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탈모 살펴보니

20대 직장인 박 모(27) 씨는 지난 9월 평소보다 심해진 탈모로 고민하다 병원을 찾았다. 평소 매일 오전에 한 번은 꼭 머리를 감고, 스타일링 제품을 거의 바르지 않았기에 급속한 탈모에 대한 고민은 매일 깊어만 갔다. 진단 결과 원인은 가을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박 씨의 두피가 지루성 두피라는 점이었다.

실제 박 씨의 두피를 확대 촬영한 결과 기름기가 많아 각질이 많이 생성되어 있었고, 또 붉은 반점과 뾰루지 등이 많이 발견됐다. 거기에 가을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김 씨의 탈모를 더욱 부채질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비단 김 씨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의료기술이 발달했지만 탈모환자는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40대에서 탈모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40대 이후 여성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성인 40%가 고민하고 있다는 탈모에 대해 알아본다.

   
 
호르몬 변화따라 증상 심해…잘못된 생활습관 개선부터

이런 탈모가 가장 심해지는 시기가 9월에서 11월 사이다. 이는 두피와 모발이 여름철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돼 약해진데다 여름에 다녀온 바닷가나 수영장의 염기와 염소 등 자극 요인들이 두피에 남아 탈모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탈모에 영향을 주는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가을철에 일시적으로 많아지는 것도 한가지 이유다.

여름에 극심한 손상을 받은 머리카락은 바로 빠지지만 이보다 손상을 덜 받은 머리카락은 그 후 3~4개월에 걸쳐 빠지게 되므로 실제 탈모는 가을에 많이 일어나게 된다.

'가을철 탈모'는 심각한 질환이 아니라 계절과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체의 자연스런 현상이다. 보통 3개월 정도 지나면 빠진 만큼 새로 돋아나며 대개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머리카락이 빠지는 증상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는다면 '탈모증'이 의심되므로 내버려두지 말고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머리카락이 하루 100개 이상 빠지거나, 8~10개 정도 한꺼번에 모아서 손가락으로 잡아당겼을 때 4~6개 이상 빠지면 병적인 탈모증일 가능성이 크다.

탈모증 대부분은 남성형 탈모증이다. 이는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작용으로 사춘기 이후에 시작되어 서서히 진행된다. 대체로 유전적 배경이 있는 사람에게 남성 호르몬에 의해 발생한다. 전체적으로 분비되는 호르몬 양에는 차이가 없지만 탈모가 일어나는 모낭에서 더욱 강력한 호르몬으로 변화되는 양이 많아져 탈모가 일어난다.

남성형 탈모증의 특징은 양 이마 끝에 M자형으로 깊이 파이기 시작하며 진행된다는 것이다.

여성은 남성 호르몬이 과다분비되거나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기능을 억제하지 못할 때 나타난다. 더불어 여성은 남성보다 스트레스로 말미암은 탈모도 흔하게 나타난다.

사람들은 탈모가 갑자기 모발이 빠지고 더는 새로운 모발이 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탈모는 기존에 존재하던 모발이 자라나서 다른 모발에 비해 일찍 빠지게 되며, 다시 그 자리에서 새로 나오는 모발이 더욱 가늘어지고 더 일찍 빠지며 점점 진행된다.

이에 더해 과도한 스트레스로 자율신경계의 이상, 두피의 혈액순환 불량, 남성호르몬 분비 과잉, 단백질 부족 등의 영양 결핍, 철분 결핍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박 씨는 모발에서 분비된 지방분이 공기 중 먼지와 결합해 모공을 막아 생기는 지루성 피부염이 탈모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탈모는 전체적인 생활습관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예방과 치료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평소 잘못된 생활습관을 생각해 바꿔나가는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는 하루에 한 번은 샴푸로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 대체로 사람들은 머리를 자주 감으면 머리가 빠지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머리를 감을 때 빠지는 모발은 휴지기 모발로 곧 빠질 모발이다.

두피에 먼지 등 이물질이 묻어 있으면 두피의 신진대사가 방해된다. 그뿐만 아니라 세균, 곰팡이 등 두피에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는 미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게 되어 탈모를 유발할 수도 있다.

또 긴장이 되어 있는 두피를 마사지를 통해 이완시키는 것이 좋다. 탈모가 진행되고 있는 두피는 시간이 지날수록 긴장되어 딱딱해지면서 여유가 없어지게 된다.

이렇게 두피가 긴장하게 되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므로 두피를 가볍게 이완시켜주는 마사지를 하는 게 좋다.

이어 음주와 흡연을 줄인다. 단시간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되면 순간 대사에너지가 과다하게 생성되어 모근에 손상을 가져와 탈모를 촉진한다. 담배 중의 니코틴은 일시적으로 혈관을 수축시킨다.

이러한 혈관의 수축은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이것이 반복되면 모발에 혈액 공급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모발이 가늘어지게 된다. 더불어 물을 하루에 2리터 이상 마시는 것도 지켜야 할 생활습관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탈모 증후가 나타났을 때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받는 것이다. 모든 질병이 조기 치료 시에 효과를 보듯이 탈모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주위에서 좋다고 추천하는 제품을 권유받아 사용하는 일은 금물이다. 개개인마다 탈모의 진행 정도가 다르므로 같은 발모제 혹은 탈모방지 제품을 사용한다 해서 같은 효과가 나타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오히려 탈모는 더 진행될 수 있다. 그러므로 전문가를 찾아 철저한 검사를 통해 조언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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