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펠러 의원 "도심 천덕꾸러기 뿌리뽑아야"…건의안 제출

이제 뉴욕시에서 비둘기에게 모이를 주려면 벌금 1000달러를 함께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시 시의회의 심차 펠러 의원은 12일(현지시간) 최근 도시를 '숙주'로 기하급수적으로 수를 늘려가고 있는 비둘기가 도시의 경관을 해치고 공공의 보건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들의 개체 수를 제한하기 위해 △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에게 1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 비둘기 피임약을 뿌리고 △ 비둘기의 천적인 매를 이용해 이들을 쫓아내자는 '비둘기 제재안'을 건의했다.

펠러 의원은 또 이같은 비둘기 정책을 총지휘할 '피존 차르(Pigeon Czar)'를 임명해 이를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그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둘기 1마리가 1년 동안 배출하는 배설물의 양은 약 11㎏으로, 여기에 포함된 암모니아와 요산이 도시의 철조 구조물과 동상 등을 부식시키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펠러 의원은 드물기는 하지만 비둘기와 이들의 배설물이 전염병을 퍼트릴 우려까지 있다고 덧붙였다.

'날개 달린 쥐'라 불리며 도심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비둘기를 몰아내기 위한 시도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다.

런던시는 시의 중심에 위치한 트라팔가 광장에서 비둘기에 모이를 주는 것을 금지했으며 비둘기에게 간접적으로 먹이를 제공하는 노점상들도 철폐했다. 매를 동원해 남아 있는 비둘기들을 '위협'하는 방법도 동원되고 있다.

베니스시 역시 세인트 마크 광장에서 새모이 판매를 금지하고 대리석상이나 건물에 앉는 비둘기들을 쫓아내고 있다. LA는 지난여름부터 비둘기 피임약을 시범 도입했으며 스위스 바젤시는 비둘기의 알을 훔쳐 '모조알'로 대체하는 방식을 체택하고 있다.

한편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이날 의회에서 제안된 비둘기 제재안에 서명하지는 않았으나 "비둘기가 도시의 큰 공해 요인인 만큼, 먹이를 주는 것을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뉴욕시가 '비둘기와의 전쟁'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뉴욕시는 지난 2003년에도 비둘기 퇴치를 위해 매를 도시에 풀어놓는 방법을 시도했으나 매가 애완 치와와를 공격하는 등의 사고가 잇따르면서 이를 철폐했다. 이 외에도 전기충격선을 이용하는 방법, 비둘기의 천적인 매 등의 울음소리를 녹음해 '위협'하는 방법 등이 동원되고 있다.

그러나 전기충격선의 경우 소음이 심하고 울음소리의 경우 의도와 달리 비둘기를 겁주지 못해 여러모로 곤경에 처해 있다.

펠러 의원은 "비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집에 데리고가 먹이를 주고 키우길 바란다"며 "더이상 비둘기를 참을 수 없다"고 불평했다.

뉴욕을 비롯한 북미 지역의 비둘기는 이를 애완용으로 기르던 유럽 이민자들이 유입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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