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보를 위한 블로그 특강] (1)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

25일 오후 7시 30분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왕초보를 위한 블로그 특강' 1강이 열렸습니다.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이 강사로 나와 'SNS와 1인 미디어로서 블로그'를 강의했습니다.

이번 블로그 특강은 시민기자 양성 교육을 위해 마련됐습니다. 다달이 한 차례씩 11월까지 여덟 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주최는 경남도민일보와 경남 블로그공동체가 공동으로 하고, 갱상도 문화학교 추진단이 주관하며, 후원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맡았습니다.

반갑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지난 2008년부터 블로그 강좌를 해오고 있습니다. 덕분에 메타블로그 '갱상도 블로그'(http://metablog.idomin.com/)도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갱블에 가입해서 활동하는 블로거는 150여 명입니다.

처음 블로그 강좌를 마련하게 된 계기는 이렇습니다. 2008년 들어서 한창 1인 미디어가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김훤주 기자와 공동으로 팀 블로그를 시작했는데요. 동기는 단순했습니다. 하도 사람들이 1인 미디어라고 하던데 과연 블로그가 미디어 기능을 할 수 있을까라는 실험으로 시작했습니다. 2008년 12월 말 티스토리를 만들고 2009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저는 단 몇 개월 만에 블로그의 미디어 효용성을 확인했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임에도 웬만한 언론사보다 힘이 세다는 걸 느꼈습니다.

25일 오후 7시 30분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왕초보를 위한 블로그 특강' 1강이 열렸다.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이 강사로 나와 'SNS와 1인 미디어로서 블로그'를 강의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도내에도 이름이 생소하고, 이른바 '삐리한' 신문들이 있습니다. 이런 신문들은 발행부수가 2000~3000부 정도밖에 안 되고요. 가정 구독자가 없는 신문사도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가정배달 대신 관공서나 주요 기관에 뭉텅이로 신문을 집어넣죠. 보는 사람은 수백 명 선입니다. 이렇게 하면서도 자기네들은 언론이라고 큰소리를 칩니다.

블로그를 하니까 많을 땐 하루에 독자수가 100만 명이 되기도 했습니다. 포털 다음에 초기화면 중간쯤에 '뷰'라는 표시 있죠. 신문사나 방송사 기자가 아니라 블로거들이 쓴 글이 링크됩니다. 여기에 블로그의 특성이 있는데요. 옛날 홈페이지를 운영할 때는 홈피를 개설해 놓고 누군가 들어와서 읽어봐 주기를 기다렸잖아요.

하지만, 블로그는 전송·배포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글을 쓰고 나서 저장을 누르면 그 즉시 포털에 전송이 됩니다. '스물 여섯 혜영 씨는 왜 숨졌나'를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조회수가 68만 6000명입니다. 다음이라는 포털을 통해서 만입니다. 다음 안 거치고 들어온 사람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습니다. 저는 이 글을 상·중·하로 세 번 나누어 썼는데요. 조회수가 200만 명이 넘습니다. 이 정도면 블로그를 충분히 미디어로 해도 되는 것 아닐까요. 2000부 발행 신문사도 언론사라고 떵떵거리는데.

25일 오후 7시 30분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왕초보를 위한 블로그 특강' 1강이 열렸다.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이 'SNS와 1인 미디어로서 블로그'를 강의를 하고 있다./김구연 기자

블로그 이전에도 개인 홈피가 유행했고, 싸이월드 등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왜 그런 것들을 미디어로 하지 않았다가 블로그라는 수단이 나오자 1인 미디어, 미디어로 칭하게 됐을까요. 홈피와 근본적으로 다른 뭔가가 있습니다. 바로 알에스에스(RSS)입니다. 우리 말로 풀이하면 아주 간단한 배포규약입니다. 원하는 수많은 사람에게 배달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신문배달과 똑같습니다.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고 편집해서 인쇄하고서 구독신청한 곳까지 배달하는 일련의 과정을 신문발행이라고 합니다. 발행을 영어로 하면 포스팅입니다. 블로그 이전에는 그냥 '업로드'라고만 했습니다. 블로그가 미국에서 개발됐는데, 포스트가 우편물인데 포스팅은 우편물을 배달하는 과정을 합친 말입니다.

