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학술대회 이어 오늘 본사 강당서 토론회

장지연이 <경남일보> 주필로 있을 당시 황현의 ‘유시’를 게재한 것, 천장절(일제찬양) 기념관련 기사 따위의 행위는 ‘역사적 사실’로서 동일하게 다뤄져야 하며, 후자의 사실을 직접 다루지 않는 것은 주필 장지연의 역할을 의도적으로 감추려는 것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용창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9일 오후 4시 경남도민일보 3층 강당에서 열리는 ‘위암 장지연의 항일과 친일언론’토론회에서 장지연의 주필책임론’을 적극 제기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25일 경남대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김남석 교수(경남대 정치언론학부)가 부정한 ‘주필책임론’을 다시 정면 반박하는 것이어서 이날 토론회에서도 심상치 않은 장지연 찬반 논쟁이 예상된다.

이용창 책임연구원은 8일 미리 나온 발제문에서 “실제로 <황성신문>에 보도된 <시일야방성대곡>도 무기명 논설로 발표된 것이지만, 당시 <황성신문>에서 차지하는 장지연의 역할이 대표성을 갖는 것으로 보았던 것”이라면서 “그렇다면 천장절(일제 찬양) 기념관련 글에 대한 책임 문제에서 장지연도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각 신문사에서 차지하는 주필의 역할이 어떠했는지는 엄밀한 고증과 개념정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하지만 이후나 현재 용어개념으로 주필은 신문이나 잡지사의 제일위의 기자로서, 사설∙논설 또는 중요한 기사를 쓰는 직분 또는 사람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또 “장지연의 언론활동을 언급한 대부분의 연구들이 그의 <매일신보> 시기를 아예 제외시켜 놓고 있다”며 “<매일신보>에 670여 편의 글을 게재한 것이 언론활동이 아니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이 부분에 대해 “한국 근대사에서 언론이 갖는 역할과 정체성 정립을 위해서라도 이 점은 재고되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일제의 비호를 받으면서 발간된 이 기관지에 직접 자신의 이성과 감성으로 체득한 내용을 글로 표현하였고, 일제의 식민통치를 직간접으로 인정하거나 칭송하는 것이라는 데 본질적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창 책임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1910년대 일제 언론 통제 정책과 <매일신보>가 선전한 ‘동화주의’와 장지연이 <매일신보>에 기고한 한시(漢詩)∙사설(社說) 등의 글을 통해 일제 식민지배 합리화하는 그의 논리구조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신학림) 주최로 열리는 이번 토론회는 이건혁 교수(창원대 언론정보학과)의 사회로 김남석 교수(‘장지연과 친일문제’)와 김재현 교수(경남대 철학과), 김훤주(경남도민일보 기자), 추경화(향토사학자), 강창덕 경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대표가 나와 장지연과 얽힌 문제들을 놓고 발표∙토론을 벌인다.

문의 (055)261-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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