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공무원] (1) 문양 수박 발명 특허자-의령군 안성구 농촌지도사

도내 각 시·군에는 남다른 시각과 실천으로 눈에 띄는 행정력을 보이는 공무원들이 적지 않다. 민원 업무에서부터 정책 결정, 제도 개편 등에 이르기까지 변화와 창의성을 발휘하는 공무원들을 만나보자. 그들의 행정 능력은 도민 생활 개선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하다.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제1회 신지식공무원과 다양한 수상 경력을 지닌 의령군 공무원 안성구(50·농업기술센터·사진) 농촌지도사.

"청벌레 유충의 식해로 난 상처가 아물면서 하얀색으로 변한 모습에 착안해 기술 개발에 착수했지만,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문양 수박 개발에 성공했지 않습니까! 개발한 아이디어로 문양 수박 꽃바구니를 만들어 상품화를 시도해 고객 감동으로 완성해 나갈 생각이고요."

수박에도 차별화된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는 일념이 그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문양 수박 특허와 상표 등록을 획득한 인물로 만들었다.

   
 

그는 1982년 농촌진흥청 국가직 마지막 공채에 응시해 1984년 4월 고향 의령에 발령을 받아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문양 수박에 처음 관심을 둔 것은 공직에 입문한 지 꼭 10년째 되던 1994년 4월 당시 의령군 농업기술센터 시험개발 업무를 맡으면서부터다.

문양 수박 개발의 직접적인 동기는 수박 표피에 목화명나방 유충이 식해 한 흔적에 흰색 문양이 형성되는 데서 착안했다. 사과·참외 등 다른 과일은 익음에 따라 화청소가 형성돼 붉은색 또는 노란색으로 변하지만 수박은 표피에 엽록소가 남아 화청소가 형성되지 않고 녹색이 그대로 남아 있었기에 문양 수박 특허 개발이 가능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95년 문양 수박 실용화에 본격 착수했다. 수박하우스 현장을 누비며 문양 도안 동판 등을 이용해 홈을 내 보고 보완을 거듭, 연구 개발한 지 3년여 만에 드디어 특허청에 '수박 표피 문양형성방법'(문양 수박) 발명특허를 등록했고, 이어 2001년 4월 메시지수박 상표등록을 획득함으로써 그간 노력의 결실을 보게 됐다. 이후 2005년부터 2008년까지 50여 종의 문양 수박 디자인을 개발했고, 2010년 4월 동료직원인 강성곤 농촌지도사가 문양 수박 꽃바구니를 개발해 상품화를 위한 시제품을 출시해 내년 4월부터 시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양 수박 꽃바구니는 수박 겉껍질에 '축, 합격', '승진', '생일', '회갑' 등 기념할 만한 날이나 행사 이벤트에 사용할 문구를 새겨 넣어 특별한 날을 더욱 특별하게 해 줄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문양 수박 개발과 관련한 그의 공적을 보면, 1995년 공무원 창안제도에 응모해 장려상과 공무원 직무발명 선정, 국유특허출원 제의로 공무상 직무발명 보상을 받았으며, 문양 수박 특허 획득과 문양 수박연구회 결성으로 동료 공무원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그의 업무적 욕심은 한층 드러난다. 농촌진흥청 현장 애로 기술개발 과제로 지난 2005년 문양 수박 자동형성기를 개발, 3000만 원의 국비 지원을 받기도 했으며 의령군이 특허청으로부터 국유특허 통상시행권 무상계약 허가를 받기도 했다.

그는 현재 의령 수박의 명품화와 현장 애로 기술컨설팅을 위한 의령군 수박특화작목 산학연협력단의 기술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2002 월드컵을 앞두고 울산의 경기연습장에 선수들의 이름과 '가자 16강으로' 등의 문양을 새긴 수박을 한국 대표팀에 전달,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는 데 한몫하기도 했고, '독도 사랑' 문양 수박을 새기면서 의령의 작목반과 함께 국민에게 독도 사랑을 가슴 가득 품는 계기를 선사하기도 했다.

앞으로 특허를 획득한 문양 기술을 바탕으로 의령 지역이 전국 3대 시설 수박 주산지임을 고려해 농가소득 증대에 이바지하고자 다양한 문양 디자인을 개발해 생산과 판로가 함께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의령 덕실 출신으로 진주산업대학을 졸업한 안 지도사는 문양 수박의 대량 생산을 위해 레이저에 의한 문양 형성기 개발과 문양 수박 꽃바구니 세트를 상품화해 의령군의 공동브랜드 '토요애'에 날개를 달고 연구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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