블로그에는 홈피에 없던 메뉴가 있습니다. 비공개로 저장하면 주인장만 볼 수 있죠. 보호라는 걸 클릭하면 암호를 설정할 수 있는데, 특정한 사람한테만 보여 주고자 할 때 사용합니다.

발행을 클릭하면 미리 설정한 수많은 사이트에 내 글이 배달됩니다. 제가 일일이 퍼 나르지 않아도 됩니다. 수백 명, 수만 명에게 배달이 됩니다. 분류를 선택해서 발행을 하면 분류에 따라 글이 전송됩니다. 현재 제 글은 네이버에도, 다음에도 날아가고, 올블로그라는 메타블로그에도 실시간으로 배달이 됩니다.

지금까지 비유를 하자면 큰 상점에 납품하는 과정을 말씀드렸고요.

25일 오후 7시 30분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왕초보를 위한 블로그 특강' 1강이 열렸다.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이 강사로 나와 'SNS와 1인 미디어로서 블로그'를 강의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블로그는 개인 소비자에게도 글을 배달할 수 있습니다. 알에스에스 블로그 구독하기를 누르면 리더기가 나오는데, 설정해 두면 글이 자동으로 담기는데, 일일이 찾아 들어가지 않고도 읽을 수 있죠. 그런데 요즘은 리더기를 통한 구독은 주는 추세입니다. 왜냐하면, 에스엔에스(SNS)의 발달 때문입니다. 트위터, 페이스북이 일반화되면서 리더기로 보는 것이 귀찮아지고, 친구를 통해 읽는 게 편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페이스북, 트위터로 통한 구독이 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트위터 팔로워 숫자가 1만 1400명이고, 페이스북 친구는 2700여 명입니다. 페이지 구독자는 470명입니다.

언론사를 개인이 만든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블로그는 돈이 한 푼도 안 듭니다. 개인 홈피를 운영하려면 서버가 있어야 하는데, 최소 한 달 1만 원에서 많으면 10만 원을 내야 합니다. 개인 홈피 만드는 자체가 비용이 듭니다. 행정기관 같은 곳에서는 수천만 원씩 들여서 만드는데, 전부 거품입니다.

블로그는 돈이 안들뿐만 아니라 돈을 벌 수가 있습니다. 광고수익입니다. 제 블로그 들어오시면 반드시 광고 클릭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이 클릭을 여러 번 하면 구글 감시로봇이 알아채고 경고 이메일을 보냅니다. 따라서 저를 '엿' 먹이고 싶은 분들은 이런 방법을 사용하시면 됩니다. 광고계정이 폐쇄되거든요. 그런데 또 이 감시 로봇이 얼마나 지능적이냐면 수많은 패턴을 분석해 '누가 엿먹이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이메일'도 보내준다는 겁니다. 예전에 많을 땐 광고수익이 한 달에 100만 원이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현재 블로그에 2187건의 글이 등록돼 있습니다. 요즘은 새로 글을 안 올려도 하루 1000명 이상이 들어옵니다. 점점 글을 축적해 나가면 검색을 통한 노출 가능성도 커지고요. 유지도 쉬워집니다.

블로거 크리스탈(안수정)님을 소개할까 합니다. 맨날 올리는 콘텐츠가 하늘소 아니면 벌레 같은 사진을 전문으로 올립니다. 산이고, 들이고 벌레만 찾습니다. 진딧물, 똥파리 등 오만 거 다 올립니다. 이름 모르는 벌레들을 제대로 찍어서 확실하게 도감 비교해서 무슨 무슨 벌레라고 하는 걸 '동정'이라는데, 이런 걸 전문으로 합니다.

