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경이 만난 사람] 도내 시장·군수에게 듣는다-김맹곤 김해시장

김맹곤(67·민주통합당) 김해시장은 지난 2년간 부산김해경전철 적자부담금 문제로 매일 밤잠을 설쳤다. 그는 2005년 제17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시절, 국회에서 경전철 사업 예산을 짤 때 90%로 결정될 뻔한 MRG(최소 운영수입 보장) 비율을 78%로 낮춘 바 있다. 이 때문에 경전철 문제점을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 시장을 맡은 뒤 정부 부처와 국회를 뻔질나게 드나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는 취임 후 허리띠를 졸라매 2715억 원의 빚을 갚았다. 50만 인구인 김해시를 관광도시로, 동북아 IT 허브도시로 만들 준비도 마쳤다. 수성(守城)이 제일 중요하다는 그의 미래 구상은 '60만 인구·전국 10대 도시, 김해'다.

-민선 5기 2년간 공약 이행률이 90%라고 발표했다.

"경제·교육·환경·복지·교통 5대 분야에 50건 공약했는데, 45건이 완료됐거나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5건 정도가 중장기 계획이라 임기 중에 안될 것 같다. 가야사 2단계 복원사업은 문화재 보호구역 지정돼야 하고, 국비 지정 노력했는데 잘 안됐다. 하지만, 2715억 부채 갚아 행정위기에서 빠져나오게 됐고, 난개발 방지 조례 제정했고, 세계적 IT 기업(일본 소프트뱅크) 유치했고, 국비도 많이 따왔다."

김맹곤 김해시장은 지난 24일 인터뷰에서 "시장은 봉사와 희생정신 없으면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박일호 기자

-국비를 많이 따오는 비결이 있나.

"대도시 시장은 국회의원 50명은 알아야 한다. 나는 (아는 국회의원이)오십 몇 명쯤 돼요. 하하하. 168억 원 (정부에)올렸는데 117억 원 따왔다. 살림살이 큰 도움 된다. 국회의원들이 다들 '내가 국비 따왔다' 하는데…김정권 의원이고, 김태호 의원이고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부산시의원, 경남도의원 다 찾아다니고 해야 되는 거지. 시민들한테 진정성 없는 말로 '내가 했다' 하면 안 되는 거다. 김정권 의원이 예전에 '시장이 경전철 가지고 시민을 협박한다'고 했다. 지금은 아무 말 못한다. 이제는 시장이 국비 따오는 건 줄 (시민들이)다 안다."

-경전철 적자부담금이 줄어들었다. 시행사와 협상에서 선방했다는 평가인데, 앞으로 대응 계획은.

"경전철은 MRG가 당초 90%였다. 2005년 국회의원 할 때, 건설교통위에 경전철 예산 통과 건이 올라왔는데 4시간 정도 싸웠다. 당시 78%로 낮춘 거다. 부산시는 괜찮지만 김해시는 망한다, 그 당시에 내가 그랬다. 이걸 통과시킬 게 아니라 국비 지원에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는 도시건설계획법을 먼저 만들자고 했다.…이번에 시행사하고 협약해서 MRG 4% 낮췄다. 3701억 원 줄인 거다. 부산시와 5대 5로 분담률 조정하면 3000억 원 줄일 수 있다. 또 그동안 비싼 이자를 썼다. 7.3%. 지금 5%대로 낮추자고 제안했다. 낮추면 연간 200억 원 절감된다. 정부 지원 요청하고 부산시와 조정하고, 우리도 자구 노력해야 한다. 도시철도법 개정안 관련해 31일 국회 사람 만나려고 약속해놨다."

-창원터널 대체우회도로 개설사업은 왜 안 되고 있나.

"세부적으로 사업(옛 지방도 1020호선 복원사업)을 검토해봤더니, 경사도가 15도 이상 발생해 안전 확보가 어렵고, 정상부에 낙남정맥이 통과할 경우 산림 훼손 우려도 있다. 또 창원시 측에서 아파트 주민 소음 등 민원 발생도 있어서 조기 추진은 어려울 것 같다."

-의생명특화단지 조성사업은 얼마나 진척됐나.

"2005년부터 주촌일반산단 내에 조성하고 있다. 1단계로 의생명센터는 건립했고, 2단계로 의생명테크노타운이 올 10월께 개관식을 한다. 3단계 사업인 의료기기 개발 촉진센터는 2015년 완공될 예정이다."

-김해관광유통단지 '특혜 의혹' 문제가 끊임없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해시 입장은.

"현재 김해유통관광단지 조성은 거의 마무리됐다. 김해시가 투자한 사업이 아니고 도와 롯데가 주체한 사업이라 우리가 직접 나설 입장은 아니다. 도와 롯데 간 정산이 빨리 완료돼야 그에 따른 개발이익금이 장유면 도로, 주민복지시설 등에 재투자될 수 있다. 우리 시 입장을 도와 롯데에 계속 요구하고 있다."

-인구 50만 김해시를 어떤 도시로 만들고 싶은가.

"전국 15번째 대도시가 됐다. 도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시외버스터미널, 워터파크, 관광단지 추진 중이다. 김해관광단지를 스토리텔링화 하고, 숙박시설 짓고, 사람이 많이 찾게 해야 한다. 종합문화복지센터 건립 중이고, 장유에서 창원까지 20분 걸리는 직행버스 운영하고 있다. 장유도 3개 지역으로 나눠 동마다 시민센터 등 들어서면 환경, 복지 향상될 거고. 김해 전체 아우르는 관광벨트 형성될 거다. 김해에 대기업 유치했기 때문에 외국기업 240만 평 공단 조성 중인데, 거기를 IT산업단지로 만들 거다. 현재 김해엔 영세기업이 많아 일자리 창출 안 된다. 동남권 경제 중심도시로 IT 허브도시로 만들어서 60만 도시, 전국 10대 도시로 도약해갈 거다. 김해도 공기업 추진해 부산 벡스코 같은 걸 만들어서 문화와 산업 공유하는 곳으로…. 여성회관도 100억 원 들여서 만들고 있다. 말만 여성친화도시 하는 것보다 실질적인 소통 공간이 될 거다."

-시정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

"시정을 해보니까 부서별 이기주의 많고, 부서장이 시장한테 아이디어 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시(詩)가 나오려면 가난해야 나오거든. 절박한 걸 많이 느껴야 한다. 경전철 때문에 잠이 안 온다. 새벽 네 시까지 앉았다 일어섰다 변소 갔다…. 난개발 조례 하나 만드는데, 아무도 몰라. 이 (조례 만들어야겠다는)생각을 새벽 네 시쯤 했다.…공사 할 때 창구 단일화해야 되는데, 상수도과, 교통환경국, 건설, 농업과에서 다 하더라. 이거 안되거든. 투명하지 않고 문제가 있다, 회계과로 단일화하라 했다.…또 청소용역 대행 계약을 3년마다 하지 말고 1년마다 하라 그랬다. 청소 용역은 노다지 사업인데, 바꾸지 않으면 발전이 없다.…공무원들이 변화하겠다는 의지 갖고 행정 패러다임 바꿔야 한다. 바꾸지 않으면 50만 김해시민이 불행해진다."

-계속 김해시정을 이어나갈 생각은 없나.

"최선을 다해 행정 잡아놓으면 누군가 할 만한 사람 나타난다. 시민들이 내가 더 필요하다 생각하면 주사 맞아가면서도 봉사해야 되고 하하하…. 지켜나가는 것, 수성이 제일 중요하다. 시장은 봉사와 희생정신 없으면 해선 안 된다."

▶자세한 내용은 〈피플파워〉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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