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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소박하지만 정직한 30년 손맛 그대로

[경남맛집] 창원시 중성동 '할매장어국'…직접 고른 신선재료 듬뿍

김두천 기자 kdc87@idomin.com 2012년 08월 29일 수요일

사람마다 생각하는 '맛집의 조건'이 있기 마련이다. 신선한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최대한 살려 손님에게 전달하는 것을 으뜸으로 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업소 위생을 곧 맛으로 연결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 위생은 차치하더라도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집을 맛집으로 꼽는 사람도 있다. 뭐니뭐니해도 내 입에만 맛있으면 된다는 현실적인 사람도 많다.

기자가 생각하는 '맛집의 조건'도 몇 가지 있다. '단품 메뉴'이고, '가족 경영'을 하며, 재료가 떨어지면 앞뒤 가리지 않고 문을 닫는 '배짱'이 있어야 한다.

단품 메뉴라 함은 한 가지 음식만큼은 웅숭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방증이다. 가족 경영을 통한 인건비 절감은 그만큼 음식에 대한 투자로 이어질 수 있으며, 배짱은 질이 좋지 않은 음식은 손님상에 내놓지 않겠다는 자존심을 상징한다. 이 정도 조건을 갖춘 집이라면 음식을 믿고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정말 오랜만에 이런 조건에 맞는 집을 찾았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성동에 위치한 '할매장어국'이다. '할매장어국'은 중성동에서만 30년 세월을 이어왔다.

   

현재 주인인 이연숙 사장 시어머니 대부터 이어져 내려왔다. 원래 작은 담배포를 운영하던 시어머니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음식 손맛이 좋기로 유명했다. 이러한 손맛을 버려두기 아까워 담배포 자리에서 조그마하게 음식 장사를 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이름이 '할매장어국'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연숙 사장은 시어머니 일을 거들며 어깨너머로 맛을 내는 법을 익혀 오다, 4년 전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가게를 물려받았다.

먼저 단출한 메뉴가 눈에 든다. 장어국, 장어구이, 비빔밥이 전부다. 이름대로 '장어국'이 주요 음식이다.

'장어구이'는 낮 시간대 계모임이나 예약 손님을 위해 마련한 음식이다. '비빔밥'은 점심때 누구나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내놓은 것이다. 그냥 '장어국 전문점'으로 보면 된다.

모든 음식 재료는 가까운 마산 어시장에서 사온다. 이연숙 사장이 매일 새벽 손수 어시장에 나가 하루 동안 장사할 물량만큼만 사온다. 매일 아침 도매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눈으로 보고 엄선한 재료를 선별해 들여오니 재료가 가진 신선도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주로 점심 장사를 위주로 하는데, 아침에 사둔 재료가 다 떨어지면 장사를 접고 문을 닫는다. 재료가 남으면 저녁까지 장사를 하지만, 밤 늦게까지 이어지지 않는게 대부분이란다.

붕장어를 이용해 끓여내는 '장어국'에는 두툼하고 하얀 살코기가 한가득 들었다. 흔히 먹는 추어탕이나 장어국은 주요 재료들을 갈아넣기 때문에 살점을 보기 어렵다. 반면, 이 집 장어국은 한 시간 정도 삶은 장어의 뼈와 살을 분리한 뒤 다시 살만 으깨어 갖은 채소와 양념을 넣고 한 소끔 끓여내기 때문에 큼직한 살점이 눈에 많이 띈다.

이밖에도 시래기, 숙주, 머위대, 고사리, 파, 토란대 등 6가지 채소가 함께 들어가 맛을 더한다. 구수한 된장이 내는 깊은 국물 맛 또한 일품이다. 향내를 내는 방아는 너무 과하지 않은 선에서 적당히 들어가 깊은 맛을 더욱 온전하게 느낄 수 있다.

   

비빔밥은 새벽에 어시장에서 직접 사들인 콩나물, 숙주, 배추 나물, 호박, 오이, 고사리, 도라지 등 7가지 나물에 김가루, 계란을 더해 맛을 낸다. 나물들은 한 번 데친 다음 조물조물 무쳐져 식감이 부드럽다.

참기름이 많이 들진 않았지만, 어시장에서 직접 참깨를 짜서 만든 것을 사용하기에 고소한 향미가 코 끝에 맴돈다. 너무 강한 향과 맛으로 나물의 맛을 죽이기 일쑤인 깨소금을 전혀 안 넣은 것도 매력이다. 나물의 신선함과 참기름의 고소한 향내를 동시에 맛볼 수 있어 좋다.

   
  호박, 오이, 고사리 등 7가지 나물에 고소한 참기름과 매콤한 고추장을 넣어 맛을 더한 비빔밥.  

비빔밤에 곁들이는 고추장은 매년 함양에서 재배된 태양초를 이용해 이연숙 사장이 직접 담근다. 매년 600근을 선 주문해 사들이지만, 1년 다 쓰기도 모자라단다.

"우리집은 내세울 게 전혀 없어요. 메뉴가 특별히 많은 것도 아니고…. 단지 매일 아침에 신선한 재료를 사다가 음식을 만드는 것 말고는 별다른 비법도 노하우도 없어요. 누구나 신선한 재료만 있으면 맛있고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있어요"라고 이연숙 사장은 말했다. 말 그대로다.

아무리 보편적이고 하찮아 보이는 음식이라도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쓰고, 정직하게 만든다면, 누구나 맛있어 하는 음식이 된다. '할매장어국'은 이런 집이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장어국 5000원 △비빔밥 5000원 △장어구이 소 1만 원, 중 2만 원, 대 3만 원.

◇위치: 창원시 마산합포구 중성동(경남은행 창동지점 맞은편 골목 안길 만초집 옆). 055-246-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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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천 기자

    • 김두천 기자
  • 창원시청과 시의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