고향은 충청도고요. 충남대 생물학과 출신 나왔는데, 창원으로 시집왔습니다. 남편은 직장 다니고, 자기는 애 놓고 키우고 살림하는 식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어느 날 자신의 신세가 좀 처량하게 느껴졌나 봅니다. 카메라 들고 생물학과에서 배운 기초지식으로 곤충을 찍어서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현재까지 746건의 글과 사진 있는데요. 카페에는 2000개가 있습니다. 꽃도 찍습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올리다 보니까 출판사에서 전화가 오기 시작합니다. 아이들 참고서 만드는 출판사에서 하늘소 사진을 써도 좋겠느냐는 전화가 온 것이죠. 책에 실린다니까 뿌듯했을 것이고, 허락해줬는데, 그 빈도가 잦아져 공짜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사진은 유료'라고 말했답니다. 이렇게 해서 장당 5만 원, 10만 원을 받았습니다.

한 번은 함평나비축제 추진위에서 전화가 왔더랍니다. 나비 사진이 좋아서 입장권에 좀 넣겠다고 했답니다. 10만 원을 받았는데, 알았다면 몇백만 원을 불렀을 텐데. 아무튼, 그런 식으로 사진을 판매한 수입으로 돈을 모았는데, 수백만 원이 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전공을 이어나가고 싶다. 등록금 안주도 된다"고 말하고서 대학원 석사 과정 공부하고 지금은 박사 과정 밟는 중입니다. 곧 곤충학 박사가 탄생합니다. 국내 최초로 노린제 관련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블로그 하나만 잘해도 인생을 새로 설계할 수 있습니다. 사례가 많습니다만, 시간상 넘어갑니다.

25일 오후 7시 30분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왕초보를 위한 블로그 특강' 1강이 열렸다. /김구연 기자

그럼, 블로그는 어떤 사람이 해야 할까요. 글 쓰는 사람이 직업인 사람들입니다. 기자들은 사건기사부터 칼럼, 기획기사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글을 씁니다. 단순한 팩트를 전달하는 글은 블로그에 쓸 필요가 없죠.

가치관과 생각이 들어간 글은 온전히 자신의 창작물, 저작물로서 가치가 있습니다. 기자들도 이런 글 엄청 많을 것인데. 제가 블로그 시작하기 전만 해도 컴퓨터 하드웨어에 저장을 했는데요. 어느 날 갑자기 컴퓨터가 죽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저장했던 글이 다 날아가 버리곤 했죠. 그런데 블로그하고 나서 그런 일은 없어졌습니다.

저는 보관하거나 기록해 둘 필요가 있는 글은 블로그에 저장합니다. 집이나 회사 컴퓨터가 죽어도 사이트가 살아있는 한, 다음이 망하지 않는 한 저장된 것이죠. 그뿐이 아닙니다. 블로그가 얼마나 유용하냐면, 메뉴에 백업 프로그램이 있는데, 새로 옮긴 블로그에서 불러오기를 클릭하면 이전 데이터가 이전이 됩니다.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글 쓰는 사람에게는 자기 글을 체계적으로 보관하고 정리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자기가 하는 일이나 자기가 재직하고 있는 회사·기관·단체를 적극 홍보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분들도 반드시 블로그를 해야 합니다. 시민단체도 해당합니다. 운동의 목표라는 게 결국 자신들이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을 많이 늘려나는 것 아닙니까. 예전에는 주장하는 바를 글로 작성해서 인쇄소에서 전단이나 유인물로 만들어서 옆구리에 기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나눠줬습니다. 기껏해야 1000~2000명에게 나누어줄 수 있습니다. 설사 유인물을 받았다고 해도 제대로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세 번째는 우리 사회에 불만이 많은 분이 해야 합니다. 할 말이 많은 사람도 블로그를 하면 효과적입니다. 여기 오신 분들은 어디에 해당하시는지요.

