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성찰 속에서 사랑과 희망 찾기

창신대 외래교수로 있는 정삼희 시인이 신작 시집을 엮어냈다. 8년 만에 시집을 냈다는 시인은 자신 속에 들어와 사는 수많은 묘령의 여인들이 제가끔 끼를 부리고 사라지는 것을 가슴에서 머리로, 머리에서 손으로 밀어내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서 글몸살을 앓은 결과라고 한다. 조롱박에 여린 댓잎 하나 동동 띄워서 목마른 이에게 샘물 한 바가지 드리는 심정으로 이번 시의 보따리를 풀었다고도 한다.

그러나 그의 시를 읽고 있자면 왠지 좀 어둡고 침울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런 느낌은 곧바로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희망으로 떠오른다. 이를테면 "설날 큰 오라버니께 세배하니 / 금일봉 봉투 슬쩍 가져온다 / 중년길 동행하는 내게 / 주는 용돈 의미 무엇인지 알 수 없어 // …… // 막내라 짠해서 주는 것일까 / 내년에는 잊지 않고 봉투 하나 더 준비해 / 마음 빚 대신하리라"('눈물봉투' 부분)는 데서는 같이 늙어가는 큰 오라버니와 어머니를 통해 느낀 설날 아침 풍경과 애잔함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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