 것이 현명하다.

목포밴댕이에는 이밖에도 이름처럼 밴댕이 요리와 병어 요리 등이 준비돼 있다. 이들도 신선한 물건을 목포 산지에서 자주 들이니 지금도 맛이 나쁘지 않다. 다만 제철이 6월인 만큼 한 달 뒤에 꼭 한번 다시 찾아오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제철 밴댕이 못 먹어봤죠잉. 이때가 맛이 완전 죽여불제. 나중에 철되면 꼭 한 번 오쑈. 진짜 밴댕이 맛이 뭔지를 내가 한 번 보여줘벌랑게."

<메뉴 및 위치>

   

◇메뉴: △삼합 대 9만 원, 소 7만 원 △홍어회 6만 원 △홍어찜 4만 원 △홍어무침 3만 5000원 △석각미역지리탕 3만 원 △깡다리탕 2만 5000원 △병어회·병어찜 시가 △밴댕이회 2만 원 △밴댕이 무침 2만 원 △밴댕이 조림 2만 원 △민어회 주문예약판매 △민어찜 4만 원 △꽃게장정식 1만 2000원(1인) △석각전복미역국 1만 원(1인) △밴댕이 회덮밥 8000원(1인) △꽃게장+전복장+딱새장 3만 원.

◇위치: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96-1 파라다이스 2층. 055-286-9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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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천 기자

    • 김두천 기자
  • 창원시청과 시의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