솔직히 오프라인 세상은 서울과 지역의 계급장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게자 2002~2003년 노조 일을 맡아서 서울 갈 일이 많았는데요. 알게 모르게 촌에서 온 저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저 자신도 주눅이 들고 발언해도 안 먹어 주더라고요. 그런데 블로그 세계는 계급장이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지금 각 분야 파워블로거는 서울 아닌 지역 사람들입니다. 블로그는 오직 콘텐츠로 승부를 겨룹니다. 이 글이 볼만한 것이냐를 두고, 인터넷이라는 강호에서 진검 대결을 합니다. 오프라인 유명도는 필요 없습니다. 누구나 짱이 될 수 있고, 퇴출당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지역이 아닌 전국에서도 먹히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보면 자신감이 생깁니다.

또 블로그를 하면 대중의 관심과 요구가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특히 운동권, 진보운동하는 사람이 새겨들어야 합니다. 이들의 단점이 뭐냐면 자기들끼리만 논다는 겁니다. 소주를 마셔도 성향이 비슷한 사람끼리만 마십니다.

이러다 보니 대중도 자기들과 다 비슷한 줄 압니다. 이들은 MB를 쥐새끼라고 욕을 합니다. 사실 저는 새누리당과 이명박 대통령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대통령을 이런 식으로 부르는 사람을 싫어합니다. 이건 인권의 문제입니다. 자기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놀리거나 욕을 하면 안 되는 겁니다.

예전에 민주노동당(현 통합진보당)에서 2010년 6·2지방선거 때 마스코트를 돈을 들여서 발표했는데, 고양이었습니다. 쥐 잡는 고양이. 이명박 대통령을 쥐에 빗대 쥐를 잡는 게 민노당이, 뭐 이런 겁니다. 저는 어떻게 공당에서 이럴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엄청난 인권침해이자, 나쁜 짓입니다.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주장하는 논리를 블로그에 올려 보라는 겁니다. 공감하는지 보라는 겁니다. 운동권 언어에 대해 대중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봐야 합니다.

그러면 인기 있는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사례를 보여주겠습니다. 민중의 소리에 구자환 기자가 있는데요. 아내가 부당하게 해고당한 내용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첫 문장이 사회과학 논문입니다. 이렇게 쓰면 누가 읽겠습니까. 저도 읽기 싫더라고요. 조회도, 추천이 안 올라가니까 이런저런 한탄을 하더라고요. 블로그에서는 가벼운 이야기만 통한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통화를 한 뒤 구 기자에게 "지금 나한테 설명한 대로, 이야기하듯이 글을 쓰라"고 했죠. 그래서 새로 올린 글이 '언니야 우리 오늘까지다'입니다. 14만 4000명이 읽었습니다. 앞에 글은 전형적인 운동권 글이었죠. 블로그는 기본적으로 감성매체입니다. 저널리즘으로 치면 주관저널리즘입니다. 객관성, 중립을 벗어나서 감성적으로 내 생각을 담아서 써야 합니다.

블로그와 페이스북, 트위터의 특징을 정리하는 걸로 강의를 마치고자 합니다. 블로그는 기록, 저장, 생산, 감성, 주관이 강하고요. 트위터는 휘발성, 유통, 소통, 일방, 수직, 교시 기능이 강합니다. 페이스북은 친근, 수다, 수평, 평등, 실명, 오프라인과의 연계성이 뛰어납니다.

블로그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매체라면,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소비하고 유통하는 매체입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만 하면 뿌리가 없어집니다. 나중에 뭔가 남는 게 없습니다. 저는 블로그를 '진지'로 삼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유통, 대화, 토론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에스엔에스를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이 일부 검색기능을 하지만, 100개 200개까지는 스크롤을 내려가면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글이 많아지면 그야말로 '노가다'가 됩니다. 키워드 검색이 안 되는 약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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